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3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7-23 0

학급 재판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서 시간을 보낸다. 분명히 하피가 말한 것은 거짓말이 아닌 거 같았다. 검은코트의 사내가 동요하면서 하피를 재빨리 입막음하려고 권총살해한 걸 보면 말이다. 그 로봇이 Project를 주도하는 검은날개나 메리 도미레인이 아니라고 했었다. 그럼 대체 누구지? 그리고 애초에 왜 흑막이 하피와 만날 필요가 있었을까? 그것이 의문이었다.


그리고 하피는 왜 DVD를 스스로 부쉈을까? 우리가 알면 안 되는 뭔가가 있는 건가? 아니면 자신의 비밀을 단지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이제 7명 남았다. 검은양 팀은 나와 슬비 뿐이고, 늑대개 팀은 티나와 바이올렛 아가씨, 그리고 집사인 하이드, 그리고 더스트와 시환 아저씨가 남았다.


더스트 녀석이 살인을 안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웠지만 혹시 무슨 꿍꿍이를 벌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슬비더러 수상하다고 여기는 거 같고, 은근히 내게 작업을 계속 걸려고 하니까 말이다. 애쉬가 없어진 이후에 한 동안 충격에 빠졌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제이 아저씨와 테인이도 죽다니, 그 사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같이 친하게 지내던 동료였는데 말이다. 이대로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분명히 이번 살인사건 이후에 4층으로 가는 길이 열려있겠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딩동-


초인종 소리다. 문을 열자 슬비가 서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말 없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문을 닫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다친 데는 이제 괜찮아."
"응. 이제 괜찮아. 세하야.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무슨 일인데?"

"그게... 그러니까..."

응? 갑자기 왜 저러지? 슬비 답지 않는 행동이다. 혹시 말하기가 곤란한 건가? 그러고 보니 슬비는 2층 여자화장실에 몰래 간다고 더스트가 그랬지. 혹시 그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는 건가? 그런데 아직도 아픈 건지 얼굴이 좀 빨간 게 보였다.


"날 구해줘서... 고마워."

아, 그 일 말하는 건가? 나는 그냥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누군가가 쓰러져있는 데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나도 슬비에게 할 말이 있었다.


"슬비야. 그러고 보니, 너 양호실에 있을 때 깨어났었지? 왜 나한테 숨긴 거야?"

"진범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기회를 보다가 제압을 할 생각이었거든. 하지만 네가 있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체술로 제압하려고 한 건가? 하긴 아카데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 그녀가 좀 귀엽게 보여도 화나면 무섭고, 성가신 여자니까 말이다.


하피가 말한 게 떠올랐다. 나만 아니었으면 슬비를 죽일 수 있었다라... 아니, 오히려 험한 꼴을 당할 뻔했다고 봐야되는 거 같은데 말이다. 슬비는 우리 검은양 팀 중에서 사전에 기본적인 무술을 배웠던 리더니까 말이다.


"너한테 숨긴 건 미안해. 하지만 나와 같이 다니면 너까지 말려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자리라도 비워주길 바랬는데 잠시도 자리를 비우지도 않더라."


밤새 내내 지키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제 검은양 팀에서 남은 건 우리 둘 뿐이다. 슬비는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리더로써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겠지. 나는 그녀에게 물어볼 게 하나 더 있었다.


"그건 그렇고, 슬비야. 2층 여자화장실에 뭔가 있었던 거야?"

"그러네. 이제는 말해줄 때가 된 거 같아. 거기에 뭐가 있었는지 말이야."

"그래? 그럼 말해봐. 거기에 뭐가 있었는지..."


빨리 말해보라고 했다. 더스트가 의혹을 보인 것도 이제 풀고 싶었다. 슬비는 안 그래도 비밀스러운 행동을 몇 번 한 거 같았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들도 알지 못하는 일을 벌이고 있었던 건 전부터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Project에 관한 계획이 적힌 파일들이 보관되어 있었어. 하지만 오늘 다시 가보니 사라져 있었더라고."

