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Ardua ad Astra - 인간의 마음을 가진 마견.[1]

Outsideres 2017-05-28 0



벌처스 본사, 현재 백성현, 아니 이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새 인식명인 펜릴로 살아가는 적응을 며칠 동안 해내가며 버텨냈다. 참으로 구역질 나고, 모든 걸 토해내버리고 싶어지는 심정이었다. 더불어 자기 두뇌에서도 계속 분노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뇌파 조정으로 인해 견디기 어려웠었다. 몸 안에 있던 나노 머신들은 그가 아무리 쓰러질 거 같아도, 쓰러지질 못하게 막아주는 이점을 만들어주었고 말이다.

"벌처스에 대해 적응해보니 어떻습니까?"

"허, 아주 짜증나는 것들 투성이었더군. 이름까지 버려두는 것도 모자라, 내 몸 안에서 이따구로 만들어낸 덕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냐."

현재 펜릴은 최철현의 물음에 평가를 아주 곤두박질을 쳐대는 수준으로 말했고. 트레이너는 그저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채 휴게실에서 대화를 나누게 됐는데. 자리에 앉으려고 하니까, 펜릴의 무게감을 버텨주는 의자가 살짝 흔들거렸다. 강화제를 얼마나 투약받았으면 몸이 비정상적으로 큰 덕에 의자가 휘청이려 한 건가. 어쩌면 이 의자가 너무 낡아서 그런 걸지 모르니 넘어간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보면, 펜릴은 현재 처리부대 팀의 일원이 되어 앞으로 임무를 해내야하는 실정이다. 또, 임무에서 실패라던가 실수가 벌어지면 안되기에 철저히 교육을 임해야만 했다. 그걸 트레이너한테 다시 배워두니 옛날 생각은 나지만, 그런 그리움을 만들게 만드는 이 벌처스 자체가 짜증이 난 덕에 억지로 참아가며 들었다. 지금까지 도달한 덕에 최철현은 나노 머신과 뇌파 조정으로 인해 견디기 어려웠을텐데. 저 무지막지한 정신력에서 파생된 통제력을 감탄하며 비틀린 듯한 웃음기를 선보인다.

"모든 게 훌륭해지기 시작하는군요. 평소에도 그래주신다면 평가가 높아질 겁니다."

"흥, 상품 취급이냐. 여전히 맘에 안 들어."

그만큼이나 벌처스와 상종하기 싫다는 소리다. 최철현은 웃음을 흘릴 뿐, 그런 펜릴을 딱히 뭐라하지 않았다.

"마음대로 생각하면 편하겠지만요, 하핫. 트레이너, 나타에 이어 펜릴까지 통제해낼 거라고 믿었습니다."

"…칭찬은 됐소. 나와 펜릴을 부른 이유가 무엇이오."

"개발진들이 현재 펜릴을 위한 장비들을 완성해냈다고 하더군요."

며칠 만에 그것을 만들었단 점에 트레이너는 나지막이 놀라는 내색을 숨긴다. 펜릴은 기가 막히다는 듯 그걸 전부 다 완성해냈단 게 개발진들에게 감탄을 비춘다. 반대로는 그들에게 미안함을 보이기도 했다. 생전 초면인 사람들에게 자기가 하지 않는 부탁을 해낼 줄이야. 그리하여 개발실에서 직원들이 장비들을 갖고 오게 됐는데. 특히 무기 부분에서는 얼마나 무거웠는지 4명이서 들고 와야만 했다. 도대체 얼마나 때려박았으면 장정 4명이 들어**단 말인가. 그걸 연구실 안으로 가지고 온 걸 보고 트레이너는 펜릴에게 맞춰놓을 장비들에 대해 잠깐이나마 침묵을 지켰다. 펜릴은 자기 입을 틀어막은 이 마스크 말고 대체할 마스크까지 만들어놓은 걸 보곤 말문이 막혔지만 말이다.

"투핸디드 소드 형태의 대검까지 만들어낸 것도 모자라, 이건 또 뭐야?"

