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리로드 2017-03-24 2

 "차원종 타입 '프린세스'가 출현했습니다. 검은양 팀, 출격 준비를..."

 "예. 맡겨주세요."



 세하는 무기를 쥐며 옷 매무새를 다잡았다. 큰 의미가 있어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그녀'가 사라지고 검은양 팀의 임시 리더가 된 이후부터 생겨 3년이나 지난 지금도 고쳐지지 않는 그 나름의 마음을 다잡는 버릇이었던 것이다. 건블레이드에 조금씩 위상력으로 인한 열기가 채워졌다. 세하의 마음이 고조되고, 곧 그는 자신이 싸울 준비를 끝냈음을 깨달았다.



 "여어, 동생. 오늘도 좋은 눈매군."

 "제이 형."

 "평소 같았으면 힘을 좀 빼자고 하겠지만... '프린세스'가 나타났다는 말은 위험하다는 얘기지. 좋은 각오야, 동생."

 "...예."


 
 이세하는 몇 번이고 격돌해온 차원종을 떠올렸다.
 프린세스. 약 3년 전부터 새로 출현하기 시작한 차원종. 얼굴은 기묘한 서클릿과 마치 칼바크 턱스를 연상시키는 마스크에 의해 가려져있으나 전체적인 몸 형태는 인간 여성의 그것이었다. 그로 미루어봤을 때 해당 차원종 역시 애쉬나 더스트, 그레모리 같은 인간 형태의 차원종으로 분류되며 그 힘 역시 S급 차원종,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힘을 자랑했다.

 그러나 해당 차원종의 위험도는, 고작해야 B급으로 분류된다.

 이유는 간단했다. 위험도란 그 차원종이 인간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유니온이 평가한 랭크에 불과하다. 그 차원종이 '인간에게' 위험하지 않다면, 위험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프린세스는 굉장히 기묘한 차원종이었다. 반드시 A급 이상의 차원종이 발생하는 현장에 출현하여, 해당 차원종과 그 군단의 일원들을 자비없이 학살해버리고는 다시 유유히 차원문을 열고 돌아가는 차원종이었다. 엄청난 염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일대를 완전히 부숴버려서 위험도가 그나마 B급이라도 책정된거지 사실 자신에게 공격해오는 클로저가 아니라면 딱히 인간에게 덤벼들거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이세하가 각오를 다지는 것은, 프린세스 또한 제 1 위상력을 이용하는 차원종임이 명백하고 또한 프린세스가 출현했다는 말은 거기에 차원종들이 있다는 말이므로 반드시 클로저 팀이 출동해서 대처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란 뜻이 되기 때문이다. 또... 그 프린세스라는 차원종은 이세하가 개인적으로 신경쓰고 있는 타겟이기도 했고.



 '지켜봐줘, 이슬비.'



 세하는 속으로 3년 전에 실종되버린... 자신이 짝사랑했던 소녀의 이름을 되뇌였다.

 

 '나는 널 대신해, 반드시 훌륭한 클로저가 될테니까.'



 마침내 검은양 팀이 모두 출격 준비를 끝내자, 이세하는 낮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검은양 팀. 출동 준비, 완료!"



 

 -프린세스-





 "크윽...!!"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A급 차원종인 말렉과 스케빈저들이 백화점에 급작스럽게 출현, 뒤이어 프린세스가 출현해 스케빈저들이 일거에 몰살당하고 말렉과 교전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라면 좋았겠지만, 작동을 멈춘 B동 엘리베이터에는 아직 사람들이 갇혀있는 상황. 솔직히 말해, 굉장히 아찔한 상황이었다.

 염동력을 사용하는 프린세스나 전격을 뿜어내는 말렉, 둘 중 하나라도 힘을 쓰면 그야말로 대형참사로 이어질게 뻔했다.

 때문에 작전도 굉장히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유리와 미스틸테인이 구조작업에 힘쓰는 동안, 세하와 제이는 각각 말렉과 프린세스를 맡아 그들을 억누른다. 다만, 제대로 싸우기 시작하면 당연히 구조 작업에 차질이 생긴다. 둘은 제대로 싸우지 않으면서 차원종을 억눌러야 한다는, 기묘한 작전을 반드시 성공해야 했던 것이다.



