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5화) - 범죄 조직에 휘말리다 (1)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12-04 2

어제 저녁에 글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급하게 일이 생겨서 시간이 지체되어버리는 바람에 못 올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제까지 적다 남은 글을 마저 다 적고 지금이라도 이렇게 올립니다

제 시간에 글을 올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메테우스의 제안으로 인류는 우주 저편에서 독자적인 문명을 이루고 사는 종족들을 찾아 나서고 그들과의 교류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현재, 인류는 우주 곳곳의 여러 종족들과 교류하며 완전히 우주로 진출해 모든 종족의 중심에서 그 위상을 떨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좋은 영향만을 끼치게 된 것은 아니다. 바라봐야할 세계가 넓어지면서 다른 종족들 가운데서 발생하는 문제에도 종종 엮일 때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문제가 이곳 신서울 안에서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
.
.
.
.

여느때와 다름없이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고 조례 시간이 되어서 담임 교사인 이리스가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리스가 교실로 들어오자마자 떠들썩하던 교실 안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전원 자리에 앉아 정숙하고 이리스가 말하는 전달사항을 듣고 있었다. 조례 시간이 끝나갈 쯤에 이리스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의 또 다른 전달사항을 추가적으로 학생들에게 말해주었다.


"자, 모두들. 어제 뉴스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어제 저녁 9시경에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각종 악행을 일삼는 범죄 조직이 지구에 몰래 불법 입국을 했다고 해. 그것도 신서울 근처에 말이야. 그래서 어제 유니온은 신서울 전체에 비상령을 내렸고, 도시 곳곳에 클로저 요원들이 배치됐어. 아마 등교하면서 몇몇 클로저들을 봤을거라 생각해. 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니까 다들 혼자 다니지 말고 여럿이서, 그리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즉시 유니온에 신고하고. 알았지? 그럼 다들, 종례 시간때 보자~"


조례가 끝나고 이리스는 교실 문밖으로 나갔다. 이리스가 나가고 난 뒤에 이세희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범죄 조직이라니... 설마 정말로 마주치지는 않겠지...?"


그런 이세희의 혼잣말을 들은 이천용이 이세희의 옆으로 다가와 자신만만한 표정과 목소리로


"너무 걱정하지 마, 세희야. 혹시라도 정말 그런 녀석들이 너를 노리게 된다면 내가 이 주먹으로 날려줄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이세희를 안심시켜주려는 듯이 말하였다. 효과가 있는 모양인지 이천용의 말을 듣고 이세희는 조금씩 안심하였다.


"고마워, 천용아. 그렇게 말해주니까 정말로 든든해."


"하하, 그런가?"


'아따 문디 시키, 아주 좋아 죽는구마."
"말은 고렇게 해도 진짜로 다이다이 깐다거나 그런 생각은 하지 마래이. 듣자하니 금마들, 상당히 위험한 시키들이란다."


"알았다, 알았어. 너도 걱정일랑 붙들어매셔."


"하이고... 그케 말하니까 내가 다 불안타. 쨌든, 이동 수업 시작한다카니 후딱 튀가자."
.
.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오후 5시가 지나 방과후가 되었다. 학생들은 하나 둘씩 짐을 챙기고 집으로 하교하고 있었다. 이천용과 이세희, 그리고 박창우도 마찬가지로 하교하여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럼 내는 먼저 가본데이."


학교에서 나오고 조금 걸었을 때, 박창우는 한 발 먼저 두 사람의 집이랑은 다른 방향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갔다. 그렇게 박창우와 헤어지고 이천용과 이세희는 단 둘이서 도로를 걸어가고 있었다.


"......"


"......"


서로 좋아하며 사귀게 된 사이라고는 해도,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가 이렇게 길가를 단 둘이서 걸어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기에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조용히 얼굴을 약간 붉힌 채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얼마쯤 걷다가 갈림길이 나왔을 때, 이세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집은 이쪽이니까 가볼께. 천용아, 그럼 내일 보자."


"아, 응. 잘 가."


