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부서진 이세하 이야기 - 中
블랙이세하 2015-02-15 2
*읽기 전에 주의*
-캐릭터 이해성이 부족해서 캐릭터 붕괴가 있을 수 있음
-세계관 붕괴일 수도 있고, 시간 축도 확실하지 않음
-그냥 학교 생활하면서 지내는 이세하와 나머지를 적고 싶었음
-진짜 그게 다임
-그래도 괜찮으면 스압 조심하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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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하하하!! 하하하큭...! 쿨럭!! 쿨럭!!"
"웃지 마시라고요. 아저씨."
그것보다 그렇게 피를 토하면서까지 웃을 일인가, 이건.
"아니, 청춘이구나 싶어서 말이야."
"제 청춘은 액정화면에서 소모되는 것이 좋은데요."
"...아무렇지도 않게 슬픈 말을 하는 구나, 동생."
"네?"
"심지어 자각도 없는 거냐."
아저씨는 이번에는 눈가에 손을 올려 눈물을 닦아내는 시늉을 하였다.
웃다가 울다가 오늘 아저씨의 텐션은 조금 이상하다.
"하여튼 재난이었어요. 유리가 정미한테 이야기를 들은 건 예상했지만, 갑작스럽게 좋아하는 여자가 없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놀라잖아요. 특히 서유리 걔는 봐주는 것 없이 돌직구로 항상 승부해오니까요."
그 후에 잘 설명은 했지만...
"그래도 동생, 파고들자면 그걸 게임 이야기라고 확실히 이야기하지 않은 네 잘못도 있는 거라고?"
"뭐, 그건 그렇지만요..."
여자 이야기라는 걸 알아차린 그 시점에서 바로 부정을 해야했다.
우정미가 이슬비와의 말싸움을 마친 다음이라도 대충 붙잡아서 사실관계를 확실히 해야했던 게 맞다.
그냥 귀찮아서 그 자리를 피한 내 책임은 분명히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동생은 둘, 아니 이 참에 셋이라고 해두는 편이 좋으려나."
"네?"
"누가 타입이지?"
"저희 저번에 이 대화 했던 것 같은데요?"
신강고 훈련프로그램 때 잠시 나눈 이야기에서 이런 대화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슬비는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애가 타있는 것 같고, 유리는 그저 나를 남동생으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
결론은 그거지만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여 이 아저씨에게 놀림 받고 끝났던 걸 기억하기에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평상심을 유지한채 말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랬었나?"
아저씨도 사실은 기억하는 모양이지만, 시치미를 떼는 자세를 유지하였다.
"예, 했었어요. 응? 그래도 그 때는 두 명이었는데...?"
이슬비와 서유리 이렇게 두 명이었다.
"이번에는 우정미를 추가해봤다."
"추가 안하셔도 되거든요."
"...동생은 매정하네."
여전히 장난끼가 가득한 그 태도에 끌리듯, 나도 장난기가 생기고 말았다.
그렇기에 올라갈 것 같은 입꼬리를 내리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것보다 아저씨야말로 슬슬 진도를 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유정 누나랑..."
"쿨럭!! 스톱!! 아니, 스톱!! 자, 잠깐만 기달려줘! 그게 무슨 소리지, 동생?"
"슬비 말로는 아주 유력하다고 하던데요?"
나는 얼마 전에 슬비에게 들은 이야기를 말하였다.
슬비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유정 누나와 아저씨의 관계가 마치 드라마와 같다고 하며 앞으로 조금만 진전하면 된다고 한다.
드라마광인 그 녀석이 하는 말이라서 신빙성은 제로지만...
"큭... 대장... 신강고에서의 그 대화를 모두에게 퍼뜨린 건가."
아저씨에게는 효과가 만점인 모양이다.
이 반응으로 보자니 아저씨도 슬비와 그런 대화를 신강고에서 나눈 모양이다.
"저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두 분다 슬슬 제대로 된 연애를 시작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저뿐만 아니라 검은양의 모두 다 사실은 암묵적으로 긍정하고 있다고나 할까."
"...동생, 여태까지 놀려서 미안했어. 그러니까 그만 봐주게."
"네에... 아, 유정 누나네요."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아저씨와 내가 있는 검은 양팀의 대기장소인 방으로 들어오려는 것이 창문 너머로 보였다.
제이 아저씨도 뒤늦게 그 모습을 포착하고는,
"쿨럭!!"
타이밍도 참 절묘하게 유정 누나가 들어오는 순간 아저씨가 피를 토했다.
"꺄악, 괘, 괜찮으세요?"