 "휴우, 동생. 이거 정말 극한직업인걸?"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수없이 날아오는 염동탄을 위상력으로 강화시킨 건블레이드로 튕겨내는 세하와 말렉을 힘으로 억누르는게 굉장히 힘들었는지 살짝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말렉을 걷어차 떨쳐내놓은 제이가 등을 맞댔다. 말하는 투는 가벼웠지만 여기저기 잔상처를 입은 제이, 세하 둘다 굉장히 체력이 소모되었음은 명백했다.

 한편, 아름다운 칠흑의 드레스를 걸친 프린세스는 손에 쥔 단검에 위상력을 담아 당장이라도 쏘아낼 기세였다. 제이의 일격에 정신이 혼미한지 비틀거리는 말렉 역시 위협스럽게 으르렁거리는 것이, 제이 혼자서 억누르는 것은 더 이상 위험해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전력으로 쓰러뜨리는 것보다 몇곱절은 험난한 임무였다.

 그렇지만 그런 지금의 상황보다 더 세하를 자극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프린세스였다.



 "저 녀석... 또 슬비와 비슷한 능력을..."



 이것이다. 세하가 프린세스를 신경쓰는 이유.

 저것은 사라진 그녀와 비슷한 능력을 사용한다.

 그 규모나 힘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났지만, 근본적으로 염동력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세하는 프린세스에게 덤벼들지 않았다. 안그래도 지금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데 사적인 감정에 휘둘려서 프린세스에게 덤벼들어봐야 대량참극으로 이어질 뿐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없어진 이후 벌써 3년. 세하도 나름대로 성장을 했다.

 그러던 와중, 숨을 후, 내쉬며 제이가 세하에게 소근거렸다.



 "이봐, 동생. 모양새 좋지는 않지만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하나 떠올랐는데 들어주겠지?"

 "형이 그런 말을 하니까 좀 불안하긴 하지만 들어나보죠."

 "다른게 아니라, 저 프린세스와 임시로 동맹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세하는 정말로 어이없다는 듯이 제이를 흘겨봤다. 지금 자기가 제대로 들은게 분명했는지 확신조차 할 수 없었지만, 선글라스 너머로 비춰지는 제이의 눈빛은 진지했다.



 "...농담은 아닌 것 같고... 계속해보세요."
 "정말로 농담할 생각은 아냐. 인간형 차원종들은 사람하고 대화 정도는 할 수 있고, 저 프린세스는 차원종을 죽이는 차원종으로 유명하잖아? 동맹을 맺을 여지는 있다고 보는데 말이지. 게다가..."



 제이는 백화점 천장을 살짝 가리켰다. 교전으로 인해서인지 여기저기 망가져는 있지만 아직 버틸만은 한 듯하다.



 "사실 말렉 정도의 차원종이면 프린세스가 우리가 도착하기까지 정리 못할건 아니잖아? 프린세스도 힘조절을 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거든. 저 녀석, 인간을 죽이는 일은 피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동맹을 맺자구요? 제대로 될 것 같진 않은데요."

 "밑져야 본전이지. 시도도 안해보는것보단 나아."



 정말로 제정신이 아니라 생각되는 의견이었으나, 만약 성공한다면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비책이기는 했다. 그러나, 어떻게 차원종과 합의점을 찾는다는 말인가? 그레모리 박사처럼 어딘가 유쾌한 구석이 있는 차원종조차 인간을 장난감 정도로만 안다. 세하가 아는 한, 사람이 좋다고 평할만한 차원종은 레비아 외엔 전무했다.

 그러나... 이렇게 저렇게 세하가 고민하는 사이에도 말렉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이제 언제 덤벼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말렉이 만약 전력으로 싸우기 시작하면 아직 고장이 난 엘리베이터에도 영향이 가고 이는 대량참사로 이어진다. 하지만 어떻게 차원종에게 말을 꺼낸단 말인가?

 그런 세하의 고민을 부순 것은, 의외로 프린세스였다.



 "...클로저, 이세하. 평소보다 움직임이 둔하군."

 "...오늘은 웬일이셔? 먼저 말을 다 걸고."



 프린세스는 딱히 목석인 것은 아니다. 거의 프린세스 전담반이라 불릴 정도인 검은양 팀, 그 중에서도 프린세스랑 자주 대치해온 이세하는 그녀와 서로 욕에 가까운 비방 뿐이었지만 대화도 몇 번 나눈 적이 있었다. 지금 그녀가 말을 건 것도, 그다지 신기한 일은 아니었다.



