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 1화

solarain 2017-12-31 0

(오리지널 스토리이므로 원작과는 무관합니다.
설정이라던가 완전히는 모르므로 어색한 부분이라던가 캐릭터 붕괴가 있는건 양해해주세요,지적해주시면 개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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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축축한..

그것이,눈을 뜨고 나서의 첫 번째 기억이었다.

"실험체 0-45,생성 확인,우선적으로 내구성 실험에 돌입한다."

그 후의 일은..

별로,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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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들리니?"

반쯤 엎어진 채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소녀에게,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만 갸웃거리는 소녀를 보고서,여성은 깨달았다.

"..아아,아직 발**관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걸까?

괜찮아,곧 소리가 나오게 될거야.

반응을 하는걸 보면 청각기관이나 다른 곳은 별 이상이 없나보네."

"..아,아...?"

잠시 후,소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바람소리가,점점 목소리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

"아,이제 목소리가 나오는건가?"

"..뭐,야..?"

소녀는 손가락으로 여성을 가리키며 물었다.

"45,그럴때는 뭐야,가 아니라 누구-?라는 표현을 쓰는거란다.

자,해볼까?"

"...누,구?"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다시금 말을 입에 담았다.

"옳지,잘했어요."

그 모습이 만족스러웠는지,여성은 미소를 지으며,철창 너머로 손가락을 넣어,머리를 만져주었다.

그게 기분이 좋다고 인식한것일까,소녀는 동물처럼 눈을 감고 만져지는것에 집중했다.

"질문을 받았으면 대답을 해줘야겠지...으음,누구..라..

많은 걸 말해줄 순 없지만,난,너의,친구야."

소녀가 알 수 있게,전하는 말을 한 마디씩,또박또박 말해주었다.

"친구...누구?"

"그런 걸 물을 때,뭐냐는 표현을 쓰는거란다,다시 해볼까?"

"..친구,뭐야?"

"지금 이렇게,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걸 뜻하는거지."

"..?"

"아직은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될거야,하나씩."

다시금 손가락으로 머리를 만져주며,두 사람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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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45에게는 시간의 개념이 없었다.


잠에서 깨어나,흰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실험'이라는 여러가지 일을 당하고.

실험이 끝나면 회복용 실린더에 넣어져 다시금 잠들뿐이었다.

실린더에 넣어지기 전의 잠시동안의 시간.

매일같이 자신에게 찾아와주는 여성과의 대화.

45에게는 그 잠시동안이,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지나고, '학습'이라는 일로 여러 지식이 머리에 쑤셔넣어져,처음에 눈이 떠졌을 때 보다는 

점점 사람답게 되어갔다.

"...그게,무슨 소리죠?"

"이번이 마지막 카운슬링입니다,이번 카운슬링을 기점으로,그녀의 [병기화]가 진행될것입니다."

"...병기.."

"네,그녀에게 기본적인 지식은 성공적으로 주입됬고,신체능력도 조정되었습니다.

이제..무기에겐 불 필요한 감정을,'지워내는 일'이 남았죠."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장신의 연구원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

"..감정을,지운다고요?"

"더 이상의 정보는 그쪽이 알 권리가 없습니다."

감정을 지운다는 말을 마치 오늘의 일정을 짜는 것 처럼 무덤덤하게,오히려 눈웃음마저 지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그가,여성에게는 오히려 감정이 지워진것처럼 보였다.

카운슬링이라고 하면서도,자신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몰랐다,그런 걸 알 수 있는 직급이 아니기도 했다.

그저 눈 앞의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고,웃으면 될 뿐일 그런 일이라고,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과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소녀가,소녀라고..아니,사람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생명이 되어버린다.

그 사실이,그녀에게 반발을 이끌어냈고.

"누가,재질문을 허가했죠?"

그는 그런 반발을 용인할 만큼,눈에 보이는대로의 나긋나긋한 남자가 아니었다.

뺨을 얻어맞고서,나가 떨어져버린 여성은,아무 말도 더 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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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언니다!"

