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다(27)

건삼군 2018-12-05 0

현관에서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자 나는 피가 베여나오는 손에서 힘을   집에 현관문을 닫고는 집안에 들어왔다. 그러자 소영누나와 나타가 몰래 엿듣고 있었는지 재빨리 고개를 돌리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연기했고 나는 그런 둘을 내버려둔  내가 쓰고있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방안으로 들어가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피가 흐르는 손바닥을  나는 이내 조용히 허무하게 웃고는 나지막히 혼잣말을 하였다.

피도 나고 아픈것도 느껴지는데... ...”

 

 사는게 사는  같지가 않을까. 어째서 이렇게 허무한 것일까. 마치 마음리  비어버린  처럼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사실같지가 않았다.

 

어쩌면  모든것는 내가 꾸고있는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이라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현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허무하다.

 

슬비가 나를 떠나갔던  순간부터, 나는 제자리에 멈춰선  방황하고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

 

슬비야, 조금 쉬면서 하는게...”

 

아니요. 괜찮아요 유정언니. 작성해야하는 문서는 이게  인가요?”

 

... 그렇긴 한데... 너무 무리하는 ...”

 

무리하지 않고있어요. 걱정 마세요.”

 

하지만 슬비야! 지금  얼굴을 봐봐! 누가 봐도 피곤한 얼굴이잖아...”

 

잠이 조금 부족한  뿐이에요. 커피마시면 괜찮아요.”

 

“...알았어. 하지만 정말로 무리하면 안된다?”

 

.”

 

그렇게 나를 걱정하는 유정언니를 어떻게든 뿌리친 나는 작업해야되는 문서들을 한가득 들고와 **듯이 일하기 시작하였다. 잠이 부족했던 탓에 약간의 두통이 있긴 하였지만  몇알을 먹으면 해결되는 일이다.

 

최근 몇일간, 수면도 취하지 않은  일만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자는 것이 무서웠기에, 꿈을 꾸기 싫었기에, 그리고 생각하고 싶지 읺았기에,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기 위해 일에 중독된 듯이 쉬지 않았다.

 

그렇게 쉬지않고 일하기를 벌써 일주일, 정신은 괜찮아도 몸은  이상 한계였는지 내게 미쳤냐고 말하듯이 항의하듯  말을 들으려하지 않았지만 나는 억지로 몸을 움직이며 쉬는 것을 거부하였다.

 

[쩅그랑!]

 

하지만 역시 제아무리 억지로 몸을 움직여도 한계인건 한계였는지 나는 피곤함을 쫒아내기 위해 마시려던 커피잔을 손에서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  손에서 벗어나 중력에 의해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는 것과 동시에  소리가 나자 대기실에 있던 팀원들이 모두 일제히 나를 향해 쳐다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슬비야, 그냥 오늘은 이만 쉬는게...”

 

유리가 내게 다가오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하자 나는 곧바로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유리의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보고는 말을 삼키고 이내 유리의 말에 수긍하며 비틀거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피로로 인해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이만 나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슬비야!”

 

유리가 쓰러진 나를 부르며  몸을 일으켜 세웠지만 그런 유리의 표정, 목소리조차도  이상 선명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않았다.

 

사람의 뇌는 오랫동안 숙면을 취하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잠에 빠진다고 한다. 지금의  상태가 바로 그런 상태인지 나는 최대한 눈을 감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미 무거워질대로 무거워진 눈꺼플은 그런  의지를 무시하고는 천천히 감기기 시작하였다.

 

스스로 자면 안된다고 외치기를 반복하며 잠에 빠져들기를 거부한 나지만, 결국. 나는 그렇게 잠이라는 이름의 어둠속으로 빠져들었다.

--------------------------------------------------------------------------------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전에 꿈에서 깨기전에 마지막으로 있었던 장소와 똑같은 곳에 서있었다.

 

그렇게 잠자기를 거부하며 버텼지만 결국  다시  꿈속으로 오게 되었구나 생각하며 한숨을 내쉰 나는 고개를 들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을 둘러보자 역시나 이세하씨가 꿈속의  집의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이세하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유를   없는 가슴의 통증을 억눌렀다.

 

혹시 꿈속의 그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 나는 가슴의 통증을 뒤로한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이세하씨.”

 

그가  말에 답하기를 기대하며 말을 걸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그에게 말을 걸었던 것과 동시에 그의 모습은 안개처럼 사라졌다.

 

순간 조금이나마 기대했던 자신을 바보라고 생각하며 사라진 그의 자리를 바라보며 낙심한 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아파오는 가슴을 손으로 억눌렀다.

 

알고싶어?”

 

“!!”

 

그렇게 가슴을 억누르며 고통을 참고있던 내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순간 놀라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매우 익숙한 모습의 여성이 서있었다.

 

분홍색 장발, 약간 작은 체구, 푸른 눈동자, 그래. 바로 내가 서있었다.

 

“...누구야. ,   모습을 하고있는거야.”

 

눈앞에 서있는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는 존재에게 나는 그렇게 경계심이 묻어나는 말투로 말을 걸었다. 그러자 눈앞의  다른 나는 쓸쓸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였다.

 

나는 너의 조각. 네가 잃어버린... 아니,. 잊어버린 너의 기억.”

 

?”

 

눈앞의  다른 내가  대답에 숨을 날카롭게 들이키며 의문을 표한 나는 순간 얼음같이 차가운 오한을 느끼며  다른 내게 물었다.

 

말해줘! 이세하씨가 누구인지, 내가 잊어버린게 무엇인지!”

 

언성을 높히며 흥분한 목소리로 물어보자  다른 나는 고개를 살며시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그건 내가 말해줄  없어. 아직은. 떄가 되면...”

 

-다시 나를 찾아와.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1:2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