 "네 움직임이 굉장히 무뎌서 한 소리야. 훈련이 부족해서 감각이 둔해진거라면... 굉장히 실망스럽지만."



 프린세스는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살짝 내려놓았다.



 "무언가 사정이 있다면 얘기는 다르지. 클로저 제이의 솜씨는 나도 아는 바니까."

 "...이거 영광이군. 그렇다면 우리 쪽 사정을 좀 들어주겠어?"



 프린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크 때문에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실은 아직 이곳 B동 쪽의 엘리베이터에는 사람들이 다수 갇혀있어. 개중에는 아직 6살도 채 안된 꼬마애들도 있지. 그 엘리베이터는 완전 기계식으로 움직이는데, 만약 너나 말렉이 온 힘을 다한다면, 그 엘리베이터가 오작동을 일으킬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하거든."



 그 말은 들은 프린세스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렇군. 현재 그 쪽 상황은?"

 "아아, 우리쪽 애들이 구출 작업 중에 있지만, 철골 같은게 입구 쪽에 쌓여서 구조가 쉽지 않은 모양이야. 그러니까..."

 "이해했어. 저 짐승을 빠르게 도축하되, 나도 힘을 자제해달라는 얘기로군."



 프린세스가 고개를 이세하 쪽으로 돌렸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고 이해한 이세하는 건블레이드를 내려놓아 자신이 싸울 의사가 더는 없음을 밝혔다. 사실은 프린세스와는 결착을 지고 싶었지만 차원종조차 제이의 말을 들어주고 있는데 자신이 일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 프린세스 역시 자신의 힘을 서서히 가라앉혔다.



 "좋아. 그럼 내가 먼저 중력장으로 저것의 힘을 억제하지. 클로저 제이는 그 틈에 짐승의 정면으로 공격을. 그리고."



 그 뒤 지시를 내리는 프린세스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요약이 쏙쏙 들어오는 것이었다. 제이는 어렴풋이 그녀가 사람을 이끌어본 경험이 꽤 많은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지만 이내 떨쳐냈다. 

 이세하는 일단 프린세스의 말에 따르기로 하면서도 입으로는 약간 삐딱한 태도를 유지한채 말했다.



 "어쩐 일이셔? 차원종 주제에 인간의 편을 들어주기로 한거야?"

 "......"



 그 순간, 이세하는 정말로 기묘한 일이지만, 프린세스가 약간 슬퍼하는 듯이 보였다.

 정말로 이상하게도.

 그럴 리가 없는데.



 "...나는 딱히, 너희 인간들을 적대하고자 하는게 아니야. 나는 군단을 적대하고 있으니까..."

 "아, 그래."

 "미안하지만 잡담은 그쯤 해두자고. 말렉이 공격해온다."



 이제 제이에게 얻어맞은 부분이 괜찮아진걸까, 말렉이 포효하며 전격을 내뿜으려고 했다. 그 순간 프린세스가 팔 하나를 내밀었다. 이전까지의 그녀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한 염동포탄이 말렉을 향해 날아가 사로잡자 거기에 맞춰 제이가 달려들었다.



 "부숴져라!!!"



 제이 왈, 음이온 펀치라고 명명된 그 기묘한 이름의 기술은 깔끔하게 말렉의 가슴 부근을 강타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화가난 말렉이 제이를 공격하려 했으나 방금전 프린세스의 염동포탄에 당한 데미지로 인해 살짝 타이밍이 늦었다.

 그리고 그 늦는 타이밍... 그 한 순간이야말로 이세하에겐 절묘한 찬스가 된다.



 "터져라!"



 제이보다 살짝 한 박자 늦게, 그러나 이미 이 순간을 노리고 달려든 세하의 건블레이드가 엄청난 크기의 공파탄을 쏴냈다. 말렉은 온힘을 다해보기도 전에 공파탄에 휩쌓여 불타 서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땅에 착지하면서 "휴..." 하고 상황이 무사히 끝난 것에 안도하면서도 세하는 이 기묘한 팀워크에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자신과 제이 형의 기술을 아주 잘 안다는 듯이 이런 작전을 짠 프린세스에 대해...



 "어이, 프린세스. 너는..."

 "시간이 됐군."



