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Line-마지막 선(6)

건삼군 2019-01-17 2

바닥에 꽂힌  블레이드를 중심으로 푸른 화염이 퍼져나갔고 이내 주변에 고여있던 물들을 순식간에 증발시켜 물을 전도체로 타고 흐르던 전류를 멈췄다. 그렇게 흐르던 전류가 끊어지자 그제서야 나는 간신히 몸을 움직여  블레이드를 소녀에게 겨눴고 동시에 조용히 말했다.

 

비켜. 마지막 경고야.”

 

에이~ 그건 안되죠~ 제가 받은 명령은 그쪽을 저지하는 건데요.”

 

소녀는  경고에 언제 그랬냐 듯이 차가운 표정을 지우고 해맑게 웃었고 나는 그런 소녀의 이중적인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며 그대로 공파탄을 소녀를 향해 발사했다. 그러자 소녀는 옆으로 몸을 비틀어 공파탄을 가볍게 피하고는 자랑하듯이 말했다.

 

이정도는  감고도 피한다구요~”

 

 노린게 아니야.”

 

 뒤에 있는 수조를 노린거지.

 

소녀가 피한 공파탄이 소녀의 뒤에 있던 수조를 꺠부숨과 동시에 순식간에 수조속에 들어있던 물들을 증발시키며 자욱한 수증기를 만들어냈고 이내 소녀에게 들이닥쳤다.

 

우왓?!”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에 당황한 소녀는 수증기에 의해 가려진 시야속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소녀를 노리고 그대로 돌진했다. 하지만 소녀는 동시에 주변에 화염을 방출해 수증기를 걷어냈고 이내 거대한 위상력의 응집체가 거대한 창처럼 나를 향해 날아왔다.

 

창의 형태를 한 거대한 위상력 덩어리가   블레이드와 격돌하며 기분 나쁜 금속음과 파열음을 내었고, 이내 엄청난 충격과 함께 나를 공중으로 밀어냈다. 그러자 소녀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내게 톤파를 겨눴지만-

 

 뜨거울 거야.”

 

“!!”

 

공중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겨눈  블레이드가 폭발하면서 방출된 엄청난 양의 화염이 소녀를 인정사정 없이 덮쳤다. 폭발의 충격에 의해 소녀는 그대로 엄청난 화상과 함께 밀려나 쓰러졌고, 동시에  또한 반동으로 인해 공중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굴렀다.

 

그렇게 바닥에 구르며 떨어진 나는 삐걱거리는 몸을 일으켰고, 이내 쓰러져있는 소녀에게 다가갔다.

 

분명 죽을정도의 폭발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숨을 쉬고 있었고 초점을 잃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소녀에게 회복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정도의 폭발에 휘말리고도 바로 회복할  있을 정도는 아니였는지 소녀는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렇게 비틀거리며 일어나려고 하는 소녀를  나는 나지막히 입을 열어 아까 소녀가 던졌던 질문에 대답했다.

 

방패를  여자애, 살아있어.”

 

“...”

 

살아있다, 라는 말을 들은 소녀는 이내 일어나려는 것을 그만 두었고 나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마치 감사하다, 라고 말하는 듯이.

 

그렇게 눈을 감은 소녀는 조용히 숨을 쉬며 정신을 잃었고, 나는 그런 소녀를 뒤로 하고 아까의 부상으로 인해 떨리는 손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더스트가 다시한번 모습을 드러내며 착찹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이세하. , 바**.”

 

뭐가.”

 

바보라는 더스트의 말에 차갑게 대답하자 더스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날카롭게 말했다.

 

죽으려고 하는게 바보가 아니면 뭔데?”

 

“...”

 

정말이지, 인간들은 이해가 안돼. 어쨰서 그렇게 죽으려고  수가 있는건데?”

 

이해할  없다, 라고 말하는 더스트의 말을 들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확실히, 인간은 이상한 생물이다.

 

세상  어떠한 동물도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생물의 본질은 살고자 하는 생존의지이며 모든 생명체들은 그런 생존의지 때문에 지금까지 대를 이으며 진화해 왔다. 죽음이 다가왔더라도,  확률이 없다 하더라도 모든 동물들은 살려고 끝까지 발버둥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고 생각할  있는 이상한 생물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지능을 지닌 생명체인데, 어째서 목숨을 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있는걸까.

 

대답은 간단하다.

 

인간이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대답에 얼굴을 찡그린 더스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투로 되물었고 나는 그런 더스트에게 말했다.

 

 아마 모르겠지. 목숨보다 소중한  잃는게 어떤건지.”

 

헛소리야. 목숨보다 소중한건 없다고.”

 

차원종인  그렇겠지.”

 

그렇게 더스트의 말에 반박하자 더스트는 불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잠시  얼굴을 바라보더니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더스트를 뒤로하고 무거운 몸을 이끌며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고, 그러자 더스트는 나를 뒤따라오기 시작했다. 잿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나를 뒤따라오는 더스트의 얼굴에는 아까의  복잡한 표정이 아직까지도 서려있었다.

 

마치 무언가 불편한 진실을 꺠달은 어린아이 처럼.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2:0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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