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해서 이세하 -35- (첫 패배)

잠재력A플급 2015-02-10 3

푸른하늘 아래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닥친다.

쌀쌀한 바람속에 따스한 햇살을 받아가며 이세하는 조용히

하늘길위로 걸어올랐다.


폐허가 되어버린 구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근처에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기에 고개를 돌

리자 그곳에는 검은붕대를 머리에 감싼 사람이 있었다.



"잘왔다. 검은양요원 이세하여."



그자는 나를 보며 말하였다.

내 이름을 알고 정확히 말해주었다.


세하는 그 자를 보았다. 과연 송은이의 말대로 그자는 검은

붕대를 머리가 감싸고 딱딱한 정장을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법 굴곡진 몸매를...어?


뭐,뭐야. 칼바크 턱스가 여자였어?!



"흠. 당황한 것인가. 그럴만도 하지...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

는건 참으로 오랜만이군."

"...어? 내가 너랑 만난적이 있었던가?"



조금전... 분명히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는건 오랜만'이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던가?



"...잊은건가. 뭐 상관없어. 오히려 잊었다면 그 편이 더 서로

에게 편할테니깐."

"..."



,,,뭐지?!

굉장히 신경쓰여버렸다!!


아니 일단 여긴 게임과는 달라서 체형이라던가 성별이 전환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내가 칼바크 턱스와 만났던 경험이 있

었던가?!


어음.... 잘 모르겠네...



"뭐든 상관은 없겠지..."



문득, 세하는 칼바크 턱스의 곁에서 차원종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갑작스레 나타난 차원종들은 가이스트 병사로 다섯이

넘는 수였다.



"그 분이 너를 원하신다... 설마 이 정도의 시련을 못 넘는건 아

니겠지?"

"...나참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말하며... 세하는 가볍게 발을 굴렸다.



ㅡㅡㅡ



차원종을 소환한 칼바크 턱스는 이제 물러날려고 하였다. 오랜만

에 그를 만난것에 대해서 제법 괜찮았다.


그를 다시 만났다.


거의 갓난아기였을 때의 이세하가 다시금 떠오를려고 한다. 분명

단번에 품 속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아이가 어느덧 멋지게 성장을

해 주었다.


그리고 몇 마디를 나눴다.

그럼 이제 그걸로 만족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주인님의 계획의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발걸

음을 옮기려 하였다.



"어딜 도망가!"



이세하가 단번에 칼바크 턱스가 있는 곳까지 달려들었다. 그때문에

제때 귀한이 늦어버린 칼바크 턱스는 송환주문을 멈추고 이세하의

갑작스러운 기습을 피하기 위해 몸을 옆으로 기울였다.


아슬아슬하게 이세하의 공격이 빗나갔다.

그러나 확연하게 칼바크 턱스에게 커다란 당혹감을 선사해주었다.



"어,어떻게 된거냐 그 속력은!"

"..."



이세하는 묵묵히 칼바크 턱스를 보았다.

그녀는 나를 어릴적부터 봐왔던 듯 했지만 나는 그녀를 잘 모른다.

그렇다면 이세하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간단하였다.


일단 붙잡아서, 추궁한다.


그래서 간단하게 [영거리 포격]을 사용해 낚아챌 생각이였다. 그러

나 그 꿈은 아쉽게도 무산되었다.



그리고... 나름 힘좀 적당히 방출해서 쓴 것인데 공격을 피해냈다.



'과연... 아직 애쉬와 더스트에게 힘을 뺏기기 이전이란 건가. 그리고

그 상태에서 게임보다 몇 배로 강하다는 것이고...'



이세하는 그렇게 판단을 하고서는 다시 뒤로 물러서다가 [질주]로

도약하듯이 달려 칼바크 턱스에게 다가갔다.


떨어져 있던 거리는 단번에 좁아지고 상대의 침입을 허용한 칼바크

턱스는 곧바로 이세하와 싸움에 돌입하였다.



마른하늘에서 보랏빛의 마법진이 생겨났다. 그것을 본 이세하는 칼

바크 턱스의 공격패턴임을 알아차려 재빨리 그곳에서 벗어나려 하였

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고 말았다.



"우오오오오오옷!"



게임에선 본적도 없는 거대한 보라색 마법진은 곧바로 일대를 뒤집

어 쓸 정도로 강한 출력의 번개를 쏟아내고 내려치고 찌르고 튀기고

바삭하게 구워냈다.


...야

이건 너무 예상외인데?


제때 대처하지 못한 이세하는 광역적인 공격을 어떻게든 회피해 보

았지만 전부를 피해낼 순 없었다.


주위가 보라색 번개로 물들어져 갔을 때에 재빨리 콘크리트파편 아

래로 몸을 숨겨 그나마 치명상은 면할수 있었다.



"...설마 아직 살아있을 줄은 몰랐군. 그 공격을 맞고도 살은건 세하

너 뿐일거다."



칭찬해줘서 고맙수다.

그러나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입술을 뻐끔거리는게

전부였다.


제대로 건블레이드를 겨눌 힘이 없어지고 머리에서 띵한 느낌이 들

기 시작했다.


**...



"...솔직히 말해서 많이 성장을 해줬구나."



칼바크 턱스가 서서희 세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세하에게 오고있었다. 서서희 다가온다.


그리고 세하는 비로서야 처음으로 느꼈다.

이게 공포.


행동불능상태의 자신이 상대에게 어떻게 희롱될지 또는 극심한 고

통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그 상황이 되어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거의 닿아가자 세하는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질

끈 감아버렸다.



"..."



그 다음 느껴진 것은 다름아닌 따스한 손길이였다.

조금전 상황과는 다르게 칼바크 턱스는 세하를 해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걱정해 주는것에 더 가까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깨달으렴... 인간은 얼마나 미덕한지. 그리고 너도 깨우친 자가 되어

주렴."



세하의 뺨을 부드럽게 매만져주고선 칼바크 턱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서서희 사라지는 그녀를 보면서 이세하는 처음으로 패배를 느꼈다.


그래...

첫 패배다.


그러나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패배는 곧바로 죽음으로 직결되는 이곳에서


부활캡슐따윈 없는 이 현실에서 패배를 했음에도 살아남았기에.


...그러나 아마 다음은 없을 것이다.


아아...눈이 무거워졌다.



그나마 다행인건 칼바크 턱스의 공격으로 이 일대의 차원종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겠지


그것만으로 위안삼아 이세하는 몰려오는 졸음에 몸을 맡겼다.




2024-10-24 22:23:0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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