이천용에게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이세희는 부끄러워하는 사람처럼 빠르게 몸을 그 길로 돌려 걸어갔다. 이천용은 그런 이세희의 뒷모습을 잠깐 동안 바라보다가,


"... 세희야!"


"어?"


멀어져가는 이세희를 불렀다. 이세희는 이천용이 자신을 부르자 놀라며 뒤돌아 이천용을 보았다. 이천용은 잠깐 입을 우물거리더니 곧 다시 입을 열며 말하였다.


"괜찮다면 집까지 바래다줄께."


"... 어어?"


"아, 그러니까 그게... 그래, 범죄 조직. 혹시라도 너 혼자 가다가 오늘 아침에 말했던 것처럼 정말 범죄 조직의 녀석들이랑 만나게 될 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되면 내가 널 지켜준다고 했으니까... 아무튼 그래."


"어... 응... 상관은 없지만..."


집까지 바래다준다는 말에 조금 더 얼굴을 붉히면서 당황하던 이세희였지만, 거절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알았어. 그럼 집까지 바래다줄께."


"응, 고마워."


갈림길에서 헤어지려다가 이천용이 집까지 바래다준다는 말 때문에 두 사람은 다시 단 둘이서 이세희의 집까지 나란히 걸어갔다. 그래도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는 고쳐지지 않고 있었다.


'아아, 미치겠네! 뭐야, 이 어색한 분위기는!? 뭐라도 말을 꺼내야..."


"저... 천용아."


"ㅇ, 어?"


이천용이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깰만한 대화 내용을 생각하던 때에 이세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 뜬금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너는 이 다음에 뭘 하고 싶어?"


"뭘 하고 싶냐니?"


"그러니까 뭐랄까... 그래, 장래희망 같은 거 말이야. 그러고보니 전에 천용이 네가 그 선배한테서 날 구해줄 때 보여준 실력이 굉장했는데, 혹시 클로저를 목표로 하는거야?"


"아니, 그건 아니야. 실력은 그냥 여태까지 다른 녀석들하고 치고박고 싸우면서 자연스레 향상된거고. 사실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명확한 장래희망 같은 건 없어. 아니, 생각해본 적도 없으려나."


"그렇구나..."


"그래도 말이야. 장래희망 같은 건 없어도 당장의 목표는 가지고 있어."


"당장의 목표?"


"어. 지금보다 더 강해질거야.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너ㄹ..."


철퍽-


이천용의 말이 끝나기 직전에 두 사람의 발밑에서 뭔가가 물 같은 것이 철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최근 비가 내린 적도 없는데 왜 발밑에서 물을 밟아 철퍽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인지 의아했던 두 사람은 발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발밑에는 불그스름한 액체로 만들어진 작은 물웅덩이가 있었다. 


"뭐야 이거? 물이 왜 이렇게 빨갛지?"


"그러게..."


"... 잠깐만, 이거... 물이 아니야...!"


"뭐?"


이천용은 발밑의 붉은 물웅덩이를 잠깐 동안 유심히 바라보다가 서서히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고는 조금씩 떨리는 손을 갖다대고 손가락으로 그 붉은 물웅덩이를 살짝 훑은 다음에 눈앞에서 가까이 살폈다. 그리고 알아버린 충격적인 사실, 그건 단순히 색깔이 붉은 물이 아니었다.


"이거... '피'야...!"


"...피?!"


"틀림없어..."


그건 물이 아니라 바로 사람의 '피'였고, 두 사람이 발을 들인 그 물웅덩이는 사람의 '피'로 만들어진 피웅덩이였던 것이다. 그것이 피웅덩이라는 사실을 듣고 이세희는 경악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려 하였다.


"아아... 꺄아ㅇ..."


"쉿!"


이세희가 비명을 지르기 직전에 이천용이 손으로 이세희의 입을 빠르게 틀어막으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주었다. 이천용은 이세희의 입을 틀어막은 채 그 자리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이세희의 귀에다 귓속말을 하였다.


"이 피...인체에서 나오게 된 지 얼마 안 됐어. 만약 이게 누군가에 의한 '살인' 같은 거라면 범인은 아직 근처에 있을지도 몰라. 그러면 여기서 크게 소리를 냈다가는 들킬 지도 모르니까 조용히 해야돼, 알았지?"