격리구역안의 문을 열자,소녀가 해맑은 웃음과 함께 맞이해주었다.

긴 시간동안 여러가지 처치를 받은 그녀는,처음의 아기와 비슷하던 수준이 아닌,

생긴 모습 그대로의 또래들과 비슷한..감정이 풍부하고,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45,잘 지내고 있었어?"

"응!"

어느새 버릇처럼 되어버린 손가락으로 쓰다듬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우울해보여."

어린 아이의 눈은 어른보다도 정확하다고 하던가.

여성이 평소보다 기운이 없는것을 눈치챈 듯이,걱정스러운 듯한 목소리였다.

여성은 소녀를 유심히 살펴봤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백발,처음엔 흑발이었으나 온갖 실험으로 인해 체력이 빠져 희게 탈색된것이다.

작은 몸집,마찬가지로 실험에 고통받으면서,제대로 된 식사 하나조차 챙기지 못해 자라지 못했다.

더군다나 군데군데 붕대로 대충 감겨있지만,몸 곳곳에는 온갖 상처가 무성했다.

이 아이는,지금까지 갖은 고통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 아이가,감정을..마음을 잃고서,무기로써 살아가게 될 고통을 생각하니..

"..왜,울고있어?"

여성의 얼굴은,어느새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 아이는 사람이 아니다,인공적인 생명쳬다.

자신이 지금부터 할 짓이,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눈물을 흘리면서도 헛웃음이 나왔다.

사람도 아닌 저것에게,정이라도 붙어버린 것일까?

아냐,아니다.

확실히 인공적인 생물이다,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소녀는,사람이며,생물임을 따지기 이전에 생명이다.

마음이 있고,감정으로 표정을 지을 줄 알며,지금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줄 수도 있는,귀중한 생명이다.

눈물을 닦으며,호주머니에서 모든 연구원에게 호신용으로 지급되는 총을 꺼내 쥐었다.

"..언니?"

굳은 결의가 새겨진 눈으로,감옥의 자물쇠에 총을 갖다대고,그대로 쏜다.

"..아프겠지만 조금만 참아."

강렬한 총성,그리고 감옥안으로 들어가 소녀의 뒷목에 총을 대고 발사해,위상력 억제 기계를 도려냈다.

"...아얏?!"

보통 사람이라면 목에 총을 맞은것으로 즉사하겠지만,소녀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도 아니고,수 없이 많은 실험으로 강화된 육체인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목에 난 상처가 빠르게 사라졌다.

"..뭘,하는거야?"

감옥 문이 열리고,그녀를 제어하던 장치마저 소실되었다.

엄청난 볼륨으로 사옥 전체에 경고음이 울렸다.

곧 수 많은 경비병들과 클로저들이 이 곳에 도착할테고,여성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45,잘 들어."

..시간이 많이 없다,많은 말을 해줄 수 없다.

마지막 순간인데도,가슴 속에 응어리치는 이 수 많은 말들을 전해주지 못한것이 안타까워서,또 눈물이 흘러나왔다.

"..계속,울고있네."

소녀가 눈물을 닦아준다.

위로를 해줘야 할 상황에 받아버리다니,약간 바보같아져서 또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또 그러네."

"..45."

"응..?"

그녀도 지금 이 상황에 불안감이란걸 느끼고 있을 터이다,그녀의 눈엔 확실히 불안함이 보였다.

그것을,없애주어야 한다.

"..넌 이제,45가 아냐."

"...무슨,소리야?"

"실험체 0-45가 아니라,넌 그저 너일뿐이야.

이 언니가,이야기 해줬지?

이 건물밖에는,많은 것이 있다고.

푸른 하늘이 있고,밝은 태양이 있고,수 많은 사람들이 있을거야.

넌 이제..응,자유야.

느끼고 싶은 걸,느낄 수 있어,하고 싶은걸 할 수있고,보고 싶은것도 마음껏 볼 수있어..

