영웅의 이야기 (이세하 편#2)

T에리아T 2019-02-11 1

그렇구나. 슬비가....”


휴식을 취하던 중. 유리가 정신을 차렸다는 소식에 유리에게 달려가 그 때의 상황을 설명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 설명이 끝난 후. 슬비가 맨 마지막에 원반에 손을 얹지는 순간. 폭발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하였다.


무슨 상황인지에 대해 나는 유리에게 설명하자 유리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수긍하고는 체념 한 듯 대답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는 의자에 앉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하였다.


으랏차.”


유리는 상체를 일으킨 다음 침대 밖으로 나와 몸을 일으켰다.


작전까지 40분 정도 남았어. 조금 더....”


아니. 괜찮아. 조금 몸을 풀어 둬야지. 그보다....”


유리가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괜찮아?”


“....”


그 물음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고개만 숙일 뿐. 여전히 머릿속에 새하얀 상태일 뿐이다.


.... 모르겠어.”


침묵 중인 언노운.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각성 전에 처리 하는 것이 가장 최고의 기회라는 것은 별로 생각 하지 않아도 안다.


하지만. 그 정체가 슬비라는 사실이 그 최고의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방해한다.


슬비를.... 죽여야 하겠지?”


모두를 위해서. 그게 최선이다.


어린 나였다면. 슬비를 구해야 한다. 외치며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뒤에 결정하자 외쳤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피해를 입은 지금. 우리가 조금만 시간을 지체 한다면 더 많은 이들이 죽을 것이다.


짜아악!


내가 말을 내뱉은 순간. 유리가 내 뺨을 강하게 손바닥으로 후려 쳤다.


정신 차려! 이세하!”


그리고는 멱살을 잡아 올리며 유리는 강제로 자신의 눈을 바라보게 하였다.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어이. 어이. 무슨....”


밖에서 마침 제이 형이 들어왔다.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제이 형이 다가와 유리의 행동을 제지 하려 했지만. 유리는 내 멱살을 놓지 않았다.


네가 그런 말을 하면. 다들 어떻게 하라는 거야! 슬비를 구해야지. 누구보다 슬비랑 가까웠던 사람이 너잖아! 근데 뭐? 죽이자고?”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모른다. 도무지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이미 램스키퍼에서 내려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인가.


언노운의 강함은 너도 알잖아! 그 때문에 죽은 사람이 몇 인데! 슬비 한테 그 짐을 지우란 말이야? 그럴 거면 차라리 토벌 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 했단 말이야!”


언노운으로 인해 죽은 사상자만 해도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


언노운은 사상 최악. 학살자로 기억 될 것이다.


그게 싫었다. 우리가 왜?


차원종과 유니온의 추악한 암흑과 싸워온 우리가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냔 말이다.


역사에 영웅으로 기록 되는,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역사에 악인으로서 평생 남게 된다면. 나는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래도 구해야지. 구해보고. 그때 가서 선택해야지. 친구가 그런 상태인데 위험 하니 죽이겠다는 말이 나와?! 네가 그러고도 애인이야?!”


아아. 그래! 난 애인 자격도 없어! 지켜주지도 못 했는데 무슨 애인이야?!”


. 바보가!”


파악.


그만. 유리야.”


주먹을 날리려던 것을 제이 형이 막아내었다.


둘 다. 잠시 머리 좀 식히자.”


그리고는 멱살을 잡은 유리의 손을 강제로 떼어내서는 반쯤 힘이 빠진 나를 끌고 그 병실을 나왔다.


동생. 이번 작전에서 빠져.”


의외의 말에 제이 형을 보았다.


어차피 침묵중인 언노.... 슬비를 토벌 하는 거야. 형과 유정씨와 그리고 다른 팀 리더급 사람들과 대화는 끝냈어. 각자 괴롭다 생각한 사람은 빠지기로 했으니. 너는 빠져 있어.”


