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Remake) (외전1) - [세슬]나의 마음을 너에게... (1)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10-1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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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4시 36분, 지금 나는 집과 가까운 작은 마트에서 오늘의 저녁 반찬거리를 간단하게 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고 있는 와중에도 자꾸만 나의 머릿속에는 세하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고 있었다.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드니 시도때도 없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일단 집에 가서 생각하자...'


저녁 반찬거리를 전부 산 다음, 나는 마트에서 나와 천천히 산책하는 발걸음으로 집까지 향해 갔다. 걷기 시작한 지 5분 정도가 지났을까? 갑자기 앞에서 익숙한 모양새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그 그림자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해보았다.


"아, 슬비야."


'세, 세하...?!'


이 무슨 전형적인 전개란 말인가. 나의 머릿속이 세하에 대한 생각으로 혼잡해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세하가 눈앞에 떡하니 나타나다니... 갑작스러운 세하와의 만남에 나는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말하였다.


"아, 안녕... 세하야..."


"... 장이라도 보고 온거야? 식재료를 많이 샀네."


"아, 응. 저녁 반찬거리를 좀 샀거든... 그러는 너는 무슨 일로..."


"실은 이번에 새로 나온 신작 게임이 있어서 그걸 사러가는 길이야."


"그, 그렇구나. 하하..."
'왠지 평소보다 더 말을 잇기가 힘들어...!'
"그럼 나는 이만...!"


"!?"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었던 나는 빠른 걸음으로 다급히 세하를 지나쳤다. 왠지 뒤통수에 세하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은 일단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렇게 직접 만나서 잠깐 대화를 한 것 뿐인데도 이렇게나 떨리다니, 세하랑 처음으로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나였다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후우... 아...!"
'이러면 마치 피한 것 같잖아... 괜한 오해라도 산 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해봤자 이미 지난 일은 지난 일. 혹여 나중에 세하가 오해를 한다면 그때 풀어야겠다. 그리고 조금 걷다보니 어느새 집 가는 길에 나오는 공원까지 와 있었다.


'... 목이 조금 마르네...'


세하와 헤어지고 나서 긴장이 풀리니까 조금씩 목마름이 느껴졌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옆을 보니 마치 나의 생각을 알아차린 것처럼 음료수 자판기가 서 있었다. 마침 반찬거리를 사고 남은 돈이 있어서 그 중에서 동전을 집어들고 음료수 자판기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동전을 넣으려는 순간, 옆에 있는 누구와 동시에 동전 투입구에서 서로의 손이 마주쳤다. 누구인가 하고 옆을 바라보니 예상치 못한 사람이 나와 똑같이 음료수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는..."


'이 사람은...!'


바로 메테우스씨였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사복차림에 한 손에는 햄버거 봉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처음 보는 의외의 모습에 순간적으로는 누구인지 모를 정도였다. 


"여긴 무슨 일로... 많이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때로는 휴식이 필요한 법이지. 그러는 참에 나도 현재의 인간들의 사회에 익숙해지고도 싶었고. 그보다 여긴 무슨 일로 왔다고 했지? 방금 말했듯이 휴식을 하던 차에 식사를 좀 했다. 이 햄버거라는 음식이 꽤나 맛있더군. 그래서 몇 개 포장을 했지. 그런데 깜빡하고 음료수를 사는 것을 잊어버려서 가까이 있는 이 자판기에서 사려던 참이다."


"하하... 그렇군요."


"...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


"ㄴ, 네?"


평범하게 대화를 이어가다가 불시에 날아드는 카운터처럼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왔다.


"지금 너의 분위기나 말투... 무엇보다 얼굴 표정을 딱 보아하니 고민이 있는 사람의 얼굴이다. 내 눈은 속일 수 없지."


'뭔가 쓸데없이(?) 대단해...!'


"지금은 여유가 있기도 하고... 괜찮다면 나라도 고민을 들어줄 테니 한 번 털어놔보거라."


"......"


어떻게 할까 망설이기는 했지만,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상담을 받아볼까 하고도 생각을 했으니... 생각 끝에 일단 메테우스씨의 말에 따라 나의 고민을 털어보기로 하였다. '괜찮을까?' 라고도 생각은 했지만, 지금 내 눈앞의 메테우스씨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인 만큼 인생경험이 풍부할 터이니 의외로 좋은 대답을 해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와 메테우스씨는 자판기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고, 나는 메테우스씨에게 지금 내가 가진 고민을 털어놓았다.


"과연, 이세하를 좋아하지만 쉽사리 그 마음을 고백하기 힘들다... 이 말이군."


"네... 하지만 그 전에..."


"?"


