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Remake) 38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05-17 0

그레모리는 소영씨의 포장마차에 아주 푹 빠진 모양이다. 하긴, 맛 하나는 최고급이나 다름없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레모리는 평소에 즐겨먹는 순대나 떡볶이를 시켰다. 나도 같은 것을 주문했고, 그레모리는 빨리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제이 아저씨, 항상 그 애를 데리고 다니시네요. 혹시 딸이세요?"

"뭣!? 아... 아니야!!"

 

으윽, 소영씨는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다. 하긴 그녀가 보기에 나는 아저씨같아 보이니 그럴 만도 하겠군. 그걸 본 그레모리는 나를 보면서 양볼을 부풀어오르면서 말했다.

 

"쳇. 오빠, 나는 오빠의 딸이 되어도 괜찮다고 보는데."

"야, 너 그게 무슨 소리야? 딸이 뭔지는 알고 하는 말이야?"

"음... 그만큼 가족같은 관계?"

"하하하.."

소영씨가 웃고 있다. 재미있는 소리를 한다고 말하면서 그레모리는 한술 더 뜨는 말을 했다.

 

"소영언니가 내 어머니가 되어줘도 되겠네요."

"응?"

"이 녀석이!!"

 

까부는 그레모리에게 꿀밤을 한방 먹이자 그레모리는 양손으로 혹이 난 머리부분을 잡으면서 울상을 지었다.

 

"으앙, 오빠가 날 때렸어."

"아저씨, 그래도 애가 장난하는 건데 조금 심했잖아요."

"쳇... 미안해."

 

괜히 나만 손해본 기분이다. 뭐, 소영씨라면 성격도 좋고 몸매도 괜찮고, 외모도 봐줄만해서 부족할 게 없어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 생각이들지 않는다. 그레모리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으니 이런 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울컥해서 그런 행동을 한 거 같았다. 소영씨가 그녀를 안아주면서 달래주자 그레모리는 흐뭇해하는 표정이 보였다. 아니, 저녀석, 설마 일부러 우는 척 한 거냐? 소영씨의 품 안에 안기고 싶어서? 나를 보면서 썩은 미소를 짓는 게 보였다. 나중에 두고보자는 식으로 신호를 보냈다.

 

"으으... 시끄러워..."

 

응?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왠 성깔이 있는 여자목소리가 들리나 했다. 컥, 나는 그 여자를 보고 기겁했다. 분명히 저 여자는 Union 현장 요원이었던 거 같았는데 말이다. 파란색 코트를 입은 데다가 긴 생머리, 틀림없다. 혹시 나 찾기 위해서 여기로 온 건가? 그녀가 고개를 돌리면서 우리를 보며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얼굴이 빨개진 거 보니 취했다. 그 증거로 테이블 위에 맥주 2병이 놓여있었다.

 

"당신들 말이야... 공공 장소에서 예절을 지킬 수 없어!? 왜 이렇게 시끄럽게 구는 거야!?"

 

확실히 조금 시끄럽게 군 거 같긴 했다. 일단 일어나서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성질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오늘... 기분이 정말로... 개떡같아서 말이야... 좀 마셔야겠거든!? 일루와, 거기 흰머리 아저씨... 와서 한잔해."

"흰머리 아저씨?"

 

거기다가 한잔하라니... 난 술은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닌데 일단 사양한다고 뜻을 밝혔지만 그녀는 오히려 화를 내면서 말했다.

 

"시끄러워!! 마시라면... 마시는 거야!! 어서 마셔! 원샷해!!"

 

이거 완전히 취했다. 소영씨와 그레모리는 나를 보면서 어떻게 해보라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니 정말이지... 나더러 뭐 어쩌라는 건데? 그나저나 왜 저렇게 술을 마셔야지고 저렇게 취했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여자는 제정신이 아닌 거 같으니 뭔가 수를 써야될 거 같았다. 일단 조용히 어울려줘야되나? 아니다. 그렇다고 술을 마실 수는 없지.

 

"저기, 많이 취하셨는데 그만하시죠."

"시끄러어어!! 더 마실 거야."

"아니, 그러니까... 무슨 일 있으신 거죠? 사정을 말씀해보세요. 상부에서 뭔 일이 터졌어요?"

 

Union도 조직이니 계급사회나 다름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봤고, 그녀는 내게 성질을 부리면서 말했다.

 

"내가 말이야... 장기매매조직의 배후를... 조사하는 데... 딸꾹... 벌쳐스인가 뭔가하는... 그런 놈들이... Union을 장악... 크으으... 분해... 그 여자... 재수없어!!"

 

뭔 일이 터졌긴 터졌나보다. 그러면서 그대로 잠이들어버리자 나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소영씨와 그레모리를 보았지만 그들은 시선을 딴데 두고 있었다.

 

"아니, 이봐. 나더러 해결하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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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모리는 먼저 연구실로 돌아가버렸고, 제이 혼자서 쓰러진 김유정 요원을 업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밤길을 걸어간다. 혼자서 밤길을 걸어가면 좀 위험할 지도 모르겠지만 별로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이었다. 제이는 아까부터 시선이 느껴져서 상대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다가오려고 하지 않아 그냥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먼저 말할까 생각했지만 그냥 천천히 모른 척 하면서 걸어간다. 자신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자일 수도 있으니 이 골목, 저 골목으로 돌아가고 있어서 따돌리기로 했다.

 

"으음... 어떻게 한다."

 

그 상대방에게 힘을 쓰게 되면 오히려 상대방이 속한 조직이 제이의 정체를 알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는 힘을 쓰지 않고 머리를 써야될 거 같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났다는 듯이 신난다는 표정으로 흥얼거리면서 그가 사는 아파트로 들어갔고, 2층으로 계단에 올라서자마자 비상벨을 몰래 눌렀다.

 

-따르르르릉!

 

"아, 이런 실수로 눌러버렸네!"

 

당황해하는 척 하면서 문 열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사죄하고 있었고, 혼나야만 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는 그림자의 기척이 사라졌다는 것도 알아챘고, 다시 계단을 올라 재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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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트레이너는 제이의 아파트 앞으로 빠져나왔다. 사람들에게 얼굴이 너무 알려지면 입장이 곤란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쳐스 처리부대의 한 대장으로써 되도록 꼬투리를 잡히지 않게 목표를 제거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지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눈에 띄었다간 나중에 용의자로 의심받아 꼬리가 잡히게 되니 말이다. 그건 홍시영 사장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철수하기로 했는지 위상력을 살짝 주입시켜 높게 점프해서 벗어났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5: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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