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버니와 나타 - 해적선 (막장주의)

검은코트의사내 2018-08-22 0

나타는 트레이너의 명령을 받고 어느 해안가를 조사하는 중이었다.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정보로 찾으면 즉시 생포해오라는 임무였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면서 주변을 경계했다. 살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위상력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차원종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쳇. 망할 꼰대녀석, 이런 시시한 임무나 주다니 말이야."


나타는 투덜거리면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한 굴을 발견했다. 처음보는 굴이었기 때문에 그걸 흥미롭게 보면서 고개를 숙여서 아래로 향했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생명체로 인해 깜짝놀라 엉덩방아를 찧었다.


"우앗! 깜짝 놀랬네."

"쩝쩝쩝... 에... 뭔일이셔?"


당근을 먹으면서 묻는 토끼였다. 말하는 토끼를 본 나타는 생전 처음 겪는 일에 입이 벌어지고 있었다. 세상에 토끼가 사람 말을 하고, 생김새도 실제와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혹시 트레이너가 말한 생명체가 이 녀석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뭔일이냐고? 널 생포하러 왔다. 이 근처에 사는 정체불명의 생명체 말이야. 좋은 말로 할 때 날 따라와. 안 그러면 썰어주겠어."

"에, 그런 걸로 날 썰어버린다고?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난 나약한 토끼라고."


토끼는 당근을 먹으면서 귀여운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나타는 한 손으로 토끼의 목을 잡고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나한테 그런 유치한 짓은 통하지 않아. 이 망할 토끼야! 잔말말고 따라오기나... 어라?"


갑자기 토끼의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다. 그리고 몸통은 천천히 그에게서 멀어져가고 있었다. 나타는 토끼의 머리를 자세히 보니 그것이 인형이라는 걸 알아챘고, 토끼의 몸에서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이 망할 토끼, 거기서!"

"아이쿠."

토끼는 나타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고 있었다. 해안가에 있는 보트를 발견하자 그걸로 노를 저어서 재빨리 근처에 있는 커다란 배가 있는 곳으로 점프해 들어갔다. 그걸 본 나타는 미소를 지으면서 심호흡을 한번 한 다음에 사이킥 무브로 배 안으로 뛰어들었다.


"건방진 토끼, 넌 독안에 든 쥐 신세야. 알아!? 어라? 꼰대가 왜 여기있어?"

"나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 배를 어떻게 해서든 움직여야 된다."

"이 배를 왜 움직여야 되는데?"

"잔말말고 시키는 데로 해라. 말을 안 듣는 개는..."

"알았어. 알았다고!!"


트레이너는 나타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기 시작한다. 돛대를 펴기, 갑판 청소, 화약 정비 등등, 나타는 이런 일을 왜 하냐고 물었지만 트레이너는 시키기만 했다. 밀**질을 하던 나타는 시간이 갈 수록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트레이너에게서 위상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했다.


"뭐하나 나타. 어서 청소하지 않고."


나타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트레이너의 가면을 벗겼다. 그가 생각한 데로 트레이너의 가면을 썼던 토끼였다. 나타는 무서운 얼굴로 토끼를 바라보자, 토끼는 잽싸게 달아나기 시작한다.


"이 빌어먹을 토끼! 거기 안서!?"


나타는 토끼를 쫓으면서 어느 구멍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것을 열자 대포의 포구가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곧바로 불을 뿜었다.


콰아앙!


나타의 몸이 새카맣게 변했다. 그리고 다음 구멍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토끼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여보세요. 거기 푸른 꽁치머리 양반."

"뭣이? 꽁치머리? 이 건방진 토끼가!"


나타는 토끼를 잡으려고 구멍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대포가 또 모습을 드러내서 불을 뿜었다.


콰아앙!


나타는 새카맣게 변한 채로 이를 뿌득 갈면서 힘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토끼는 곧바로 밖으로 나와서 재빠르게 도주하고 있었고, 나타는 토끼의 뒤를 바짝 쫒아간다. 그리고 맷 머리에 다다르자 나타는 쿠크리를 들고 천천히 다가왔다.


"드디어 잡았다. 이 건방진 토끼. 이 교활한 놈 같으니라고!"

"이봐요. 내게 지금 싸움 거는 거에요?"

"호오, 그래. 싸움건다. 어쩔래? 그냥 데려가는 것보다는 한바탕 싸우고 가는 게 낫지."


나타의 말에 토끼는 발로 뱃머리의 끝 부분에 선을 그으면서 말했다.


"이 선을 넘어오기만 해봐!"

"넘었다. 어쩔... 우왁!"

나타는 토끼의 말에 넘어가 바다로 추락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물 위에서 바닷물을 분수처럼 뿜어낸 다음에 배를 잡고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런 다음에 토끼를 쫓아가지만 이번에는 잠긴 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이 문 열어 이 건방진 토끼야!! 안 그러면 박살낼 줄 알아! 내 힘을 우습게 보는 모양인데, 나 이래뵈도 엄청 강하거든!?"

"에, 무서워서 어떡해 하나, 그러니 더더욱 열 수 없죠. 그리고 절 생포한다고 안했어요 선생? 힘을 쓰시면 제가 죽을텐데 그래도 괜찮으신가요?"

"으윽."


분하지만 토끼의 말대로였다. 트레이너가 준 임무는 생포임무였지 죽이라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한 손으로 이마를 잠시 감싼 뒤에 뒤로 잠깐 물러났다가 달려가서 몸통박치기를 시도했지만 문이 열리더니 거대한 포구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우왁! 뭐야 이게? 비좁잖아. 머리가 안나오네."


콰아앙!


잠시 후에 불이 뿜어지면서 나타는 그대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대포를 사용한 토끼는 하늘 위로 날아가는 나타의 모습을 보면서 당근을 씹고 있었다.


"에... 쩝쩝쩝. 하늘 여행 신나겠네요."


토끼는 그렇게 웃으면서 배 위에서 편안한 휴식을 가지게 되었다.


-The End-

2024-10-24 23:20:1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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