내가 세하를 좋아한다는 마음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 전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세하의 마음. 아무리 내가 세하를 얼마나 좋아한다고 한들, 세하가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전부 소용이 없게 될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고백을 망설이는 것보다 세하가 나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이 먼저다.


"흐음... 너는 이세하가 너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나?"


"그건 아니에요. 다만... 그 좋아한다는 것이 단순히 친구로써일지... 아니면 같은 팀의 동료로써일지... 어느쪽인지 잘 몰라서..."


"쓸데없는 걱정이다."


"네?"


"너희들이 그때 과거로 갔을 때, 이슬비. 너는 분명 이세하의 눈앞에서 한 번 죽었을테지? 그리고 그걸 바로 앞에서 똑똑히 목격하게 된 이세하는 그대로 신의 힘에 각성했다. 이것만 봐도 이세하는 네가 이세하를 좋아하듯이, 마찬가지로 이세하도 너를 좋아하고 있다. 친구나 동료로써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말이다."


"그것만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생각을... 그건 좀..."


세하가 나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하고 분노하여 메테우스씨와 같은 신의 힘에 각성했다는 사실이야 잘 알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세하가 나를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너무 섣부른 생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메테우스씨는 확실하다며 쐐기를 박으셨다. 


"확실하다. 신의 힘은 가장 소중한 존재를 눈앞에서 잃었을 때에 각성하게 되는 법이거든. 그러니 너의 죽음으로 이세하가 신의 힘을 얻었다는 것이 이세하에게 있어서 네가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증거다. 그러니 불안감은 버리고 당당하게 고백을 해라. 잘 될 테니까."


"메테우스씨..."


메테우스씨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우셨다. 메테우스씨의 말 덕분에 망설임이 사라지고 오히려 확고한 결심이 서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고민이 사라졌어요. 저, 세하한테 제 마음을 전해볼게요."


"그래, 힘내라."


"그럼..."


"......"
'이세하... 그리고 이슬비... 너희 두 사람은 우리 두 사람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구나.'







메테우스씨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간 뒤, 나는 곧장 세하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여보세요? 세하야!"


- 어, 어... 왜 전화했어? -


"저... 아까 전에는 말을 못해서 미안하지만,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세하인 것을 확인하고 나는 세하에게 곧장 본론부터 얘기하였다. 


"나... 너 좋아해...!"


- ...... -


"......"
'... 으... 응...?'


굳게 마음을 먹고 말을 내뱉었는데... 이상하게 세하의 반응은 너무나 조용했다. 세하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조용히 있던 세하가 한 마디 하였다.


- ...알고 있는데? -


"...어?"


- 아니, 그야... 과거로 갔을 때 네가 말했었잖아... 날 정말로 좋아한다고. -


"......"


[나는 너를... 정말로 좋아하니까...]


'아...'


맞다... 생각해보니 그때 내가 세하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세하의 조용한 반응은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이미 좋아한다고 말해놓고서 이제와서 또 다시 같은 말을 했기 때문에...


'부끄러워...!'


- ...저기, 슬비야? -


"ㅇ, 어?"


- 혹시 토요일에 시간 있어? -


"있긴 한데, 왜...?


- 괜찮다면 토요일에 같이 좀 다닐래? -


'어? 잠깐, 잠깐... 설마 이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조심스럽게 속삭이듯이 세하에게 이렇게 물었다.


"혹시 데이... 트...?"


- ... 된다면 12시까지 강남 광장 앞으로 와. 그럼... -


뚝-


"... 우와아아아아앗?!?!?!?!"


설마... 설마 세하쪽에서 데이트 신청을 해올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하였다. 어찌됐든, 세하가 나에게 해온 데이트 신청을 걷어찰 리가 없었던 나는 너무 놀랍고 기쁜 마음에 토요일까지는 아직 이틀이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데이트 준비에 돌입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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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말해버렸다... 그래도 뭐, 괜찮겠지?'


그건 그렇고 갑자기 전화를 해서 무슨 말을 하려나 했더니... 설마 좋아한다는 말을 할 줄이야. 뭐, 이미 한 번 들었던 말이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기분이 좋았다. 슬비한테 고백할까 말까 하던 차에 슬비가 그런 말을 하니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겨서 나도 슬비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좋아... 데이트날까지는 아직 이틀 정도 남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할 지 간단하게 계획이라도 세워둘까."


"무~ 슨~ 계~ 획~?"


"우왓?! 어, 어머니?"


마음을 다잡고 일어나려던 그때, 뒤에서 어머니가 나의 두 어깨를 잡으며 귀에 속삭이셨다. 깜짝 놀란 나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왠지 모를 음흉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 들으셨어요?"


"후후..."


'들으셨군...'


