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2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0-23 5

점심 식사 후에 우리는 추가적으로 의뢰를 실행하기로 했다. 몬스터 토벌같은 것을 해야겠지? 그래야 두 사람이 전투 경험을 쌓고 더 성장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린제에게 빌린 마법서를 읽으면서 몇 가지 마법을 터득했다. 속성마법은 주문이 길어서 외우기는 쉽지 않았지만 무속성 마법은 영창이 짧아서인지 외우기가 쉬운 편이었다. 일단 내가 익힌 마법은 빛 속성 마법인 [하이 힐], 기본적으로 [힐] 마법이라는 기본 치료가 있지만 그보다 더 수준이 높은 [하이 힐]이라는 치료마법이 있다. 보통 힐 마법은 체력을 소량으로 회복시키는 마법으로 안다. 마력의 세기가 강할 수록 회복량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치명상이나 죽을 위기에 처했을 상황일 때 한번에 완치가 가능한 고등마법이었다. 그만큼 마나의 소비가 늘어나는 셈이지만 말이다.


그 외에 몇 가지 마법이 있다. 추후에 계속 공부해서 마법을 익힐 생각이었지만 린제가 쓴 [파이어 스톰], 그리고 에르제가 쓴 [부스트], 전에 모몬트가 쓴 [파워 라이즈], 감각 확장마법인 [롱 센스], 작은 물건을 끌어올 수 있는 [어포트], 물질에 마법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 [인첸트], 그리고 찾고자 하는 대상을 검색할 수 있는 [서치],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를 탐지하고 그것을 투시로 볼 수 있는 [디텍티브], 마지막으로 성가신 사람을 상대할 때 쓸 수 있는 마찰을 없애는 마법인 [슬립] 등을 익혔다.


어디 보자, 이번에는 의뢰를 찾아보려고 하는데 보수가 제법 괜찮은 의뢰가 있다. 골드 1개, 메가 슬라임 토벌. 슬라임 중에서 가장 커다랗고 독성 공격이 있는 특징이 있다고 되어있다. 이 의뢰는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두 사람이 동시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어, 저기... 왜들 그러는 거야?"

"슬라임은 끈적끈적해서 싫어. 생리적으로 안 맞아."

"맞아요!"

"에? 무슨 말이야?"

"무엇보다 그린 슬라임은 우리 옷을 녹일 수 있다고."


슬라임의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치는 모양이다. 나참, 우리는 메가 슬라임을 토벌하는 거지 그린 슬라임을 토벌하러 가는 게 아닌데 말이다. 끈적거리고 징그러운 몬스터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면서 반대의사를 보였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싫어한다는데 억지로 하게 할 수도 없으니 다른 걸 고를 수밖에 없었다.


"어디, 그럼 이건 어때? 왕도로 편지를 전달하는 의뢰야. 보수는 실버 8개네."

"왕도까지? 으음."

"모처럼 왕도에 가서 너희가 필요한 장비를 구입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잖아. 5일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응. 그걸로 하자."


에르제의 동의에 린제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도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그 의뢰를 가지고 길드에 접수하러 갔다. 이번 의뢰자는 나도 잘 아는 인물, 옷가게를 경영하는 자낙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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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십시요. 응? 오오, 이새야 공. 오랜만이구만."

"잘 지내셨어요? 자낙씨? 오늘은 길드에 접수하신 의뢰 때문에 왔어요."

"오오, 그렇구만. 이쪽으로 와주게. 여기 손님들에게 차를 내오게나."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신 모양이다. 우리를 손님용 테이블로 안내하여 앉힌 뒤에 자낙씨는 내 옆에 앉아서 혹시 여자친구들이냐고 묻자 두 사람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 아니라고 손짓을 했다. 전에는 나 혼자였는데 지금은 여자 두명과 동행하니 그렇게 보인 모양이다. 아니, 내가 무슨 양다리 걸치는 사람인 줄 아셨나? 하나같이 이상한 소리하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 건지 모르겠다. 나는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말하자 자낙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우리에게 말을 했다.


"왕도에 사는 내 친구에게 편지를 전해주었으면 하네. 편지를 전달하는 전령사에게 부탁했지만 왕도까지 편지를 전해주려면 가는 길에 몬스터나 도적을 만나서 못 전해줄까봐 두려워서 갈 수가 없다고 말하니 말일세. 그래서 모험가들에게 부탁하려고 의뢰를 신청했었네."

"그랬었군요."

"자네들이라면 틀림없이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 거라 믿네. 여기 찾아가는 길을 적은 것을 받게. 아, 물론 경비를 지원해주겠네. 마차를 타고가면 될 거야."


마차? 아, 처음에 이세계에 왔을 때 마차 바퀴자국을 본 게 생각이 났다. 그걸 보고 내가 마을까지 찾아올 수 있었지. 여기 세계도 마차가 있긴 있었구나. 기사단이 마을안내를 해주었을 때 마굿간을 찾은 적이 있었다. 거기서 마차를 빌릴 수도 있었고 말이다. 쓸 때 정식적인 절차를 밟는다고 알고 있다. 아마 분실할 때를 대비하는 걸로 신분을 등록하는 거겠지.