"외골격입니다. 그걸 입으면 내구도로부터 웬만해선 안전해지는 건 물론이고, 당신의 힘을 더 보완해줄 수 있는 시스템도 증강되있지요. 강화제만으로도 안될 테니, 보조 장비라도 입는단 심정에 임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게다가 그 무기는 가장 단단한 특수 합금 물질들까지 첨가해서 만들어낸 거니. 그 이상의 강도를 지닌 자가 아닌 이상은 결코 부러질 일은 없을 거고요."

"개발진 분들이 다 죽어나가는 인상이란 게 문제죠."

직원 분의 증언으로 펜릴은 며칠 만에 분노가 아니라 미안함을 넘어선 감정이 분노를 일시적으로 억눌러진 걸 느낀 채 한숨을 내뱉는다. 트레이너는 역시 벌처스 개발진이 만들어내는 제품은 대단하다고 여겼다. 펜릴이 한 번 장비를 입어보고, 투핸디드 소드를 휘둘러보는 촉을 느껴보기 위해 옆에 있던 넓은 실험실에 테스트를 해본 결과. 성공적이란 것을 확인됐으며, 당사자 본인도 이거에 대해 나름 만족감을 느낀 것인지. 투핸디드 소드의 전용 칼집에다 집어넣은 후에서야 긴 한숨을 내쉰다. 그러다가 최철현은 트레이너에게 뭔가 부탁할 게 있는지 그에게 시선을 맞추는 게 아닌가?

"…두 눈을 보니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네,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그것이 무엇이길레 표정이 정말 심각하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을까? 트레이너도 이내 그 심각성을 느낀 채 표정이 굳어간 것을 알아차렸다. 도대체 무엇이길레 그러는 것일까. 평소처럼 어딘가 모르게 삐뚤어졌어도, 늘 웃고만 있는 거 같은 최철현마저도 표정이 살짝 굳어진 게 아닌가.

"지금 벌처스 경영진들이 이 주제에 관해 회의를 열었는데. 결과는 폐기 처분을 하란 의미로 두어, 처리부대 팀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어설프게 처리할 거 같거든요. 트레이너, 당신이 직접 전용 연구실로 가주지 않겠습니까? 그들에게 맡기기엔 영 꺼림칙해서 말입니다."

"……그 주제라는 건 설마."

"네, 차원종 통제 실험이죠. 많게는 10년 이상이나 계속 해왔는데. 거기 책임자의 말로는 자신을 부모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부모와 관련된 사람이면 그 말에 따르는 적응을 보여냈고. 여러 환경에 대해 배우고 있는 학습까지 보여냈어도. 거기다가 그 차원종의 위상력까지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단 것에 두려움에 경영진들은 그 차원종을 처리하기를 내린 겁니다."

"‥내게 전하지 않고 처리부대 팀에 멋대로 명령을 내리다니.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렸군."

경영진들의 독단적인 결정에 처리부대팀까지 끌어들였다. 즉, 자신의 대원들이 위험해질 수 있단 것이다. 트레이너의 낯빛은 한순간에 어두워짐을 느낀다. 진짜로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 지금 그들이 거깄다는 것 밖에 안 들리니, 이 일이 끝나는 대로 바로 움직여**다. 그리고 펜릴의 소감이 밖으로 전해지게 되는데.

"정말 대단할 지경이군. 이런 무지막지한 걸 만들어낸 것도 모자라서, 안정감까지 내걸 줄은 상상도 못했어."

"그게 당신에게 지급해주는 장비에요. 망가트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주시길."

"‥역시 벌처스 제품이군."

트레이너는 늘 그래왔듯 감정을 숨기고, 팔짱을 낀 채로 실험실 안에서 성공성을 이룬 그를 보곤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으로 펜릴의 지급 장비는 모든 게 다 갖춰졌다. 참고로 외골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는 시스템 한 가지가 있지만, 최철현은 그거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스스로 깨닫는 날이 올 테니 말이다. 반대로 펜릴은 자신에게 정말 힘을 보태주는 거 같은 느낌 뿐만 아니라 입는 순간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내구도도 단단할 거라 생각해낸다. 다른 위상능력자들도 이걸 입으면 아마 무게감 때문에 무거워할 지도 모른다.

"허, 대단하기 그지없구만."

