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세末世. - 회상 - 국제 공항 (1)

염향 2017-04-02 0


먼저, 이 글은 팬소설게시판의 글이니 만큼 어느정도 각색되고, 실제 스토리와 무관합니다.

그리고 그냥 우울해서 쓰는 우울 우울 우울 우울 최악 최악 최악 최악의 글임을 밝힙니다.





 검게 죽어가는 하늘을 본적 있는가? 해가 지고 발갛게 노을져가는 시간의 순환이 아닌.

그저 말 그대로 '죽어가는 하늘' 말이다. 무슨 헛소리냐고 욕을 해도 할 말이 없다. 나도

내 눈이, 눈을 인식하는 뇌가 이제 정말 맛이 가버린게 아닐까 싶으니까. 아무튼...

 아, 이게 세상의 종말인가. 하고 멍때리고 있는데 돌연 앞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크큭 - 크크큭 - 하하하 -


 아니, 그것은 소리라기보다는 텔레파시에 가까운 심령위상. 이제는 육성조차 내지 못하는

가련한 이에게 마지막 배웅의 시선을 보냈다. 인간의 테를 하고 있으나, 이미 인간이 아닌,

 인간이었던 자가 안개처럼 흩어져가며 꼬아보고 있었다.


 나도, 너도 - 그리고 이 세상도 - 끝이다 - 바로 너에 의해 - 그리고 나의 손에 -


 그러고선 다시 한번 웃는다


 한때 동료였고, 한때 상사였으며, 방금 전까지 적이었고, 지금은 그저 스러져가는 재앙을

 보며, 그 생각에 동의했다. 나는 정말 제대로 하는게 없구나.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

난 무엇을 위해 살아온걸까. 이쯤되면 더 이상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 그래 정말...


동료를 잃고, 과거를 묻고, 힘도 잃고, 이름도 잊고, 마음도 마모되어 남아있는 거라곤 그저

텅비어버려 툭 건들면 요란을 떠는 몸뚱아리뿐이었다.  그렇게 살아있는 시체처럼 살아가던

중. '빛'을 보았었다.


" 아저씨! "

" ...삼촌?... 아... 알겠어요 혀. 형이라 할게요... "

" 그래서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


 내가 잊었던, 잃었던, 묻었던 빛. 너무나도 밝아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 나도 다시 예전처럼...

 저렇게 빛을 밝힐 수 있지 않을까하고 착각할만큼...


 어린 주제에 어른 흉내를 내던 검은양 팀의 리더 이슬비.

 중2병 자폐증인가 싶더니 사실 진짜 영웅이었던 이세하.

 겉으론 철딱서니 없어 보이면서도 사실 누구보다 성숙했던 서유리.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예전에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러나 결국 어깨를 나란히하면 사람을

 웃게 해주던 미스틸테인.


 순간 떠오른 추억의 단편이 입술의 끄트머리를 끌어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이내 그것은 뇌를,

 심장을 칼로 후벼파듯이 불로 지지듯이 미칠듯한 고통이 되어 잇몸이 상할정도로 이를 악물게

만들었다.


 왜... 나는... 나만... 언제나... 살아남은 거지? 이것이 속죄가 되는가? 아니면 이것이 징벌인가?


 뿌옇게 흐려져가는 시야속에서 붉게 물든 추억(醜憶)들이 떠오른다.


 가장 먼저 추억을 핏빛으로 물들였던 사건.



 국제 공항 테러 사건.


반유니온 항쟁세력인 베리타 여단이 국제 공항을 점거하고, 유니온을 공격했던 사건.

그 사건에는 검은양 팀도 관련되어 있었고, 직접 개입했었다. 그리고 거기서 서유리, 유리가...



 국제 공항.

신서울의 바로 옆에 위치해있으며, 차원전쟁 이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기능되어 온 한국

교통의 요충지. 그곳이 지금 격전지가 되어 황폐해지고 있었다. 국제 공항을 점거한 베리타

여단. 그들은 최신예 장비로 무장하여 공항을 점거하였으며, 그 선두에는 여단의 징벌자라

불리우는 이리나가 있었다. 그 악명은 A급 클로저들마저 저격하여 죽인다고 하는데, 과연

이번 작전은 아무래도 검은양 팀에게는 무리가 아닐까?


" 아저씨! 힘빠지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준비나 해요! "


아, 그래 그래 그만 때려라. 그리고 아저씨 아니다.


" 또 그 이상한 약 꺼내 마실려는거에요? 그러다 아저씨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된다구요! "


아니 아저씨 아니라니까... 너네가 던진 돌맹이(막말이)가 개구리(나)를 죽여 이것들아.


 깔깔 웃는 소리가 듣기 좋다.

 생기를 가득 머금은 눈동자와 활기를 불어넣어 조잘대는 입술. 그리고 음...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한 몸매. 저게 어떻게 여고생의... 흠흠, 아무튼 고양이 상의 미소녀. 서유리의 웃

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저 나이에는 저렇게 밝게 웃으며 사는게 최

고지. 라고 생각하며 우울했던 내 과거와 비교하면서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 아저씨 지금 이상한 생각했죠? "


어.


" 거기 잡담은 그만하고 출동준비나 해. "


단발의 분홍머리가 특징인 소녀, 검은양 팀의 리더인 슬비가 팔짱을 낀 채 싸늘하게 이쪽을

노려보는게 보인다. 솔직히 그런 귀여운 외형으로는 아무리 노려봐도 안무서운데. 순간 웅-

하는 기음과 그녀의 상징인 픽스드 나이프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칼끝은 정확히 날 향했다.

그것도 두개다. 어... 무서워요. 내가 얼어붙어 있는 사이 유리는 옛서! 라는 말과 함께 경례

를 하더니 총총걸음으로 슬비의 옆으로 가버렸다. 음, 나도 정말 준비를 해야 되겠다.


... 어라? 분명 들고 왔었는데... 내 특제 약이 안보인다. 단시간 위상력을 뻥튀기 해주는 약

인데, 위상력 가뭄인 내게는 단비같은 약이다. 후유증으로 몸에 살짝 무리가 가서 통감이 좀

오래 자극되지만 어차피 아까울 것 없는 몸이다보니 상관없다. 여하튼 아무래도 두고 온 듯

 하다. 곤란한데... 왠지 싸해지는 느낌에 어깨를 으쓱였다. 어쩔수 없지 그리고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몸으로 때우지 뭐. 


이 때를 크게 후회한다. 정말...

2024-10-24 23:14:4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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