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다(end)

건삼군 2018-12-05 4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그녀에게 다시 한번 다가가도 되는 걸까? 아니면 이번에야 말로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이라 생각하며 멀어져야 하는 걸까.

 

한발짝,  발짝, 그녀의 모습이 조금씩 내게서 멀어진다.

 

-다음에 언젠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서로 털털하게 이야기 하도록 해요. 그동안 숨겨왔던 것들 모두.

 

... 고민하는 건가 나는. 이런거,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언젠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남을 거부한다면, 추억은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이별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즐거웠던 추억들이 슬픔으로 변한다고 해도...

 

나는 몇번이고 너의 손을 잡고 ‘사랑한다라고 고할 것이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찰나의 순간동안 지나가며 나는 멀어지기 직전의 슬비를 향해 뒤를 돌아보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입을 열어 말했다.

 

“사랑해."

 

그 순간 만큼은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서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지만 고개는 돌아** 않은  침묵을 지켰다.


...역시... 안되나...

 

주변에 흐르는 침묵에 틀렸다고 생각한 나는 슬비가  다시  기억하지 못한다고 단정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은  손에서 서서히 힘을 빼며 놓고 사과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바보. 말 할 거면 보자마자 말해. 사람 착각하게 만들지 말고.”

 

“!!!”

 

그녀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그녀의 손이 힘을 빼려던  손을 강하게 붙잡으며 그녀는 눈가에 물기가 가득한 모습으로 나를 향해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얼마나 걱정한지 알아? 혹시나 세하 네가  그냥 지나치가 놔두면 어쩌지 하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알아?”

 

“...미안.”

 

울음이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그녀의 손을 끌어당기며 안았다. 그리고는 그렇게 사과하였다. 그러자 슬비는 눈물을 감추려는   어꺠에 얼굴을 묻었고 동시에 이렇게 말하였다.

 

하지만... 말해줘서 기뻤어... 그러니까 용서해 줄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꺠에서 얼굴을 때고 나를 향해 바라보며 마치 우리 둘이 서로의 마음을 고백했던 그날처럼 거칠기 짝이 없는  입술에 입맞춤을 하였다. 짧지만 짧지 않은, 그런 청순한 입맞춤을. 그리고 서로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인사를 하였다.

 

어서와. 세하야.”

 

다녀왔어. 슬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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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껴안으며 재회한  순간, 멀리서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허름한 옷차림에 언륜이 느껴지는 모습을  늙은 남성은 그렇게 멀리서 웃으며 남자와 여자를 바라보았고 그런 늙은 노인에게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는  다른 노인이 다가오며 물었다.

 

자네가 목숨을 담보로 빈 소원은 이걸로 된 건가?”

 

늙은 노인이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노인에게 그렇게 묻자 노인은 여성의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

 

질문에  남자와 여자를 멀리서 지켜보고있던 노인이 그렇게 답하는 것과 동시에,  노인의 모습이 서서히 바뀌었다. 하얗게  머리는  분홍색 장발로, 언륜이 느껴지던 모습은 젊은 여성으로, 그리고 허름하던 옷차림은 새하얀 환자복으로

 

그렇게 노인의 모습이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바뀌자 다가오던 노인은 여성에게 말했다.

 

이제 그만  시간이라네.”

 

그렇게 노인이 환자복을 입고있는 분홍색 머리를 지닌 젊은 여성에게 묻자 여성은 산뜻 웃으며 대답하였다.

 

“.... 가죠.”

 

여성이 노인의 말에 대답하자 이내 여성과 노인의 모습은 안개와도 같이 사라져갔고 여성은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이세하라는 이름의 남자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행복해야 돼. 세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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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목소리가 들린  하였다. 무슨 말인지  듣지는 못하였지만 들린 듯한 목소리에 어째서인지  곳을 바라본 나를 슬비는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부르며 물었다.

 

세하야,  그래?”

 

아니... 그냥 누가  부른  같아서...”

 

“...정말이지... 이제서야 이렇게 다시 만났는데 그렇게 딴곳에다 정신을 팔거야?”

 

아니, 미안미안.”

 

정말이지... , 일단 항상 먹던 카페에서 점심 사주는 거로  줄게.”

 

“...뭔가 요구가 되게 소박하다 생각하지 않아? 게다가 우리 부부인데...”

 

, 부부면 점심을 쏘면 안되는 거야?”

 

아니, 그런건 아닌데...”

 

그리고 소박하다고? 참고로  유리도 부를건데.”

 

아니,  슬비야. 그런 진짜 아니다. 제발   주라...”

 

 .”

 

~!”

 

그렇게 슬비에게 안절부절하게 휘둘리며 용서를 구해보는 나였지만 슬비는 단호하게 거부한  웃으며  손을 잡고는 카페로 향하였다. 동시에, 나도 웃으며 그녀의 뒤를 따가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았고 눈부신 햇살이 밝게 비추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매우 평화롭게.

 

그렇게 다시 한번 일상이, 내게 찾아왔다.

 

-End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1:2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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