 프린세스가 뒤돌아섰다. 그러고보면 그녀의 목적은 말렉이었지 딱히 이 백화점이 아니었다. 말렉이 소멸한 시점에서, 그녀가 이곳에 남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프린세스. 이번에는 놔주지. 하지만 다음 번에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건 잔뜩 있었지만, 세하가 할 수 있는 말은 겨우 그 정도였다. 무언가 말을 하려 해도, 그것이 형태로 명확히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프린세스 역시 코웃음치며 대답했다.



 "...나를 사로잡고 싶다면, 제대로 훈련이나 받고 실력을 키워와라. 클로저 이세하."

 "뭐야!?"

 "하하."



 화를 내는 이세하와 대조적으로 제이는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상 상황이 종료되서 긴장이 풀린 것이다. 게다가, 사실 레비아같은 차원종이나 암살자였던 티나 등과 알고 지내면서 제이 역시 많이 누그러진지라 인간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차원종인 프린세스가 그다지 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아니, 그것도 이유였지만.

 왠지 그녀에게선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가 길어졌군."

 "야, 너!? 아까 그 말 다시 해 보..."



 이세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프린세스는 차원문을 열고 유유히 사라져갔다.

 투덜 대면서도 이세하와 제이가 상황 종료를 선언하고 서유리가 있는 쪽을 도와 구조 작업을 시작한지 3시간 뒤엔 백화점에 갇혀있던 사람들도 역시 모두 구조되었다.





 주말 오전.

 이번주에는 프린세스가 한 번 나타나고 위험한 상황도 일어났었지만 사실 최근 들어 차원종이 그다지 출현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평일에도 그렇게 바쁘진 않았고 덕분에 주말에는 한가한게 현실이었다. 금요일 새벽 3시에 잠든 이세하는, 배고프다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눈을 떠서는 이제 슬슬 사람이 오다니는 시간인  8시임에도 너무 이르다며 투덜대면서 간단히 떼우고 다시 잠들기 위해 집앞 편의점으로 향했다.

 뭐 굳이 편의점이 아니어도 되지만, 요즘 들어 그 편의점에 자주 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어서오세... 아."

 "안녕하세요."



 편의점에 들어서자 이젠 꽤 익숙해진 얼굴이 보였다. 주말 오전에 알바하는 여성으로 이름은 아직 모르지만, 이제는 서로 얼굴을 완전히 익힌 사이였다. 여전히 아름다운 은백색의 긴 머리카락은 하얀 그녀의 피부에 어울려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 세하의 눈에도 굉장한 미인으로 보였다.



 "하아, 어서오세요."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인사를 건냈다.



 "손님에게 한숨쉬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그 다크써클을 보아하니, 어제도 또 게임만 밤새서 했죠? 한숨이 나올만 하죠."

 "에휴, 주말인데 뭐 어때요? 아, 도시락 두개 계산해주세요."

 "주말에도 사람이 건전하게 살아야..."

 "예이예이. 잔소리는 됐습니다."



 하지만 세하가 그녀를 신경쓰는 이유는 단순히 미인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녀는 행**지 하나하나가, 마치 3년 전 갑작스럽게 실종되버린 '이슬비'와 너무나 비슷했다.



 "그렇게 또 잔소리는 넘어가려고... 아, 혹시 어머니와 같이 드시는건가요?"

 "네. ...그러고보니 점원 누나는 알파퀸의 팬이랬던가요?"

 "예. 관련 상품도 사실은 꽤 모아뒀거든요."



 그녀는 살짝 수줍은 듯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쪽 동네에 살면 누나도 우리 엄마 얼굴 꽤 자주 봤을텐데 인사라도 하시지 그러셨어요."



 세하가 적당히 말하자, 그녀는 어째선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답했다.



 "후후, 제가 가진건 카드나 잡지 같은거 뿐이라 만약 우연히 마주쳐도 앵간해선 못 알아볼거예요."

 "...확실히, 뭐 잡지 같은데서 나오는 그런 모습하곤 좀 다르지만 그래도 얼굴이 같으니까 척 보면 알텐데요?"

 "그럴까요?"



 점원의 얼굴은 정말로 재미있다는 듯이 이세하를 쳐다보며 말했다.



 "사람이란게, 매일 보던 사람도 사소한 특징이 바뀐걸로도 전혀 알아** 못하기도 하거든요."

 "...에이, 그건 좀 과장이 심한데요."

 "후후."



 이세하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이, 보라색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2024-10-24 23:14:3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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