유정 누나는 당황하며 아저씨에게로 다가갔고 아저씨는 더욱더 당황한 것인지 기침을 멈추지 못하였다.
나는 물론 두 사람의 행방을 따뜻하게 지켜보고---
있지는 않았고 이어폰으로 잡음을 없앤 다음에 석봉이가 빌려준 게임에 몰두하였다.
아무래도 곧 일을 해야할 것 같으니 진행해둘 만큼 진행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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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의 해프닝은 있었지만, 유정 누나는 내 예상대로 그 후 착실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즉, 우리에게 일을 전해주는 일이다.
휴식 시간은 이제 끝났고 차원종을 쓰러뜨리러 출동해달라는 평소와 다를바 없는 이야기였다.
사실 이미 슬비와 유리 그리고 테인은 이미 밖에서 차원종과 싸우고 있었다.
제이 아저씨와 나 같은 경우는 어제 같이 야근을 하였기 때문에 약간의 휴식 시간을 주어졌으며 서유리가 출동하기 전에 아저씨에게 내게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고 갔기에 잠시 휴식 시간동안 그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던 것이다.
"서유리도 참, 이미 오해도 다 풀어주었건만 괜히 아저씨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고 가서..."
잘못하면 또 놀림받을 뻔하였다.
운 좋게도 이번에는 내가 반격을 할 수가 있었지만...
"아, 세하 형."
"응?"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테인.
미스틸테인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여자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외모인 소년이다.
"이번에는 형이 출동할 차례인가요?"
"응? 뭐, 그렇지."
"우웅. 저도 조금 더 싸우고 싶은데 저는 일단 이대로 복귀하라고 해서 아쉬워요."
몇번이나 느낀 거지만 정말로 귀여운 생김새와는 다르게 호전적인 성격이다.
"조금씩 휴식도 필요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테인이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아핫. 네. 형 말도 맞는 것 같아요. 그럼 저는 다음을 위해서 전력을 보전하고 올게요."
"그래. 그럼 나는..."
"아. 맞다!"
가볍게 작별을 고하고 작전구역으로 향하려고 했지만 테인이의 말에 다시한번 발걸음을 멈춘다.
그런 내게 기대에 가득찬 눈빛으로 테인이는 입을 연다.
"유리 누나와 슬비 누나한테 들었는데요."
"게임 이야기야."
"네?"
"어차피 내게 좋아하는 여자라도 생겼다는 이야기잖아? 그거 게임 이야기를 오해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우웅? 무슨 소리인지 잘... 세하 형. 좋아하는 여자 생겼어요?"
"엥? 아니, 너 유리랑 슬비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은 거 아니었어?"
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는 테인이에게 위화감을 느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
테인이는 거기에 마찬가지였던 듯 나와 같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거기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테인이에게 설명을 시작하였고 그 결과,
"아핫. 저는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어요.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유리 누나가 세하 형한테 미안한 짓을 했다고 말하기는 했으니 이해되는 점도 있네요."
테인이는 웃으면서 내가 몰랐던 정보를 알려주었다.
음...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지만 유리도 미안한 마음은 있었나 보다.
애초에 내가 잘못한 점이기도 해서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아, 그래..."
"네. 그것보다 형도 같이 어떠세요?"
"어, 뭘?"
"유리 누나하고 슬비 누나한테 들었는데요. 이번에 같이 노래방 가기로 했다고 해서요. 저도 노래방 간적이 없어서 초대받았거든요."
"헤에, 노래방이라."
그러고보니 나도 간지 오래되었다.
나에게는 게임이 전부이니 말이다. 지금도 게임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언제인데?"
"우웅, 글쎄요? 확실한 시간은 정해지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래? 오늘은 아니지? 나 일 끝나고 게임기 고치러 가야해서..."
"형, 게임기 고장났어요?"
"그래... 그 덕분에 오늘이 참 재난이다."
"그랬군요. 아핫, 힘내세요. 형."
그렇게 말하며 밝게 웃는 미스틸을 보자니 오늘도 열심히 살자는 마음이 든다.
정말 귀여운 아이이다.
남**만.
"그래서 형도 노래방 가는 거죠?"
"뭐, 생각은 해둘게."
게임기도 부숴졌고, 그 고통을 잊기 위해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거기다가...
"아핫. 괜찮으면 같이 가요. 다른 사람 노래 소리 듣는 거 엄청 즐거울 것 같아요."
테인이가 매우 기쁘다는 듯이 말한다.
나와는 달리 자신의 생각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만두지 않고 매우 솔직하게 말하는 점이 테인이의 좋은 점일 것이다.
