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38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8-01 0

시환 아저씨가 무사한 건 다행이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나는 복도에서 카메라를 보고 검은코트의 사내를 불렀다. 그러자 그 녀석은 곧바로 나타났다.


"무슨 일로 부르셨죠?"


그렇다. 바로 이런 식으로 바로 나타나야 정상이다. 시환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을 때는 분명히 불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아무래도 어쩌면 시환 아저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 건지도 모르겠다. 시환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라... 그런 거라면 결국에는 그 녀석도 사람이라는 얘기다.


한명이 먼저 불러낸다면 다른 한명이 부를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라는 게 된다.


"아니, 사람을 불러놓고 이렇게 입을 다물다니, 뭐지?"


사내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자 나는 무슨 말을 꺼내보려고 했다. 마침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데 그걸 이야기해야 될 거 같았다.


"검은날개. 당신, 대체 정체가 뭐야? CKT부대 간부인가? 아니면, 유니온과 관련된 인물인가?"

"질문이 너무 솔직하군. 미안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고 싶지는 않은 걸?"

"왜 정체를 굳이 숨기는 거지? 어차피 우리는 네 손바닥 안에 있잖아. 정체를 밝혀도 별로 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글쎄... 너희가 내 정체를 알게 되면 곤란해진다고 해두지."


곤란해진다고? 뭔가 있는 모양이다. 그 녀석의 말은 곧 자기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인 중 한명이라는 얘기다. 아주 좋은 힌트가 되었다. 나는 입 꼬리를 올리자 사내는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왜 웃는 거지? 내 말이 그렇게 웃긴가?"
"네 정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 중 한명이라는 얘기지. 우리가 만약 정체를 알게 된다면 단합해서 너에게 충분히 대항할 수 있을 까봐 두려워하는 거 아니야?"


내 말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표정을 일그러지기만 하고 있었다. 역시나 그랬군. 저 녀석은 우리가 두려운 거였다. 분명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한명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저 녀석이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검지로 가리키면서 말한다.


"잘 들어. 반드시 네 정체를 밝혀내겠어. 그리고 지금까지 살인 게임을 주도한 네 녀석을 우리 힘으로 심판할 거야. 먼저 가버린 서유리, 제이 아저씨, 테인이, 나타, 레비아, 트레이너 씨, 그리고 하피와 애쉬의 몫까지 갚아줄 테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후후후후... 이세하."


사내가 선글라스를 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 꼬리를 초승달 모양으로 올린 다음에 큰 소리로 배꼽을 잡고 웃고 있었다.


"으하하하하하하!! 아주 재미있어. 이세하. 설마 네가 나에게 두려움을 줄 줄이야. 그 어리석은 여자도 아마 너에게서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지. 이세하, 넌 아주 커다란 실수를 했어. 나를 도발한 대가는 받아야 될 거야."

"네가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난 모두와 힘을 합해서 네 녀석을 꺾어보이겠어. 그러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검은날개!!"
"크크크크, 좋아. 어디 한번 해보자고."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 사라졌다. 으음, 내가 너무 성급하게 저질렀나? 그런데 날 제거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할 거 같은데 말이다. 혹시 이 장소에서는 불가능한가? 아니면, 규칙을 지키려고 하는 건가? 흐음, 아무래도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은 우리를 얼마든지 죽일 수 있었지. 하지만 규칙을 어기려고 하지는 않았다. 좀 더 잔혹한 방법을 준비중인가?


녀석의 속을 읽을 수가 없긴하지만 대비해야 된다. 분명히 살인 동기라도 만들어서 또 다시 살인게임을 저지르게 할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이 들어서 일단 천천히 방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저질렀구나. 이세하."

언제부터인가 슬비가 폼을 잡으면서 복도에 서 있었다. 그 녀석과 한 이야기를 들은 걸까? 


"들었구나."

"그래. 이세하. 처음으로 통쾌했어."

슬비가 살짝 입 꼬리를 올리면서 미소를 짓는 게 보였다. 그 녀석이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게 그렇게 좋은 일이었나? 결과적으로 나는 사내를 도발한 셈이었다. 분명히 그 녀석은 이제 나를 중심으로 노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앞으로는 조심해야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경솔한 행동이야. 녀석을 벌써 도발하면 네가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 분명히 불리한 증거를 네가 찾아내게 된다면 너를 최우선으로 제거하려고 할 거야. 반드시 말이야."

"그럴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어.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녀석에게 이용당하거나 우리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거나 둘 중 하나잖아. 어차피 나가지 못한다면, 녀석과 끝까지 싸우는 걸 선택할 거야."

"이세하.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이만."


알 수 없는 소리를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뭐, 상관 없겠지. 슬비 말대로 이제 그 녀석이 나를 노리게 될 지도 모르니 말이다. 분명히 뭔가 꾸미고 있겠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나를 의지하고 있는 듯 하니까 말이다. 시환 아저씨에게 찾아가려고 했지만 또 어디로 갔는지 방에 없었다.


"후우, 복잡한데 방으로 가서 좀 쉴까?"


앞으로 할 일을 고민할 것도 있으니 말이다. 분명히 그 녀석들 중에 누군가가 꾸미고 있겠지.


*  *  *


시간이 지난 뒤에 검은코트의 사내는 모든 사람을 전부 강당으로 모이게 했다. 그리고 단상 위에 선 사내가 세하를 흘깃 보더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 그럼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게 있습니다."

"또 살인 동기인가?"


시환 아저씨가 말했다. 그러자 사내가 꺼낸 것은 바로 돈다발이었다. 그 돈다발을 본 우리는 입을 벌리고 있었다. 엄청 많은 액수다. 적어도 10억이상은 되어보였다.


"그게 대체 무슨 돈이죠?"

바이올렛 아가씨가 묻자 사내는 이렇게 말했다.


"이 돈은 여러분들이 구하고 싶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돈입니다. 또한 여러분의 악몽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죠. 이 거액을 검정의 이름으로 기부한다면 검정의 소중한 사람을 무사히 살려보낼 수 있게 되죠."

"살인을 해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구해내라는 건가?"


세하의 질문에 사내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리가 DVD로 봤던 그 악몽같은 일을 해결해줄 만한 거액이라는 얘기다. 확실히 누구나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세하는 주변사람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다. 슬비도 냉정을 잃고 있는 게 보였다.


"어때? 구미가 당기지 않습니까?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잠깐, 질문을 받... 어라?"


녀석이 사라졌다? 질문도 안 받고 서두르듯이 사라지다니 말이다. 전에는 우리를 아주 잘도 가지고 놀듯이 말하더니 이제는 상대하기 귀찮다는 건가? 그러자 박수를 한 번 치면서 분위기를 깬 시환 아저씨가 이렇게 말했다.


"이건 뭐, 거짓말일 게 뻔하잖아요. 그 녀석이 정말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요."

"아니, 하지만 소중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네. 그럼요. 다들 소중한 사람 한명 쯤은 있을 거 아니에요?"


*  *  *


티나와 바이올렛 아가씨는 시환 아저씨의 말을 부정했다.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군. 그들도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겠지. 치사한 녀석,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걸 즐기는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사라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심해야 될 거 같았다.


"그럼 전 이만 가도록 하죠."


시환 아저씨가 또 먼저 사라졌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자리에 남아있었다. 어라? 왜 오늘은 평소처럼 안 흩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그들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저기, 왜 오늘은 여기에 다 남아있는 거지? 실례가 안 된다면 나 먼저 돌아가도록 할게."


내가 움직이자 그들이 내 뒤를 따라온다. 뭐야? 설마 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건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하긴 뭐,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하면 저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20:0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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