그게. 무슨. 지금 상황에서는 전원이.....”


현재 까지 언노운이 활동 중이진 않아. 그 말은. 원반의 침식이 아직까지 완전하지 않다는 거지. 아마도 슬비는 내부에서 원반의 정신체와 싸우고 있다는 게 추측이긴 하지만. 아마 곧 장악 당하겠지.”


그래도....”


리더는 강하니까. 만약 정신 싸움에서 이기면 다행이겠지만. 최악의 경우. 언노운을 죽여야 해. 그 일을. 동생한테 맡기고 싶지는 않아.”


철저한 계산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된 이야기.


싸우는데 있어 불확정 요소가 감정이다.


아무리 봐도. 지금 제대로 싸우기 힘들 사람은 자신이었기에. 배려를 해준 동시에. 방해라고 생각 한 것일 거다.


그런 줄 알고. 너는....”


아니요. 저도 갈게요.”


“....”


만약 죽인다면. 제가 할게요.”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 그 짐은 자신이 짊어지고 싶었다.


괴로움도. 상처도 이 중에서 가장 클 거라는 것은 잘 안다.


주머니에 아직 남아 있는 선물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동생. 혹시나 하는 말인데. 죽을 생각은 아니지?”


내게서 느껴지는 불운한 느낌을 느낀 걸까. 제이 형이 불안한 모습으로 물었다.


“....”


거기에 대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 또한 슬비 하나뿐이었다.


슬비를 죽여야 한다면. 그건 자신이 할 일이었다.


누군가 그 짐을 짊어지며 사는 것은 나는 보고 싶지 않았다.


“.....동생. 미안.”


빠악!


무방비 상태. 배에서 뼈가 부서진 것 같을 정도의 소리와 함께 강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 와 동시에 정신을 읽고 말았다.

 

*

 

하아....”


결국은 그렇게 결정한 건가?”


제이가 세하를 어깨에 들쳐 메고는 함교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트레이너와 마주친 그는 그 질문에 웃으며 대답했다.


작전까지 정신을 못 차린 요원은 배제 한다 했잖아?”


“....”


내부에서의 싸움에 대하여 뭐라 하고 싶었지만. 트레이너 또한 이세하를 배제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곧 작전 시작이다. 빨리 내려놓고 오도록.”


작전 투입 인원은?”


이세하 요원과 너 이외에 불참이다.”


?”


모든 이들의 불참 소식에 제이는 얼이 빠진 듯 소리쳤다.


다들 그 작전에는 동의 할 수는 없고. 언노운. 이슬비 요원의 구출 작전이라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하하하하하하하.”


제이는 트레이너의 말에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 토벌해야 한다. 그렇게 주장하던 사람들이 너무나 바보 같았다는 생각이 든 제이는 그저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들 바보 같군.”


다들 바보다. 그렇게 많은 일을 겪고도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아닌. 아무 확률도 없고. 명확하지 않은 것을 고집하며 그 길을 나아가려 한다.


하지만. 제이는 자신이 그러한 말을 할 자격은 없었다.


그 바보 같다고 생각한 길에. 열정을 태우며 자신 또한 싸워 왔다.


지금 와서 한심하다. 현실을 봐야 한다하는 것은 지금 것 겪은 많은 일을 부정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순수함을 부정하는 게 된다는 생각에 강요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만약의 경우에는 내가 해야겠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모두들 슬비를 토벌하는데에 망설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개중에는 의견에 참조하였을 뿐. 이미 마음을 굳힌 자들 또한 있겠지만. 그거면 된다.


좋아. 아이들에게 짐을 지게 할 수는 없지.”


제이는 이번에도 기적이 있기를 바라며. 항상 그래 왔듯이 멋지게 구해 보자 다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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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 따윈......

참고로 제 스토리 롤 모델은 나이트런의 김성민 작가님이십니다.

2024-10-24 23:22:2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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