그러니까,도망쳐서..꼭,살아남아야만 해."

"....언니?"

갑작스러운 상황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 것이리라,소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몸은,마음은 이해를 하는 것일련지,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그러고보니,이만큼 지내면서 말이야,이름..얘기 해주지도 않았었네?"

"...이름?"

발소리가 들려온다,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죽음이 곧 자신을 집어삼킬 것임을,느끼면서도 떨지 않고서 웃으며 이야기했다.

이 아이의 앞에서,더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다.

"..세리스..세리스 리노아..이 언니의,멋진 이름이란다?"

"..세리스...언니.."

"..이 언니는..너를 사랑......."

총성이 울렸다,사신의 낫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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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더 이상 그녀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아니,할 수 없었다.

죽었다.

다시는 말을 할 수도,그 손가락으로 자신을 쓰다듬어 주는 것도,진심어린 미소를 보여주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저 빌어쳐먹을 여자가,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저런 ** 짓을 해?

당장 구속해라,죽이지는 말고!!"

"아......."

"제어장치로 당장....어라?목 부분에 심어뒀던..칩이.."

난사되는 총탄,그리고 시끄럽게 흩날리는 폭발음.

하지만 그들은 뒤늦게,자신들의 잘못을 깨달았다.

"........죽인,거야?"

왠만한 차원종들은 순식간에 사멸해버릴 정도의 화력을 퍼부었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눈 앞에 멀쩡히 있는 저 소녀는,

인간의 탈을 쓴..재앙이라고.

"..지금 당장.."

"..없애버리겠어!!" 

"도망쳐라!!!"

소녀가 정신을 차렸을때 즈음엔,눈 앞의 모든것이 사라져 있었다.

시체도,건물의 파편조차도.

"...언니.."

보호해낸 세리스의 시체를 안은채로,그저 하염없이.울고 있었다.

"저기다!,목표물을 찾아냈다!"

"포획할 수 없으면 바로 처분해버리라는 명령이다,쏴라!!"

다 없애버린줄만 알았던 사람들이,다시금 몰려온다.

'살아남아야..해?'

언니의 그 말이,머리 속에 남아있었다.

이 곳에 계속 있다간,죽어버릴 것이다.

언니의 마지막 말을,유지를..결코,저버릴 수는 없다.

"..목표 대상,소실!"

"..죽은건가?"

"..죽은게 아니라,다른 지역으로 전이해버린것..같습니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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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의 차원종 섬멸 확인,임무 완수했습니다,복귀하도록 할게요,유정 언니."

"끝났으면 이제 해산해도 되는거지?"

"게임기나 끄고 말해,이세하."

"안돼,이제 보스라고."

"..너!"

장소는 바뀌어,차원종들의 잔해가 너저분하게 흩뜨려진,저녁노을이 지고있는 청담대교.

이 곳에 출현한 차원종들을 모두 격파하는 임무를 끝마친 검은양 팀은,각자 집으로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었다.

"너넨 그렇게 싸우는거 질리지도 않아-?"

"이게 싸우는거냐,쟤가 멋대로 화내고 삐지고 혼자 북 치고 장구치는 거라면 몰라도."

"..말 다 했겠다?"

"...?,야! 메모리카드를 빼내버리면 어떡해!,세이브도 안했다고!"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어쨌든 내놔!"

"또 그런다 또~"

"형,누나들!저기 골목에 사람이 있는데요?"

"...사람?"

"민간인일지도 몰라,어서 가자."

그 곳에 있는것은,

"..어린,여자애?"

쓰러져 있는,한 생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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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처음 써보는 팬소설이네요,재미가 있을지는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많이들 봐주시고 가면 감사하겠습니다.
시간대는 뭐라고 확실히는 말 못하겠지만 검은양팀들이 정식요원 되기는 전이네요,굳굳이 따지자면 신강고정도 될련지.
볼 가치가 있을 글이지는....모르겠지만 댓글이라던가 달아주시면 기쁠거에요!
2024-10-24 23:18:0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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