"여기 차가 나왔습니다."

"오오, 이쪽으로 손님들 먼저 주게."


자낙씨는 이 옷가게의 주인이었고, 차를 나눠주는 여성은 그의 비서인 모양이었다. 원래세계에서는 커피도 마셔**만 이세계의 차도 맛이 있다. 속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게 아주 좋은 것이다.


"그건 그렇고, 자네 소문은 들었네. 기사단을 도와서 그 악명높은 자를 잡았다지?"

"네? 아... 네."


모몬트 일에 대해서 소문이 쫙 퍼진 모양이다. 하긴 여기 오기 전부터 시선을 받기도 했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에르제와 린제와 같이 다녀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눈에 띄는 존재가 되어버린 상태이기에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그런 것이었다.


"저번에 본 그 옷 말인데... 역시 팔면 안 될까?"

"죄송하지만 안 됩니다."


**, 이 아저씨가 아직도 그 요원복을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그만 단념할 때 되지 않았나? 너무 그렇게 집착하면 인성이 안좋아져요. 이번에 갈 때 기사단의 도움을 생각해보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거 같았다. 일단 마을 지도를 받고 몬스터 출몰지역이 낮은 곳으로만 다니면 충돌할 위험이 없었다. 마차를 타고 있는 데 갑자기 기습당하면 아무리 나라도 당황하면서 두 사람을 지키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무슨 옷 말하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에르제와 린제는 내 요원복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 그들 앞에서 입은 적이 없었으니까, 괜히 수상한 사람 취급받을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내 건 블레이드도 금이 간 상태로 그대로 나두었고, 여관에서 누가 손을 대는 게 아닌가 불안해 했었다. 문은 제대로 잠그고 나왔나 하는 생각에 다시 여관으로 돌아갈지 고민이 되었다.


"아무튼 잘 부탁하겠네."

"네. 맡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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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굿간에서 마차를 10일정도 빌리기로 했다. 하루에 금화 1개라니 이거야 원, 그동안 돈을 모아서 다행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못할 뻔했다. 금화 10개를 지불하고 우리는 마차를 타고 왕도로 향한다. 에르제와 린제는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말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고향에서 여기까지 오는데도 지인이 마차를 보내줘서 타고 온 거라고 했고 말이다. 말 다루는 법은 여기 세계에서는 어렵지 않는 모양이다. 아무나 다 배우네. 나는 말 다루기가 싫어서 안배우려고 하지만 말이다. 사이킥 무브로 계속 뛰어다니면 눈에 많이 띄니까 나도 이참에 말 다루는 법을 배워야될 지도 모르겠다.


"으음."


추가적으로 마법서에 기록된 마법을 더 익히려고 했다. 일단 한번씩 다 사용해보기도 했다. 멀리 있는 돌맹이를 내 손에 쥐게 만들게 하는 [어포트], 이거 꽤 쓸만하다. 다만 작은 물건이라 했으니 큰 물건은 안 된다는 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편지 받는 사람의 장소는 [서치] 마법으로 금방 찾는 것도 가능하다. 적당히 걸어가다가 찾으면 될 일, 오호라... 이거 쓸만한데? 굳이 자낙씨가 적어준 길 안내서를 볼 필요가 없었다. 기사단과 왕도에 한번 가본 적 있으니까 지금 마부 역할을 하고 있는 린제에게 길을 내가 안내해주면 되는 일이었다. 시간에 따라서 두 사람이 교대를 한다고 하니 나 혼자만 놀고 있는 거 같아 심리적으로 매우 불편했다.


"저기, 새야야. 어떻게 모몬트를 쓰러뜨린 거야?"

"어? 아... 전에도 말하지 않았어? 기사단과 같이 협동해서 겨우 이겼다고."

"거짓말 하지마. 기사들의 힘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알고 있거든. 그런 괴물에게 기사단이 도움이 될 리가 없어. 새야 네가 참전하니까 이겼다는 건 말이 안 돼."


으윽, 에르제는 내 속을 다 뚫어보는 건가? 어떻게 이렇게 핵심을 잘 잡지? 미카 누나도 내게 정곡을 찌르더니, 혹시 이런 점은 누나에게 배운 거 아닐까? 무슨 거짓말 탐지기도 아니고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리고 기사단장님도 너에게만 의뢰를 한 것도 납득이 안 된단 말이야. 길드 총수님과도 친한 편이라지? 아무래도 수상해. 너 정체가 대체 뭐야?"

"아... 저기... 그러니까..."


뭐라고 말해야되지? 위상능력자라고 말하면 그게 뭐냐면서 안 믿을 게 뻔했고, 그렇다고 착각이라고 말하자니 수상하다면서 강한 살기를 보낼 게 뻔했다. 원래세계도 그렇고 이세계도 그렇고 나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여자들이 있긴 있구나. 앞으로 살아가는 데 지장이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새야!! 어서 대답해."

"언니, 그만해. 새야씨가 곤란해하잖아."


듣다못한 린제가 한마디 하자 에르제는 물러났고, 덕분에 살았다고 린제에게 감사인사를 하자 그녀는 얼굴이 붉어진 채 말에게 채찍질을 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7:3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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