"사라져 있었다고? 그리고 Project에 관한 계획이라니?"

"Project : Aliver, Project : Black wings, Project : Chaos Man, 이런 파일들이 존재했어.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억이 나지가 않아. 내용도 분명히 읽었는데 하피에게 기절당한 뒤로 누군가가 내 기억을 지웠던 거 같아."

"기억을 지웠다고?"


기억을 지웠다는 얘기는 처음들어본다. 그렇다면 슬비가 말한 건 흑막과 무슨 관련이 있는 내용일까? 아니면 그 검은날개나 메리 도미레인과 관련된 이야기인가? 아무리 봐도 신경이 쓰였다. 분명히 그건 흑막에 관련된 단서라고 생각이 드는 데 말이다. 기억이 지워졌다라, 하지만 만약에 지웠다면 다 지우는 게 낫지 않았을까? 흑막이 한 짓이라면 너무 허술하게 굴었다고 봐야된다.


물론 슬비가 기억을 몽땅 잃어버리는 걸 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번 살인 게임도 이제 그만 끝내고 싶은데 녀석은 우리를 계속 살인하게 시키고 마지막에 다 죽일 작정으로 그러는 목적일 지도 모른다. 자유롭게 지내라고 했지만 우리더러 서로 죽이기를 원하고 있었고 말이다.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야. 그럼, 이만 가볼게."

"어, 응."


슬비는 방에서 나갔다. 영문을 풀이해보면 생환자, 검은날개, 혼돈의 인간, 이 정도는 되려나? 그 단어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기억을 지운 건 하피가 아닐 것이다. 그녀에게는 그럴 장비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 흑막이 그녀의 기억을 지웠다고 봐야 될 것이다. 하피가 습격했을 때 지워진 거 같다고 슬비는 그랬지만, 정확히 언제 지워졌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녀의 생각일 뿐이니까 말이다. 자신이 기억을 잃은 걸 당한 시간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법이니 말이다. 아직 낮인데 이제 뭐할까? 일단 나가서 샌드위치라도 만들어 먹기로 할까?


*  *  *


샌드위치는 테인이가 좋아했던 거다. 그리고 레비아도 좋아했었고, 나도 좋아했던 음식이다. 왠지 오늘은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져서 혼자서 만들어 먹고 있었다. 슬비에게서 들을 건 다 들었으니 이제 혼자서 조용히 생각하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4층으로 가버린 모양이다. 천천히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내 어깨를 누군가가 잡는 게 보였다.


"응? 허억, 뭐야!?"


티나였다. 갑자기 뒤에서 살벌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으니 깜짝 놀라서 의자에서 떨어졌다. 하마터면 샌드위치를 떨어뜨릴 뻔 했다. 손에 쥐고 있어서 천만 다행이지.


"치사하다."
"응?"

"혼자서 먹다니, 치사하다."


이 샌드위치를 나 혼자 먹고 있는 게 왜 치사하다는 거지? 나는 식당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혼자서 먹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자 티나는 의자 위에 쪼그려 앉으면서 샌드위치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먹고 싶다는 건가? 이거야 원, 만들어주지 않으면 큰일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만들어 줄 테니까 기다려."


티나는 그러고 보니 사이보그였지. 로봇도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나? 그건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만들어주면 알게 되겠지. 간단하게 햄과 계란, 야채로 이루어진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티나는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한입 베어문다.


"맛이 어때?"

"맛있다. 솜씨가 뛰어나군. 이세하."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야?"
"심심해서 와봤다."


심심해서 식당으로 왔다고? 나도 심심해서 온 게 맞지만 그런데, 티나가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이 사이보그가 아니라, 꼭 인간인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그리고 입가에 식빵 부스러기가 붙어있는 게 보이는 게 꼭 어린 소녀가 먹는 것처럼 보였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식당에서 나가려고 했지만 티나가 나를 불러세웠다.


"기다려라. 이세하. 너에게 할 말이 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9:5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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