"..."


이세희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이천용은 이세희의 입을 틀어막던 손을 다시 거두고, 이세희는 놀란 가슴을 천천히 진정시켰다. 


"... 이 혈흔, 이 피웅덩이와 이어져있어. 한 번 조심히 따라가서 살펴봐야겠으니까 세희야, 너는 신고를 하고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


이천용은 피웅덩이에서 이어져있는 혈흔을 보고는 그 혈흔을 따라 자신이 살펴보고 오겠으니 이세희에게는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신고를 하고 제자리에서 기다려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세희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기다리는 것을 거부하였다.


"나도 따라갈래."


"뭐? 하지만 위험해질 수도..."
'아니... 다시 생각해보자. 이 주변에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있다면 서로 떨어지는 것보다 함께 다니는 게 세희에게 있어서 더 안전할 지도 몰라...'
"...그래, 알았어. 그럼 조심히 따라와."


"응."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벽에 기대어 몸을 최대한 숨긴 채 천천히 피웅덩이에서 이어지는 혈흔을 따라가보았다. 따라갈수록 혈흔이 적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처음 때보다 더욱 많아져가고 있었다. 그런 혈흔을 자꾸만 보고 있자니 이세희는 구역질이라도 날 것만 같았지만 꾹 참고 이천용을 따라갔다. 혈흔을 따라가던 두 사람은 곧 어느 골목길에 접어들었다. 


"...!"


골목의 안으로 들어오자, 그 골목의 벽 전체는 마치 페인트칠을 한 것처럼 사람의 피로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피의 출처를 보여주듯이 땅바닥에는 사람의 몸으로 쳐서는 안 되는 장난을 친 듯이 참혹하게 죽어있는 사람의 시체가 신체의 일부분들이 몸에서 달아나 여기저기 널린 채 널부러져 있었다. 그런 시체들 가운데 온전한 모습으로, 그리고 살아서 그 시체들을 밟고 서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망토를 입고 있어서 몸이 어떤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머리에는 뿔인지 귀인지 헷갈릴 것처럼 생긴 길고 뾰족한 무언가가 돋아나 있고 크고 작은 흉터들이 여럿 있었다. 그 광경을 만든 장본인으로 보이는 그는 시체들을 내려다보면서 기분나쁘게 웃고 있었다.


"우읍...!"


피를 보고도 잘 참고 있던 이천용도 그런 끔찍한 광경을 보니 역시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때,


"아... 아..."


"! 안돼, 세희ㅇ..."


"꺄아아아아아악!!!"


그 광경을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이세희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잊고 자기도 모르게 그만 크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응?!"


이세희의 비명소리를 들은 그는 기분나쁘게 내던 웃음을 멈추고 곧장 두 사람이 있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이천용과 이세희를 발견하고는 1~2초 정도 바라보다가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의 썩소를 짓더니 두 사람을 향해 접근하였다.


"**!"


자신들의 존재를 들키고 이천용은 이세희의 앞을 가로막아 서서 양손으로 주먹을 쥐고 맞설 자세를 취하였다. 


"키하하하!!!"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그저 눈앞의 두 사람을 죽일 수 있어 즐겁다는 얼굴로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두 사람을 향해 덤벼들었다. 그는 망토로 가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빠르게 앞에 있는 이천용에게 휘둘렀다. 그건 날카로운 날을 가진 검이었다. 


'읏!'
"세희야! 미안!"


"꺅!"


이천용은 뒤에 있는 이세희를 그 자리에서 밀어낸 다음에 몸을 돌려 그가 휘두르는 검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내었다.


"크핫!'


퍼억-!


"컥?!"


이천용이 검을 피해도 그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곧바로 다른 한 손으로 주먹을 쥐어 이천용의 늑골 부위를 가격하였다. 그 주먹에 늑골을 맞은 이천용은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천용... 앗...!"


"키케케!"


