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 1

튜르y 2017-07-27 0

이 이야기는 클로저스 공식 스토리와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어이! 정말로 여기가 맞아?"


먼저 작전구역에 도착했던 한 클로저가 동료들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그의 앞에는 차원종 무리가 엄청나게 널려있긴 했다.


문제는 그 차원종 무리들이 전부 죽어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도착한 클로저들이 작전구역에 도착해서 본 광경은 역시 차원종 시체 더미였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차원종 시체 더미를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네명이서 30분동안 모든 시체를 관찰한 그들은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역시... 이번에도 전부 목이 잘리거나 꺾여있군."


"게다가 잘린 흔적은 정말로 깔끔하게 잘려있어. 마치 다시 붙이면 정말로 붙어질 것 같이 말이지. 날카로움의 예기가 아직도 남아있어."


"또 그 '유령'의 짓인가요?"


"그렇겠지. 빨리 보고나 하러 가자고. 어차피 둘러본 결과로는 살아있는 놈은 제로이니."


그들은 곧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면서 작전구역을 벗어났다. 재빠르게 복귀하기 전, 그들은 여유삼아 분식집에 들러 즐기기 시작했다. 1년 전부터 차원재난 구역으로 선포된 이 지역에서 분식집을 한다는 것이 이상하긴 했지만, 상부의 승인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실제로 이 여우네 분식집의 맛이 다른 곳보다 배는 좋기 때문에 그들도 이곳을 즐겨 이용하는 편이다.


"큰형님, 그럼 도데체 그 '유령'은 얼마나 강한 겁니까?"


셋 중 가장 막내인 바론이 페이트에게 물었다. 그들은 차원종의 흔적에 남아있는, 항상 목을 잘라버리거나 꺾어버리는 유령의 수법은 지겹게도 들었으나, 실제로 보기는 처음인 것이다.


"흐음... 아까도 말했지만, 꺾여있는 흔적의 경우, 압도적인 힘으로 목을 비틀어버린 흔적이 많았고, 잘려있는 흔적을 보면, 압도적인 힘과 압도적인 스피드로 깔끔하게 목이 잘렸다. 이것만 봐도, 그 유령이란 자는 지독한 쾌검과 무시무시한 중검의 달인이지. 수법¹에도 실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페이트는 오뎅 국물을 한모금 홀짝 하고나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문제는 그것이 단편적으로 나온 유령의 힘이라는 거다. 즉, 유령은 여태까지 그저 빠르고 강하게 적을 제압한 흔적만 남길 뿐, 결코 '진짜'를 드러낸 적이 없다는 거지. 게다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재난 경보가 울리고 고작 10분 이내로 이루어졌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유령은 엄청난 실력자임에 분명한데..."


"한데...?"


"혹시... 차원종들의 잘려버린 목 윗부분에서 뭔가 느낀거 없나?"


바론은 열심히 떠올리는 듯 하였으나, 딱히 생각나는 것은 없다는 듯 바론의 표정이 말해주었다.


"공포다."


"네?"


둘째, 석환이 그 답을 말해주었다. 석환은 유령의 터무니없는 실력에 여태까지 질려버린 얼굴로 아무 말도 없었다.


"그 차원종들은 죽기 직전까지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다가 목이 달아난거야. 여태까지 차원종이 공포에 질렸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어?"


"없지요. 자신들이 쳐들어온 곳에서 공포에 질려버리다니, 그거야말로 해외 토픽 감 아니에요?"


석환은 내기에서 진 벌로 셋이 먹은 분식 값을 지불했다.


"그러니까 큰형님 말은 유령이 차원종들에게 공포를 심어줄 정도로 터무니없는 녀석이라는 거잖아요?"


"그런 거다."


"굳이 차원종을 없애는 거라면 그렇게 정체를 숨겨가며 살 필요가 있을까요?"


"사람마다 개개인의 사정이란 게 존재하는 법이다. 우리가 거기에 신경 쓸 이유는 없지. 살아가는건 결국 각자의 몫이니까."


