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x클로저스)어떤 위상력의 전쟁병기 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07-13 0

어젯밤 이후, 나는 피곤한 얼굴로 일어났다. 어제 밤새도록 그 찌릿찌릿 녀석에게 도망쳐서다. 겨우 따돌렸지만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무사한 게 어디인가? 그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불행한 시간은 끊이지 않았다.

 

아파트 현관을 경비원이 문닫는 시간 1분 뒤에 내가 도착해서 열어달라고 사정하는 일도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내가 사는 17층이 아닌 16층에서 멈추는 바람에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 몇 시간 동안 갇혀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기분전환할 겸 샤워를 하는 데 코피를 쏟는 것까지, 난 역시 불행하다.

 

오늘도 불행한 하루가 될 거 같다고 생각한 나는 힘없이 일어나서 이불정리를 좀 하고 바람을 쐬려고 베란다 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킨다. 나는 부모님과 살고 있지 않다. 부모님은 미국으로 가서 일하고 계셨고, 나는 혼자서 부모님의 용돈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유명한 분이시라서인지 내게 들어오는 돈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건 불행이라고 할 수는 없었겠지. 하지만 베란다에 나가려는 도중 내가 아껴서 먹으려고 했던 고로케를 밟아서 으깨버리자 한숨을 내쉬었다.

 

"불행해."

 

이 고로케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베란다에 뭔가 걸려있는 것을 보았다. 검은색 형체인 뭔가가 걸려있다. 응? 자세히 보니 사람이었다. 그것도 어린 여자애? 나는 그 애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말을 걸려고 했다. 두 눈을 감은 채로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고, 내가 다가가자 곧바로 여자애의 눈이 번쩍 뜨였다.

 

"뭐... 뭐야?"

 

갑자기 눈뜨니 놀라서 한발짝 물러나서 기겁을 했다. 붉은색 눈동자, 외국인인가? 아니면 눈이 충혈된 건가? 충혈된 것 치고는 너무 진해보였다. 가만 있자. 능력자들의 눈동자색은 검은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여자애도 능력자인 것일까?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

"그렇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혹시 배가 고픈거야?"

 

배가 고픈 게 아니냐고 묻자 여자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베란다에 널려있는지는 몰라도 일단 배가고프다고 하니 땅에 떨어진 채 으깨진 고로케를 건네었다.

 

"이거라도 먹을래?"

"잘 먹겠다."

 

이렇게 말하는 여자애는 곧바로 입을 벌려 한 입에 그대로 삼키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내 손까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갔고, 그녀의 이빨이 내 손을 깨무는 소리에 나는 저절로 비명을 질러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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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아파라. 여자애를 베란다에서 끌어내 내 방으로 들여보냈다.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역시나 나는 불행하다. 아침부터 이게 뭔 난리냐고? 여자애는 내가 만들어준 달걀 볶음밥 요리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무표정한 채로 먹고 있는 모습에 참 잘도 먹는구나 싶었다.

 

"저기, 입에 맞아?"

"그렇다... 나를 위해 만들어준 밥이다. 그대의 정성이 들어가 있어. 여태까지 먹어본 에너지원 중에 최고다."

"에너지원? 굳이 그렇게 표현해도 되는거야?"

"그렇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사람들도 이런 음식들을 섭취하면서 에너지원을 얻지 않는가?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

"아, 됐어. 그냥 먹기나 해. 그건 그렇고 넌 누구야?"

"내 이름은 티나, 레벨 6의 절대능력자라고 알려진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 너 로봇이었어?"

"그렇다. 무슨 문제라도?"

"아니, 로봇이긴 한데... 어떻게 밥을 먹는 거야?"

 

안드로이드가 밥을 먹는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몸에는 기계로 되어있을 텐데 어떻게 밥을 먹는건가 했더니 음식을 출력에너지로 변환되는 구조가 되어있다면서 먹어도 굳이 이상할 게 없다고 했다. 오히려 먹지 않으면 출력에너지가 떨어져서 자신의 몸 기능이 정지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세하라고 해. 보시다시피 평범한 고등학생이지."

"그런가? 아무튼 고맙다. 덕분에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넌 내 생명의 은인이다."

"생명의 은인이라니... 아무튼 간에 왜 베란다에 널브러져 있었던 거야?"

"쫓기고 있었다."
"쫓긴다고? 누구에게?"

"추적자에게 말이다. 늑대라고 불린 자에게 추격을 받았었다."

"레벨 6라면서, 그런데 추격자에게 쫓기고 있었다고?"

 

절대능력자라면 쫓길 리가 없다. 레벨 6도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알려졌을 정도였는데 쫓기고 있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말했다. 상대는 자신을 잘 아는 듯이 자신이 공격할 때마다 곧바로 대응방법을 찾아내서 반격했다고 말이다. 상대가 자신에 대해 잘 알자, 그녀는 더 싸워봤자, 상대방의 수에 읽히게 될 뿐이라면서 도망쳤지만 출력 에너지가 떨어지는 바람에 이곳 베란다로 추락하게 된 거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정말로 레벨 6맞아? 아무리 봐도 그렇게 안보이는데..."

 

추격자에게 쫓기는 것도 이상했고, 어제 그 찌릿찌릿 레일건이나 쏘는 그런 여자애처럼 위압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라서 그런가? 티나라고 밝힌 여자애는 인상을 쓰더니 못믿겠다면 직접 보여주겠다면서 한 손으로 오른쪽을 향하자 가리킨 방향에서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하얀색 아공간이 생성되어 그 안에 손을 넣은 그녀가 뭔가를 꺼내는 게 보였다. 그녀가 꺼낸 것은 산탄총, 그것도 위상력이 감싸고 있는 능력자 전용무기였다.

 

"이... 이런..."

 

척 봐도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마 그 산탄총의 화력은 레일건만큼이나 대단한 정도겠지. 나는 그것을 보면서 딱 입을 벌렸다.

 

"이제 믿겠나?"

"응. 그래. 알았으니까 총 집어넣어."

 

내 말에 티나는 그 총을 다시 아공간 안으로 집어넣었다. 엄청 무서운 여자애를 건진 거 같아서 한동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6:2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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