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44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8-21 0

바이올렛 아가씨가 화형당하는 데 나는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 마찬가지겠지. 하이드 씨는 집사로서 오직 그녀만을 위해 일해왔을 뿐이다. 그 방법이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만큼의 희생정신을 보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럼 시환 아저씨는 어디에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봐, 시환 아저씨는 어디에 있지?"

"흐음, 글쎄. 그걸 너희에게 알려줄 이유는 없어."


저 녀석이 시환 아저씨에게 무슨 짓을 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건물 내부를 다 **봐도 보이지 않았는데 답은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했다는 의미였다. 아니면, 우리들 몰래 혼자서 개인행동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다. 그러자 검은코트의 사내는 우리에게 말했다.


"남은 인원은 5명, 아니 4명이라고 해야 되나? 처음보다 많이 줄었군요. 어떠십니까? 친구들을 잃고 살아남은 소감이 어떻죠?"

"너, 우리가 절망하길 바라는 거지? 왜 그렇게 우리를 절망시키는 데 신경쓰는 거지? 대체 이유가 뭐야!!?"

"대답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세하 요원."

"그래? 우리는 죽더라도 절망하지 않을 거야.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겼으니까. 제이 아저씨와 테인이, 서유리, 그리고 늑대개 팀들과 애쉬를 죽인다고 해서 우리가 좌절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큰 착각이야!!"


나는 하이드 씨의 용기에 영향을 받은 거 같았다. 자신이 죽을 상황에 처하더라도 절대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필사적으로 바이올렛 아가씨를 감싸려고 하는 그 모습에 말이다. 아마 하이드 씨는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했을 지도 모른다. 절망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모두의 원수를 갚아야될 사명이 있으니까 말이다.


"뭐라고?"

"넌 오히려 우리를 화나게 했어. 기다려. 네 정체를 알아내고, 여기를 탈출할 방법을 찾아낼 거니까 말이야."


사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다. 녀석은 우리를 언제든지 맘대로 할 수 있었을 텐데 절망하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로 저렇게 반응을 보이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혹시 우리에게 말하지 못할 사정이라도 있었던 걸까?


"아무래도 우리를 절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 아닌가요? 검은코트의 사내."

"학급재판은 이걸로 끝입니다. 그럼 이만."


그는 바닥으로 사라졌다. 아무래도 수상하다. 슬비가 말한 대로 정말로 우리를 절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흑막은 지금 궁지에 몰렸어. 우리를 절망시키는 게 목적이었던 모양이지만 생각보다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어떻게 하지 못하나봐.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우리가 계속해서 희망을 가지면 되는 일이야."

"어머, 시시한 제안이긴 하지만 뭐, 좋아. 이쯤에서 나도 따르도록 하지."


더스트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차원종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부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티나도 마찬가지로 희망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그 녀석은 언제든지 우리를 맘대로 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이건 어쩌면 흑막을 쓰러뜨릴 단서가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  *


방에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한다. 시환아저씨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그 아저씨는 전부터 행방불명이었다. 혹시 아저씨 방식으로 흑막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 죽고 4~5명만 남았다. 과연 우리는 이대로 살아나갈 수 있는 걸까? 늑대개 팀에게 원한이 있고, 검은양 팀을 절망에 빠뜨리려고 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말로는 그와 맞서싸우겠다고 했지만 정작 행동으로 나설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그걸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정도였다. 목에 달린 초커만 아니었으면 위상력을 사용해서 여기를 빠져나가는 것 쯤은 식은 죽 먹기인데 말이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다른 사람들이 희생당할 일도 없었겠지.


그건 그렇고, 처음의 흑막의 행동을 주목해야 될 게 있었다. 그래. 늑대개 팀에게 원한이 있지만 그것도 트레이너 씨에게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무수한 창으로 찔러 죽였다. 지금까지 찾은 흑막 단서는 전부 거짓이라고 그 녀석이 밝혔으니 다시 한번 주목해야될 점이 있다. CKT부대나 검은코트의 사내는 실제로 그 녀석과 관련이 없다. 그 말은 즉, 흑막은 그 녀석을 사칭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CKT부대라면 개인이 아닌 단체가 관여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벌이고 있는 건 개인이다. 그러니 그 조직과는 관련이 전혀 없다는 뜻이 된다. 거기다가 일부로 클로저들을 가두고 이런 짓을 할 정도로 그들이 한가할 리가 없지 않는가?


"후우, 머리 아프네."


오늘은 일찍 잠들기로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침대에 누웠다. 과연 내가 살아나갈 수 있을까? 흑막이 이번 일로 단단히 화가 난 거 같은데 이제 또 무슨 짓을 벌일지 생각을 해봐야될 거 같았다.


딩동!


잠 좀 드려고 하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슬비인가 생각하고 문을 열어주었는데 문 앞에 티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 티나. 무슨 일이야?"

"할 얘기가 있어서 왔다. 이세하."

"어, 일단 들어와."


그녀를 안으로 들인 뒤에 나는 문을 닫았다. 티나가 여기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일단 무슨 일로 왔냐고 묻자 티나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왜 절망하지 않지? 그 비결을 알려주었으면 한다."

"으음, 클로저 경험 때문이라고 할까?"

"클로저 경험?"

"전에 아스타로트와 싸울 때 제 3의 위상력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차원종이 되거나 죽는 선택지가 있었거든. 하지만 나는 죽는 것을 선택했었어. 이대로 차원종이 되어서 친구들을 다치게 할 바에는 차라리 내가 희생하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했었거든. 우리 엄마도 항상 하신 말씀이 있었어. 절대로 악에 굴복하지 말라고. 그리고 아버지도 말씀하셨었지. 두려움에 굴하지 말라고."


나는 부모님을 잘 만난 덕분에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엄마도 한 때는 절망에 빠졌지만 아버지 덕분에 그 절망에서 벗어난 적이 있다고 했었으니 말이다. 아마 나는 아버지에게서 희망을 물려받았던 건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그러니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어떠한 절망에도 굴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는 것 뿐이었다.


"난 너에게서 배웠다. 두려움에 굴하지 않는 정신을 말이다. 이번 흑막에 대한 내 생각을 공유하겠다."

"공유라고?"

"아마 녀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말해준 정보는 충격적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나의 표정은 진지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설마 죽은 사람이 돌아와서 이런 복수극을 벌이다니, 무슨 공포영화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오늘은 머리 아플 테니, 쉬어라. 내일 다시 이야기하겠다."


티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뒤도 안 돌아보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여전히 대하기가 좀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알고 나는 문을 닫고 침대 위에 누워서 불을 껐다. 오늘은 일찍 자기로 말이다.


*  *  *


덥다. 갑자기 더워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양 팔과 다리, 그리고 내 몸을 뭔가가 누르고 있는 게 보였다. 얼굴에 땀이 흘릴 정도로 더워서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눈을 떠보았다.


"여어, 깼습니까?"

"어엇!?"


난 눈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양팔과 다리가 침대 양옆에 밧줄로 묶여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부엌칼을 든 채로 나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환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미안해요. 이세하 요원님. 당신은 여기서 죽어줘야겠습니다."


시환 아저씨가 칼을 치켜올리고 그대로 내 가슴 쪽으로 내리친다. 몸을 비틀어**만 밧줄이 풀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꼼짝없이 당할 거 같았다.


"크윽."


To Be COntinued......

2024-10-24 23:20:1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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