이천용을 쓰러트리자마자 그는 이천용의 뒤에 넘어져있는 이세희에게 덤벼들었다. 이세희는 피할 생각조차 못하고 양손으로 앞을 가려 눈을 질끈 감았다. 곧 그의 검이 이세희의 정수리를 내리치기 직전,


"이 자식이!!!"


이천용의 주먹이 한 발 먼저 그의 몸에 적중하였다. 이천용의 주먹에 맞은 그는 약간 날려졌다가 아무렇지 않게 사뿐히 착지하였다.


"세희야, 괜찮아?"


"으, 응... 난 괜찮아. 고마워, 천용아..."


"다행이다."
'그보다 저 녀석... 상당히 강해...'
"세희야, 여긴 나한테 맡기고 너는 주변에 있는 클로저들에게 지금 이 상황을 알려줘."


"뭐? 하지만...!"


이세희는 이천용을 혼자 두고 갈 수는 없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그 말을 하려던 찰나에 이세희는 생각했다. 자신이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오히려 이천용의 발목만 잡을 것이라고. 그럴 바에는 이천용의 말에 따라 주변에 있는 클로저들에게 이 상황을 빨리 알리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이다.


"... 알았어."


"그래, 어서 가!"


"꼭 무사해야 해, 천용아!"


클로저들을 불러오기 전까지 꼭 무사하라는 말을 하고 이세희는 클로저들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그가 달려가는 이세희를 뒤쫓아가려 하였지만 그 앞을 이천용이 재빠르게 가로막아섰다.


"어딜? 너... 어제 불법 입국해왔다는 범죄 조직의 일원이지?"


"키키, 그렇다면 어쩔건데?"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그런 짓? 아아, 이 별의 주민들을 죽인 것 말이냐? 키킥, 그런 짓을 한 데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어. 그냥 죽이는 게 즐거우니까 죽인거야. 처음 느껴보는 '고기'를 자르는 손맛이 아주 좋았지, 키키키!"


"뭐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였다고?!"


그저 타인을 죽이는 것이 즐거우니까 죽였다,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에 이천용은 표정이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지며 눈을 부릅 떴다.


"웃기지 마, 이 ***아!"


격분한 이천용은 주먹을 앞세우며 돌진하였다.


"멍청한 녀석!"


돌진해오는 이천용을 피하지 않고 그는 손에 쥐고 있는 검을 들고 돌진해오는 이천용을 그대로 양단해버리려 하였다.


"죽어랏!"


그는 검을 내리쳤다. 그런데,


"크읏!"


"!"


그의 검은 이천용을 양단하지 못하고 이천용의 머리에 닿기 직전에 이천용이 양손으로 칼날잡기를 하여 검을 막아내었다. 


"헤헷, 막았다고."


"그래, '양손'으로 말이지."


스릉-


"뭐?!"


그는 다른 한 손으로 품속에서 또 다른 검을 하나 더 빼들었다. 이천용은 그가 노린 것이 자신의 양손을 쓰지 못하는 틈을 노린 것이라고 생각하여 크게 당황하였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휙-!


"...!?"


그는 품속에서 빼든 또 하나의 검으로 이천용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천용의 뒤를 향해 던지는 것이었다. 이천용은 대체 왜 그러는가 싶었는데, 검을 던진 방향의 자신의 '뒤'라는 사실에 이천용은 그가 정말로 노린 것이 무엇이었는지 눈치챘다.


"세희야아!!!"


"어?!"


그가 노린 것은 달아나는 이세희였다. 그가 던진 검은 이세희를 향해 똑바로,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이세희가 이천용의 목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봤을 때는 이미 검이 불과 1m도 채 되지 않은 거리까지 날아온 상태였다.


"아..."


"젠자아아앙!!!"


이천용은 반사적으로 검을 잡고 있던 양손 중 한 손을 거두고 그 손으로 주먹을 쥐어 이세희를 향해 날아가는 검이 있는 방향의 허공에다가 내질렀다. 그러자,


휘청-


"?!"
'궤도가 비틀렸어?'


날아가는 검의 궤도가 약간 비틀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푸욱-


"아악!"