그렇게 밖으로 나온 그는 외골격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하며 나왔는데. 저렇게 보니, 안드로이드로 봐도 될 법한 비주얼이었다. 즉, 오해 부르기 딱 좋은 인상이다. 트레이너도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더더욱 침묵을 더했다. 최철현은 저절로 박수 치며 웃을 뿐이다.

"오늘 하루종일은 그거 입고 적응해보는 겁니다."

"…어이? 이미 이거 입어도 별로 무겁지도 않은데, 적응이나 하라니. 그건 또 무슨 심보인 거냐."

엄청 어이없을 지경에 이르지만 저 연구원의 말은 거의 다 옳은 지라, 펜릴은 투덜거리기만 할 뿐 반대한다던가 전혀 그러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딱 맞는다할 지라도 이 외골격의 무게감에 완벽하게 적응하기 위해 임한다.

"그럼 트레이너, 하던 일을 하러 가시길. 저는 펜릴의 외골격 적응 테스트를 계속 해볼테니 말입니다."

"‥알겠소."

"또 있는 거냐? 정말 지겨운 짓만 골라서 하는군."

그걸 끝으로 트레이너는 연구실로 나온 채, 차원종 통제를 기르고 있는 전용 실험실로 향하였다. 아주 오래 전 벌처스 사원이 발견했다고 한 알을 발견했는데. 분석해본 결과, 그 알 자체에서 한 차원종이 있다고 했다. 벌처스는 그걸 부수는 게 아닌 통제하기 위해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임하였고. 오랜 세월을 공들인 끝에 알을 깨부수고 나온 차원종을 보게 되었는데. 백발 머리에 보랏빛 눈동자를 가진 인간형 차원종이었다. 그것도 소녀였던 지라 책임자는 그런 차원종과의 감정 교감을 맞추며 자신을 부모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온갖 실험을 하게 될 지 모른다고 순화시켜서 말했을 뿐임에도 부모의 말에 절대적인 복종을 따르렀다. 그렇게 10년 넘게 행해왔을 일들을 겪으면서도 자신에게 온정을 베풀어줬다는 자체만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다. 그런데 경영진은 학습 뿐만 아니라 힘까지 강해지고 있단 두려움에 이어 언젠가 스스로 자아를 갖듯, 무슨 일을 낼 게 뻔하단 이유로 그 아이를 물론이고 책임자까지 처리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아무 일이 없어야할 터.'

그 때 어디선가 느껴지는 듯한 위상력이 자신한테까지 엄습해오는 기운을 덮쳐왔다.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자신을 억눌렀단 자체만으로도 경악에 이끌 수준이었다. 설마 그 차원종이 자신하고 동등할 지경에 이르는 힘을 가졌단 말인가? 더욱 더 서둘러**다고 느낀 트레이너는 전용 실험실에 도착하면서 문을 열어보니. 이미 책임자는 눈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라도 한 것인지, 백발에 자안(紫眼)을 가진 소녀에게서 슬픔이란 감정이 묻은 분노가 솟아올랐단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분노가 곧 위상력의 수준을 극한까지 올리기라도 한 것일까? 여기 있던 처리부대원들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죽어나갔단 사실에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극소수만 남아있는 사태다.

"…아르고."

그 중에서 체격이 큰 처리부대원인 아르고의 시신을 발견하자마자 당혹감이 물들였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단 걸 보여주는 소녀의 분노에 온 정신을 집중해냈다. 이미 바닥에 주저앉은 채 운 좋게 경상을 입은 흑발에 보라색 렌즈를 낀 사내, 알프가 쥐꼬리가 되버린 제 2 위상력으로 저항해낼 힘이 없단 걸 알아낼 때 트레이너가 왔단 사실에 안도감은 커녕.

"……이제 오신겁니까."

"‥알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제 동료들과 함께 연구 책임자를 처리하는 끝으로, 실험체도 끝내려고 했는데. 갑작스러운 폭주로 그만…."

정말 성미하게 불러온 결과다. 차라리 실험체부터 폐기하고, 책임자를 없애버렸다면 좋았을텐데. 결국 잘못된 순차로 그녀를 폭주시키고 만 것이었다. 트레이너는 이제 다 알아들었다는 듯 말아쥐질 않았던 두 손을 꽉 쥔 채, 자신의 위상력을 개방하였다.

"그만하면 됐다. 다른 대원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도록."

"하, 하지만!"