"...응. 그것도 그렇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긍정한다.
"아저씨한테는 내가 말해볼게."
"아핫. 고마워요. 형. 그럼 수고하세요."
"그래. 나중에 또 보자."
그렇게 말하고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테인이에게 작별을 고하였다.
그 후 사이킥 무브로 작전구역으로 이동한다.
도착한 그곳은 언제나와 같이 차원종으로 뒤덮인 절망 밖에 없는 세상이어서, 평소라면 분명히 짜증이 먼저 났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다르게도 뭔가 기대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즐겁다고 생각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테인이와의 대화하기 전까지는 없었던 그 무언가. 그게 뭔지는 대강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입 밖으로 내는 것은 부끄럽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풀려버리는 입가를 어떻게든 붙잡고 나는 말한다.
"빨리빨리 덤벼. 나는 시간 없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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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돌아왔구나."
차원종과의 싸움을 전부 끝마친 다음, 아저씨와 이야기하였던 곳.
즉 검은 양의 소집 장소로 돌아오자, 담담한 목소리로 나를 맞이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슬비. 너도 참 대단해. 항상 빨리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까."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리더로서 팀원의 복귀를 기다리는 책임만 없다면 말이지. 그래도 너가 돌아온 걸 확인했으니 오늘의 그 책임도 끝이네."
"어? 설마 내가 마지막이야?"
"그래. 유리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돌아갔고 미스틸과, 제이 씨는 휴식을 취해야할 것 같아서 먼저 돌려보냈어."
"그렇구나."
"......"
"......"
"뭐, 뭔가 말해 봐. 어색하잖아."
"아니, 그렇게 말해도... 어, 이세하 요원 복귀했습니다라는 거라도 말해야하나?"
"으음... 그건 오히려 이상하니까 그만두는 편이..."
"장난이야. 장난.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정말이지, 장난이 통하지 않는다니까.
나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였다.
"뭔가 내게 전달사항이라도 있어?"
"어. 오늘 너무 바빠서 너한테 전해주는 걸 잊어먹었는데, 유리와 나한테 취재 이야기가 흘러들어와서..."
"취재 이야기??"
"그래. 학교 신문부에서 클로저스로 활약하고 있는 우리들을 취재하고 싶다고 하나 봐."
"흐응. 유정 누나한테는 보고했어?"
규정상 그런 것은 상사한테 먼저 보고를 해야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물론 학교 부활동 정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유니온의 이미지가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니...
"물론이지.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유정 누나한테 보고했어."
하긴, 철저한 이슬비한테 이런 질문 자체가 어리석다고 해도 괜찮겠지.
"유정 누나 말로는 내가 선별한 정보만 전해주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먼저 취재하고 중요한 정보는 없앤 다음 잡지에 올려도 되는 내용만 선별해서 올리기로 마음 먹었어."
"그렇구나."
"그래서, 대략 질문들은 제이 씨가 적어줬는데 답변을 해주길 바래."
"아저씨가..."
뭔가 불길한데.
"첫번째, 조, 좋아하는 여성은?"
"아니, 그 질문은 됐잖아. 그것보다 물어보기 부끄러우면 물어** 말라고.'
"부, 부끄럽기는 누가 부끄러워한다고 그래. 나는 프로다운 자세로 이 미션에 임하고 있다고."
이건, 미션이 아니잖아....
뭐, 이런 태클은 지금 와서야 아무래도 좋겠지.
"잠깐 줘봐."
제이씨가 적어 준 질문이 적힌 종이를 슬비의 손에서 가로챘다.
아니나 다를까, 질문이 하나같이 핑크색이다. 아무래도 서유리가 전해준 그 이야기가 제이 아저씨의 장난기 스위치를 완벽히 건드린 것 같았다.
"너도 참. 잘도 이런 내용을 물어볼 생각을 했구나."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은 채 종이를 이슬비에게 돌려주었다.
"이, 이런 게 고등학생들이 원하는 정보라고 해서..."
"그야, 이런 질문의 답변을 신문부에서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뿌리면 그만큼 인기일 것 같긴 하지만... 수위가 있는 질문도 있다고, 여기?"
"며, 몇 개는 빼놓을 생각이었어."
"그래그래. 나는 네가 생각하는 만큼 대충 대답해주길 바래."
바보 같아져서 나는 그 종이를 이슬비에게로 돌려주었다.
"어? 그렇게 말해도..."
"어려운 거 아니야. 네 머리 속의 내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시켜서 적어주면 돼. 틀려도 나는 관심도 없고, 지적 안 할테니까."
