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자들

롤랑베리 2017-02-24 0




눈이 떠졌다. 하지만 그 곳은 내가 생각한 곳과 달랐다. 나는 방금 전 검은양팀과 늑대개팀들의 클로저들의 의해 힘이 다해 강으로 몸을 던져 스스로 숨을 끊었다. 그랬을터였다. 하지만 내가 눈을 뜬 곳은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곳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무언가가 있는 듯했지만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이질적인 공간이었다.




"후후후...눈을 뜬건가?"

"?! 이 목소리는..."



처음보는 공간에 눈을 돌려 보고 있던 내 뒤에서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네까지 이 곳을 올 줄이야. 이리나."

"칼바크...턱스."



목소리의 주인은 내가 데이비드의 명령으로 숨통을 끊으려고 했던 칼바크 턱스였다.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다고 부하에게서의 보고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단 것은...



"눈치챘나 보군. 그렇다. 이곳은 이른바 사후세계란 곳이지. 자네와 나는 이미 생을 끝마쳤다네."

"역시...."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난 정말로 죽었군...




"크게 당황하지 않는 걸 보니 꽤나 죽음을 각오했단 모양이군."

"각오따윈 하지 않았어....그저, 그들에게 걸었을 뿐이다."

"그들?"

"...."

"자세히 들려줄 수 있겠나?"

"내가 그걸 배신했던 당신에게 들려줘야 할 의무가 있나?"

"그것도 그렇군.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궁금해지는군."



하긴, 이미 죽어버린 내게 이 남자와 적대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한때의 나를 배신했던 것에 대한 조그마한 불만일 뿐이겠지.




"좋다. 얘기해주마."

"후후, 천천히 얘기하게. 우리에게는 아주 시간이 많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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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그런 일들이 있었나."

"그래."



모든 일을 얘기한 후 나는 뭔가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검은양과의 교전을 계속 하던 것

데이비드에게 힘을 받고 서지수의 클론을 이용한 것

데이비드를 배신하고 자신의 대의를 수행하려 했던것

데이비드에게 세뇌당해....검은양팀과 늑대개팀에게 자신의 대의와 카밀라를 맡긴것






"설마 자네도 나와 같은 길을 걸을 줄이야."

"흥. 난 그저 나의 대의를 위한 길을 걷었을 뿐이다."



그 때 칼바크 턱스가 우리를 배신하고 클로저들에게 힘을 빌려줬다고 했을 때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째서 저런 나약한 존재들에게 자신의 목숨까지 걸 수 있냐고. 위선자들의 뜻에 움직여지는 단순한 아이들일 뿐인데. 그렇지만, 지금은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니. 좋은 교육자들을 만났군."

"그건....뭐 나도 동감하지."




그 아이들이라면 좋은 어른들이 될 수 있을거야. 분명...




"자네도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있나?"

"....훗. 글쎄. 적어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싫지만...."



조금 더 일찍...그 아이들과 만났더라면....
























나는 진정한 동료와 친구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이리나 살려주세요...제발. 누가 건졌다고 해줘요....


































2024-10-24 23:14:0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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