"‥내 지시에 따르도록 해라. 여긴 내가 맡지."

자신들의 잘못으로 봐야겠지만, 지금 동료들이 죽었단 사실만으로 분통이 터질 지경에 이른 알프거늘. 허나 트레이너의 지시는 절대적인 지라 거부하고 싶어도 이번만큼은 그러질 못한 채 다른 대원들에게 알리며 밖으로 나갔다. 이제서야 형용할 수 없는 모습으로 당해버린 시신들 외에는 소녀와 단 둘이 있게 된 트레이너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할 판단을 내린 채 서로 간의 위상력을 무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 대원들이 저지른 짓이니, 나를 원망하되. 이 이상으로 문제가 일어나는 일이 없게 이 자리에서 널 막겠다."

"…용서 못해, 가장 소중한 분을 죽인 사람들을 용서 못해."

그 말에 트레이너는 문득 떠오르게 되었다. 4년 전, 자신의 은인이 내린 부탁으로 딸아이를 지켜내긴 했지만, 반대로 그 아이는 위상력 각성 으이후로 벌처스의 사장 양녀로 들어가야하는 운명을 걷고 말았다. 그 소녀가 알아내는 날이 온다면 분명 자신한테도 복수하게 될 지 모르지. 눈 앞에 있는 저 차원종 소녀보단 아니어도 분명 그럴 거란 앞날을 떠올린다.

'또 누군가의 소중함을 빼앗은 꼴이 되고 말았군.'

그걸 끝으로 소녀의 위상력이 마구잡이로 사출했을 뿐인데, 트레이너에게 다가온 에너지가 엄청나단 것을 느끼며 전력으로 자신의 불꽃에 막았거늘. 자기가 3cm 씩이나 물러났단 점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전력을 더 이끌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여긴 채, 무리를 해서라도 트레이너는 자기 위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으아아아아아──!!!!"

트레이너는 소녀의 비명이 질러진 채로 오고 있는 독사 떼들을 보자마자, 손에 담은 불꽃을 부채꼴로 퍼트려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이뤄진 터였고, 저 아이는 자기 눈 앞에 있는 무기 하나를 집어들며 그에게 달려왔다. 분명 저 무기에 공격 받으면 아마 무사하지 못할 거란 파악을 내리며, 곧바로 자기 주먹을 꽉 쥐었다.

"미안하다."

그걸 끝으로 트레이너는 온 힘을 다하여 정권을 내찌른다. 소녀도 자기가 들고 있는 무기를 있는 힘껏 찔러박았지만, 부딪힌 것은 화르륵 녹아내리게 만드는 푸른 화염이었다. 그 화염이 덮쳐옴으로써 서서히 무기가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그걸 끝으로 한 번 더 주먹을 스트레이트로 소녀의 복부를 꽂아넣는다.

"끄, 끄하아악!?"

얼마나 전력을 다한 것인지 저 정도의 위력이면 충분히 한 사람을 죽이고도 남을텐데. 소녀의 의식은 서서히 흐려지는 것으로 그쳐져갔다. 위상력의 흐름도, 사납게 날뛰었던 남은 독사 떼들까지 사라져가는 모습에 트레이너는 깊은 한숨을 참아내고선 힘없이 무너진 채 자기 몸에 기대고 만 소녀의 체온을 느꼈다.

"아‥ 버지."

죽은 책임자의 시신을 바라보질 못한 채, 그대로 두 눈을 감고 기절해버린 차원종 소녀를 트레이너는 힘없이 늘어진 육신을 들어올렸다. 이것으로 다른 이의 소중함을 잃게 만든 건 두번째다. 그리고 대원들의 목숨까지 잃었다는 걸 재확인한 그는 경영진의 실수를 물을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되버렸군."

그걸 끝으로 들어올린 소녀와 함께 이 전용 실험실 밖으로 향해 걸어나갔다. 이 이상의 희생이 없기만을 바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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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적 및 불만 비난 관련은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차원종 소녀.. 누가 봐도 알 거 같잖아?
그리고 백성현, 아니 펜릴은 이제 지급 장비들을 다루고 적응하는 테스트를 거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는 계속 멘탈이 안녕하질 못한다..
2024-10-24 23:15:3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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