궤도가 비틀렸어도 약간 그랬을 뿐이었고, 검은 이세희의 오른쪽 어깨에 '푸욱-'소리를 내며 꽂혔다. 어깨에 검이 꽂힌 이세희는 짧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앞으로 넘어졌다. 


"으으..."


넘어진 이세희는 검이 꽂힌 오른쪽 어깨에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작은 신음소리를 내다가 얼마 안가 기절하여 바닥에 고개를 떨어트렸다.


"세희야!"


"내 검, 놔버렸군?"


"!"


촤악-!


"크아악!"


이천용이 반사적으로 검을 잡고 있던 양손 중 한 손을 거두고 주먹을 내질렀던 탓에 검을 놔버린 것을 그는 놓치지 않고 단숨에 이천용의 몸을 내려벴다. 몸에서 피가 흩뿌려지며 이천용은 그대로 쓰러졌다.


"......"
'반사적으로 움직여 치명상을 피한건가? 제법 좋은 반응을 보이는군.'


"크으... 으윽..."


'뭐, 상관없지.'
"그럼 이걸로 끝이다!'


"읏...!"


마무리를 짓기 위해 그는 쓰러진 이천용을 향해 다시 한 번 검을 내리치려 하였다. 바로 그때,


콱-!


"우읏?!'


희미한 빛을 띠는 여러 개의 포승줄이 갑자기 나타나 그의 몸을 옴짝달싹 못하도록 결박시켜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뭐야, 이건?! ... 응?"


"끝난 건 네놈이다."


콰직-!!


"으게에엑!!!"


하늘색의 삐죽삐죽한 머리에 사나운 눈매를 한 어떤 남자가 공중에서 빠르게 내려와 한 손으로 그의 뒤통수를 잡아채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아버린 것이었다. 단지 그 뿐만이었는데도 그 주변이 아주 잠깐 뒤흔들렸고 그의 머리가 처박힌 자리에서 시작해 땅이 조금씩 갈라져 있었다.


"불법 입국했다고 한 지 얼마 됐다고 빨리도 모습을 드러내주시는구만, 조무래기 녀석."


"...?"
'누구지...?'


"그리고... 어이, 괜찮냐? 애송이."


"으... 으..."


그를 순식간에 제압해버린 것이 누구인지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이천용은 피를 너무 흘린 탓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쳇, 기절했나. 뭐, 자세한 얘기는 정신이 들었을 때 캐물어봐야겠군."


"대장님!"


"이제 오면 어떡하냐? 빨리 좀 다녀라. 아니면 언젠가 한 번 부대원들 전원 다시 단련시켜주랴?"


"대장님이 너무 빠르신겁니다... 그보다 이 아이들은... 헉!"


"놀라는 건 그쯤 해둬, 이런 일 하면서 다친 녀석이나 죽은 녀석을 한두 번 본 것도 아닐 거 아냐? 어쨌든 어서 병원에나 데리고 가서 치료받게 해. 이 녀석들한테는 물어볼 게 있으니까."
'그건 그렇고... 저 계집애는 분명 이세하 녀석의 딸이잖아? 이세하 그 녀석, 이 일을 알면 방방 날뛰겠군.'
"자, 그럼..."


텁-


"우억...!"


"같이 좀 따라와주셔야겠어, 조무래기 씨."
.
.
.
.

"그 녀석이 잡혔다고?"


"예."


"멍청한 놈, 살인을 못한 탓에 금단 현상이 일어난다면서 제멋대로 뛰쳐나갔다가 한심하게 잡히는 꼴이라니..."


"그런데 첩보원의 보고에 따르면 그 녀석을 붙잡은 자는 우주 경찰의 최고 정예부대인 '늑대개'팀의 대장이라고 합니다."


"뭐야? 그런 거물 녀석이 직접 나타났다고? 이거 일이 조금 곤란하게 돼었군..."




------------------------------------------------------------------------------------------


리멬 전의 시즌3를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알다시피

이세하는 '딸바보' 아버지입니다


쟤들은 ㅈ된거죠




2024-10-24 23:17:5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