"좋아, 우리 아들! 내가 너를 위해서 데이트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해줄께!"


"......"


"... 왜 그렇게 못 미더운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니?"


그야 그럴 것이 어머니와 아버지는 당시 차원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만난 것이라서 데이트 같은 걸 하고 있을 여유따위는 없었을 테니 데이트하고는 거리가 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 해주셔도 되는데..."


"에이, 그렇게 섭섭한 소리 하지 마렴~. 어쨌든, 먼저 데이트를 하면..."


어머니가 말씀을 하려던 찰나에 어머니의 전화의 벨소리가 울렸다. 어머니는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고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이 목소리... 아버지인가...'


"아, 네, 네에~"


뚝-


"세하야, 미안하지만 조언은 다음에 해줘야 겠구나. 난 이제부터 네 아버지랑 여행을 갈 거라서~."


"여행이라니..."


"옛날에는 상황이 상황이었던 지라 신혼여행도 못 했었고, 최근 세계도 많이 평화로워졌으니 이제 여행을 같이 가려고 했었거든, 그럼 엄마는 이만 퇴장할께!"


"......"


한 번 눈으로 찡긋 윙크를 하고 '아디오스!'를 하며 그대로 어머니는 집을 나섰다.


"뭐야, 정말..."
'... 혹시 나랑 슬비도 결혼하면 저렇게 되는걸까?'
"...!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어쨌든 나는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한 토요일을 대비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 간단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갔고, 토요일은 금방 우리에게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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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광장 중앙


약속한 데이트날, 이세하는 약속시간보다 10분 앞서서 도착하여 이슬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흰색 긴팔 티셔츠에 그 위에는 연한 검정색 반팔 조끼, 부분부분 피부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까지만 찢어진 남색 청바지, 푸른색의 작은 별이 각각 하나씩 새겨져있는 스니커즈, 옷차림이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


'슬비가 조금 늦네... 아직 12시는 안 되기는 했지만, 평소의 슬비라면 일찍 와서 먼저 기다렸을텐데.'


휴대폰으로 계속 시간을 확인해가며 이슬비가 언제쯤 올지 생각하고 있을 때, 이세하의 뒤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하야~!"


바로 이슬비였다. 정확하게 12시가 됬을 때 이슬비가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드디어 두 사람은 서로 만나게 되었다.


"먼저 기다리고 있었어? 미안, 조금만 더 빨리 올걸..."


"괜찮아. 약속 시간을 잘 지켰으니 상관없잖아? 어..."


좀 더 빨리 왔으면 하고 말하는 이슬비에게 이세하가 약속시간을 지켰으니 상관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그때, 이세하는 이슬비의 모습을 보고 순간 넋을 잃고 이슬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나른해보이는 연분홍색 셔츠, 그 위에는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닿일 정도까지만 내려오고 가슴 밑부분에 단추 1개만을 잠근 연회색 가죽 재킷, 무릎까지도 채 닿지 않는 짧은 반바지를 입었고 고운 피부가 살짝 내비치는 검정색 스타킹과 굽이 3cm정도 되는 앵글부츠를 신고 있었다. 작은 키에 귀엽기만 한 이슬비가 그런 옷차림을 하고 그 모습을 보니 너무나 여성스러워 보이는 것이었다.


"저... 세하야...?"
'여, 역시 이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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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날


"하, 하피씨... 이 옷은 좀... 부끄럽기도 하고..."


"안 돼요, 슬비양. 부끄러워하지 말고 좀 더 자신의 여성스러움을 어필하는 거라구요. 걱정마세요, 분명 괜찮을거에요!"


"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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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야... 너무 그렇게 쳐다보면..."


"아, 그러니까 그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네가 그렇게 입으니까 조금 색다른 것 같기도 하고..."


"!... ㄱ, 그래? 고마워..."
'다행이다... 고마워요, 하피씨...!'


자신에게 있어서는 조금 부끄러운 복장이라 생각했지만 이세하에게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고 이슬비는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고 이 복장을 추천해준 하피가 어딘가에서 '엄지 척!'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찌됐든 이걸로 한층 기분이 좋아진 이슬비는 화사하게 미소를 짓고 조심스럽게 이세하의 손을 잡고 말하였다.


"그럼... 어디부터 갈거야?"


"이제 점심이고 하니... 우선 식사부터 하고 갈까?"


"응,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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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어제까지 장례식을 했기 때문에 어제는 적지를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평일에도 시간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평일에도 몇 번씩 글을 적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음편에서 만나요~




그리고 말씀드리지만 이 글을 포함하여 이후에 적을 모든 외전(번외편)들은 본편의 스토리에 해당이 되는 것들입니다

이 점 유의해주세요~




2024-10-24 23:17: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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