"...그래. 하지만 나중에 따로 말하는 거 없기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였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 게임기를 들고 돌아가려고 하는 도중이었다.
"어? 그 게임기... 원래 그랬었나?"
"아, 이거? 내 거 고장나서, 한석봉한테 빌렸어."
"그렇구나."
"그나저나 잘 기억하고 있었네. 내 게임기."
"뭐, 네가 게임하는 걸 자주 보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 그래..."
이 녀석.
지금 자신이 어떠한 대사를 한지 전혀 자각이 없는 건가?
분명 이 녀석 머리 속에서는 내가 게임하는 걸 막기 위해서 자주 보고 있었다고 자동적으로 필터가 쳐져 있었던 것이 틀림없겠지. 문제는 들은 나에게 있는 것으로...
아아, 정말이지. 신경쓰는 내가 바보 같잖아.
"그, 그럼 난 가볼게."
나는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서 얼른 자리를 피하려고 급하게 몸을 틀었다.
그 때. 석봉이한테 빌렸으나 플레이하기가 꺼려진 그 게임 소프트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응?"
내가 그 사실에 깨달은 것은 이슬비가 그걸 땅바닥에서 주워올린 다음이었고,
이슬비는 그 게임의 제목을 보고 난 다음, 기분 탓인지 조금 차가워진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 이런 게임도 하는 거니?"
"윽..."
그 소프트는 내가 석봉이한테 받은 소프트 2개 중에서 RPG와는 다른 또 하나의 소프트.
그렇다. 그 게임 소프트란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여자아이들을 공략하여 데이트 하는 뭐, 그런 게임인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 나조차도 하기 꺼려지는 장르의 소프트이기는 하지만, 내가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금, 그런 걸 말해봤자 믿어주지 않을 게 뻔하다.
"뭐, 뭐야, 나쁘냐."
거기다가 저 게임은 사실은 석봉이 것이다.
그런 사실도 포함해서 말해봤자, 슬비를 좋아하는 석봉이한테는 마이너스 요인 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서는 내 것인 것처럼 행동하는 수 밖에 없다. 이것 또한 나의 부주의였음이 틀림없으니...
"잘,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이런 게임도 재미있다고. 2차원 소녀 또한 현실과는 다른 좋은 점도 많고... 그 뭐냐, 이런 애들과의 연애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해야하나..."
점점 무덤을 파는 말이라도, 친구를 지키기 위해서 해주겠다.
"별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
"오히려 현실 여자보다 지금은 더 마음에 든다고 해야하나...! ...엥? 뭐라고?"
"별로, 나쁘지는 않게 생각한다고. 그저 너무 빠져서 현실도 못 보는 폐인이 되지는 말라고..."
"쓰, 쓸데없는 걱정하지마."
나는 재빨리 슬비에게서 그 게임 소프트를 받았다.
그리고 가방에 넣고 난 다음, 다시 이슬비와 마주하였다.
"......"
"......"
어, 어색하다.
어색해서 토할 것만 같다.
"아, 그, 그러고 보니 방금 테인을 보고 왔는데..."
"미스틸?"
"어, 노래방 가기로 했다며?"
"윽... 나는 그런 말 하지 않았어. 그저 유리가 가자고 하도 애원해서..."
"그런 것 치고는 싫은 것 같지도 않잖아."
"아, 아니거든?"
"...그러냐. 사실 나도 갈까 생각 중이긴 한데... 제이 아저씨도 부르고..."
"너가? 게임이나 한다고 빠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응? 그, 그게 게임기가 고장나서 말이야. 뭐, 조금 심심풀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
기분 탓인지 그렇게 말하는 슬비의 얼굴은 어딘가 살짝 풀어졌다.
미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언제나 꽉 막힌 듯한 그 얼굴에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뭐, 뭐어... 그것도 오늘 이 후에 게임기 고치러 가서 언제 고쳐지는지를 들은 다음에 확실하게 정할 거지만."
"같이 가면 좋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이번에는 확실한 미소를 짓는 이슬비를 보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조금 직시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된다.
나는 쉼호흡을 대신하듯 한숨을 쉬고는,
"아아, 생각해볼게."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그렇게 말하고 난 다음, 발걸음을 돌렸다.
"그래. 잘 가."
뒤에서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에 돌아보자, 거기에는 놀란 듯이 움찔하는 슬비가 시선을 이 쪽에 보내지 않고 흔들려다가 만 펴진 손바닥만이 이 쪽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그만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지금 웃었다가는 분명히 맞을 걸 알기에...
그냥 못 들은 척, 아무것도 못 본 척하기로 하고 게임기를 고치러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