그들은 분식집 근처에 있던 자신들의 관리요원, 렉스에게 보고했다. 렉스는 유령 사건을 담당하는 전임자에게서 받은 자료와 정보를 검토했다.


"정말 말 그대로 '유령'이로군. 근데 이 유령이란 작자, 행동 패턴을 보면 마치 차원종에게 원수라도 진게 아닌가 싶어. 물론 차원종에게 원수진 사람이야 많겠지만 말이지."


"그 뿐만이 아니다. 내가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놈들은 지독한 공포를 느끼며 죽어갔지."


페이트는 특경대 장갑차 옆에 기대듯이 주저앉았다. 그러더니, 어디서 났는지 모를 병 하나를 그대로 들이켰다.


"페이트! 임무 중에 술은 안된다고 했잖아! 게다가 그 술병은 도대체 어디서 난거야?"


"지금 술병이 중요한게 아니지. 이 특이사항, 상부에 보고 안해도 되나?"


렉스는 페이트의 말에 두고보자며, 노트북을 꺼내 유니온 관리요원 계정으로 상부에 보고했다.


"그런데 확실히 이상하긴 해. 차원종이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라..."


유령에 대한 소문의 출발지는 무려 1년전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그런 처참한 광경에도 다른 클로저 팀에서 먼저 처리했겠거니 생각했지만, 몇번이고 반복되는 패턴에 유니온이 적극적으로 조사하였지만, 여태까지 밝혀진 것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겨우 알아낸 것이라고 해봤자 중검과 쾌검, 수법에 능하며 엄청난 속도의 몸놀림이 가능하다는 것밖에 드러나지 않았다.


게다가 처음에는 중검, 쾌검, 수법이라는 것에 3명의 소행이라고 생각했지만, 3명이라고 하기에는 중검과 쾌검이 동시에 같이 쓰여진 흔적과, 수법은 그 와중에 간간히 나오지 않아서 최근 6개월 전에는 한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기에 차원종들이 유령에게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는 것은 유령의 단서를 조금이나마 알게 해주는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고 렉스가 그랬다.


"호오, 그럼 포상이라도 나올 수 있다는 건가? 나는 술로 줬으면 하는군."


"페이트! 그 알코올 중독을 끊지 않는다면 언제 작전에서 사달이 날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포상은 나오겠지만 적어도 네가 원하는 형태로는 나오지 않을 테니까 꿈 깨셔."


"하하하! 역시 술이 빠지면 형이 아니지. 그나저나, 렉스 형."


렉스는 페이트에게 잔소리를 날리다가, 석환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찌되었건, 유령이 지금까지 차원종을 그렇게 해쳤지, 사람들이겐 결국 피해를 준 적이 한번도 없다는거 아냐?"


"뭐... 그렇긴 하지."


"그럼 굳이 우리가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솔직히 까고 말해서 사달을 일으킬 자였으면 벌써 일어나도 모자라지 않았을까?"


렉스는 페이트의 술병을 빼앗아, 그대로 자기가 들이켰다.


"캬아~ 술맛 좋다. 뭐 석환이 네 말도 틀린 말은 아냐. 실제로 유니온의 입장도 그 유령의 행보에 딱히 브레이크를 건다거나, 접촉을 한다거나 하는 움직임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볼일 보고 뒤를 닦지 않은 느낌이 든 건가?"


페이트는 렉스가 빼앗아간 술병을 도로 빼앗아 뚜껑을 닫고 허리에 찼다.


"으...술냄새. 맞아 페이트. 이상하게 뒷마무리를 제대로 안한 느낌이 든단 말이야... 혹시..너도?!"


"그래. 유령이란 녀석. 왠지 그냥 넘겨보아서는 안되는 놈이라고 생각이 들더군. 하지만 동시에... 섣불리 건드렸다간, 매우 위험한 놈이라는 것에도 틀림없다."





1.수법 : 손의 사용법. 여기서는 손, 손목, 팔의 관절을 이용한 공격법이란 뜻으로 쓰임.

2024-10-24 23:16:3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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