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래, 그리고 너 (5) -바뀌다

건삼군 2018-11-06 0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벌써 몇 번 인지도 모를 똑같은 장소에 와있었다.

 

 똑같은 꿈이다라고 스스로 되세기며 나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그러자 바로 근처에서 백발에 보라색의 눈빛을 지닌 남자가 차원종과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압도적인 수의 차원종들이  한명의 남자에게 달려드는 장면은 너무나도 무모해 보였다도처히 혼자서 상대할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남자는 어떻게든  압도적인 숫자의 차원종들을 쓰러뜨렸다.

 

온몸이 상처 투성이가 되고 입고 있던 칠흑색의 갑주 또한 엉망진창이 되어있었지만 운명은 그가 쉴틈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차원종들을 쓰러뜨리자 그를 쓰러뜨리러 온것은 인간들이였다정확히는유니온의 클로저들이였다한명 한명이 고도로 훈련되고 경험을 쌓은 노련한 클로저들이었다.

 

혼자서 상대하는것은 무리다라고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하였지만 그는 그런  생각을 부정하듯 클로저들을 쓰러뜨렸다.

 

클로저로써같은 클로저들이 쓰러지는것을 본다면 보통은 클로저를 공격한 이를 적으로 돌리는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마음속에서 전혀 피어날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야 당연하다클로저들을 쓰러뜨린 그의 표정이 저런 허무하고도 슬픈표정이라면  누구라고 그가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것이다.

 

그리고그렇게 수많은 장면들이 반복되어 지나갔다.

 

그에게서 무언가가 조금씩 무너지는듯한 것을 느낄수 있었다.

 

조금씩그라는 존재의 톱니바퀴가 천천히 어긋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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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비야 요즘 제대로 자고있는거 맞아너무 피곤해 보여...”

 

나는 괜찮아걱정해줘서 고마워 유리야.”

 

머릿속이 어지러워 죽을것 같다매일 반복해서 현실인것같은 생생한 꿈을 꾸다 보니 잠을 자도 잠을 잔것 같지가 않다마치 매일 밤을 새서 영화 한편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그래... 괜찮다면 문제 없지만...  맞다슬비  혹시 최근에 어떤 소문을 들어본적 있어?”

 

소문?”

 

그래~! 차원종이 출현해서 현장에 출동했는데 가보니까 붉 불꽃과 함께 차원종들이 모두 죽어있었다는 소문 말이야~”

 

... 그거 아마...”

 

이세하 일거다... 라고 말하기 직전 나는 간신히 입을 닫아 목구멍 까지 올라온 말을 억지로 집어 삼켰다.

 

뭐라고 했었어?”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뭐야김빠지게그러고 보니까 아까 유정언니가  찾던데!”

 

그래그럼 이만 가볼게.”

 

그래!”

 

그렇게 활기차게 말하고는 복도를 달려가는 그녀를  나는 살며시 웃으며 유정언니가 있는곳으로 향했다.

 

복도의 끝에 위치한 ‘관리실’ 이라는 팻말과 함께 [김유정이라고 적혀있는 문앞에 어느새 도착한 나는 살며시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갔다.

 

언니부르셨어요?”

 

그렇게 들어감과 동시에 입을 열자 안쪽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대답해왔다.

 

그래 슬비야잠시 너와 세하에게 지시해야 할게 있어서....”

 

뭔데요?”

 

그게   공원에 교통사고가 일어났다지 뭐니다행히도 다친사람은 없는데  충돌한 차들이 길을 막고있어서 말이야.아무래도 너와 세하가 직접 현장에 가서 차들을 조금 치워줘야 할것같아.”

 

그런데 언니그런거라면  혼자서도 할수 있는데 이세하는 왜요?”

 

유정언니의 부탁에 사소한 의문을 품은 나는 곧바로 의문을 언니에게 물어보았다그러자 언니는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대답하셨다.

 

그게 차가 충돌하는 바람에 주변에 공사하고 있던 건물의 철골이 무너지기 직전이거든그래서 철거 장비랑 기술자가 필요한데 마침 내일이 신년이라... 다들 휴가라서...”

 

“...그래서 이세하의 힘으로 철골들을 철거 시킨다고요?”

 

그래물론 나한테도 생소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고 하는구나.”

 

위상력을 전투가 아닌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다누가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꽤나 기발하고도 엉뚱한 생각이다,차원종들과 싸우는것에 비하면 일도 아닐테지만 그래도 클로저로써의 직책중 하나이니 대충대충하면 안되겠지.

 

그렇게 해서 잡무를 처리하러 현장에  나와 이세하는 짧은 시간 안에  다른 무리없이 임무를 완수했다매우 간단한 일이였기에 너무 빨리 끝난 탓인지 임무완수 보고를 들은 유정언니는 나와 이세하에게 잠시 휴식시간을 주셨다.

 

뜻밖에 주어진 휴식 시간에 살짝 놀란 나와 이세하는 잠시 고민하며 무엇을 할지 같이 생각해 보았지만 떄마침 공원이 바로 근처에 있었기에 우리는 간단하게 자유시간동안 그곳에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1:0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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