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필연 - 11

비랄 2017-02-20 1



***




"노.운. 오빠~"


탐욕스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비록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가 그 욕망을 가리고 있지만 나에겐 그런 외양따윈 쓸모가 없으니 참 애매할 지경이다. 그냥 평범한 녀석이 욕망에 충실하다면 모르겠지만 바보가 욕망에 휘둘린다면 말로 해결할 방법은 별로 없다.


"없다."


"그러지 말고~ 만들어 주세요~"


"없어."


"공중에서 무지막지하게 꺼내던데 없을리가 없잖아요?"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


"힝.. 부탁이ㄴ..."


이번엔 자기 목적을 포기할 생각따위 없다. 이 바보에 대해서 판단한 나는 귀찮음과 내 목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취했다.


-시간 정지


시간을 멈추는 행위.


물질계에서 시간을 멈추면 그 형태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직접 ** 않고는 설명하지도 못할 광경이지만 말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동작만 멈춘다면 공기와 빛도 움직임을 멈춘다. 당연히 물리적으로 여기서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 굴레에 벗어나 움직인다면 멈춘 세계가 받는 영향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 굴레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존재는 시간의 범주를 벗어난 자. 시간 아래의 법칙따윈 그런 존재에겐 통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것으로 인해서 일어날 일은 그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 한은 알 수 없다.


물리 법칙을 고려한다면 시간이 멈춘 세상은 그 어떤 것보다 무르다. 물리가 멈춘 세계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물리 행동이 일어난다면 그것만으로도 모든게 무너진다.


그런 형태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침묵의 세계가 이어진다. 무식하게 시간만 멈추는 행위는 시전자가 물리에 속박되어 있지 않는 한은 아무 쓸모도 없는 기술일 뿐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확실히 정답이지만 애시당초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행위를 하다는 것이 저런 법칙에서 완전히 자유로움을 의미한다. 물질계의 필멸자 중에서도 이 기술을 완성한 존재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


결국 걱정과는 다르게 멈춘 세계는 침묵만이 있지만 그 침묵에서 자유로운 존재에겐 단지 고요한 세상에 불구하다. 이 말은 지금 노운이 보는 것은 고요한 산책터일 뿐이라는 이야기이고 말이다.


'제한으론 10초인가? 산책을 더 하고 싶었는데 말이야.'


뒤의 바보에게 빼앗긴 시간이 하도 많아서 그런지 감정적으로 일을 저질렀다. 제한이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짜증이 나다니. 아무래도 세상에 몇 없는 궁극의 바보가 아닐까? 이전에는 적당히 포기하는 것을 보고는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수정할 사안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 뒤의 바보. 서유리란 여자는 아직도 욕망을 두른 모습과 함깨 미소지으며 굳어있다. 사실 이게 10초라고는 하지만 그 기준은 내 주관적인 생각과 같다. 나에게 있어서 그런 시간은 여기 인간들에게는 무한과 별반 다를게 없는 말이니까. 


법칙 자체를 초월하며 물리적인 움직임을 취하는 중인 나는 바보의 몸을 자세히 훑어봤다. 딱히 목적이 있는 행동은 아니지만 그냥 머리가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정말 미녀다 이 바보는.'  


신은 그녀에게 완벽한 몸을 내렸지만 그 대가로 머리에 패널티를 부과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적인 사고로 내가 본 여성들 중에서도 정점 라인에 들만한 미모다. 머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바보 반열에 이름을 올려줘야겠지만.


딱히 의미를 가지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가능성이 전부인 세계에서 이런 녀석이 나온다고 한들 이상할게 없다. 하지만 내가 계획을 설계할 때 그녀에겐 무슨 일이 어울릴지 판단하기려고 이렇게 보는 것이다. 그게 어떤 형태일지는 선악의 구분 없이 내 선택이지만.


'흠.. 지식을 줄까? 지능을 줄까?'


그래도 바보에겐 구원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이런 외모를 가지고 바보라면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물론 그녀는 판단은 하는 머리가 있지만 그래도 돌머리, 바보의 반열에 드는 머리다. 하지만 적당히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약간의 지식을 수여하는 것으로도 바보의 타이틀은 벗어날 녀석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니.


'불로장생? 아니면 불로불사?'


이런 배우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니 아무래도 그녀의 일에는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




 


'으음.. 저질렀다.'


결국 바보는 바보로 남기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바보라도 감은 좋으니 좋게 살아갈 녀석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흥미가 돋은 배우다. 어떤 처리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에 나는 그녀의 몸의 에너지 환원 효율을 좋게 만들었고, 육체 능력의 열화를 최대한 느리게 만들었다. 


요컨데 모든 의미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움이 유지되는 몸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그녀의 몸이 원래 그런 성질이기에 나는 그것을 극강으로 늘렸을 뿐이다. 비록 수명과 같은 부분은 인간의 한계는 넘기지 않았으니 딱히 삶에 크게 관여되는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냥 머리를 좋게 만드는게 좋았으려나?'


하지만 한번 하니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인간의 정신이란 욕망이 함깨하는 것이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쉬웠다. 비록 스스로가 정한 규칙이지만 그런 녀석은 간단히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서 그런지 더 아쉬웠다.


'기왕에 흥미 돋은거 한번 더?'


신도 세계도 신경쓰지 않는 내가 만든 규칙인데 이렇게 간단히 깨면 되나 싶다. 하지만 내 정신에서 흥미나 자극은 극상의 진미나 다름 없다. 그냥 한번 발동하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직접 억제하지 않는 한은 말이다.


―그만.


그런 생각을 하고있자니 어디서 계시가 내려오는지 자제하란 뜻을 전했다. 딱히 누구든 상관없지만 무슨 말이 왔으면 선택한다. 지금은 인간적인 면도 같이 곁들여서 말이다.


―그만!


아무래도 내가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니 조급한가 보다. 이거 명부의 가능성에 속한 녀석인지 아니면 세계의 의지인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인간적인 면모를 가졌다. 우는 녀석에게 내 고집을 꺾지 않는 냉혈한은 아닌 것이다.


'알았다. 알았어. 귀찮으니까 가라. 보아하니 일처리가 쌓인거 같구만.'


내 대답을 들은 무언가는 안도의 한숨과 후회의 경악과도 같은 것을 보이며 내 머리를 떠났다. 이리도 단순한 태도를 생각하면 존재적으로 말단에 속한 녀석인거 같다. 내가 겨우 말단을 상대할 정도로 만만한지는 이참에 던져두고 말이다.


-시간 정지 해제


내가 주관한 10초가 지났다. 세상은 다시 원래 모습을 되찾은 시간에 따라서 흘러간다. 참고로 나는 서유리의 앞에 없다. 정확히는 내가 그녀를 작전 브리핑 룸에 던져뒀고, 어리둥절한 그녀는 영문도 모른채 작전하러 떠났다. 나에 대해서 이야기한들 별 의미도 없는 일이니 그녀가 작전에 돌아오기 전까진 귀찮은 일은 없을거 같다. 




***









없긴 뭐가 없나.


"네가 보고에 있던 녀석인가?"


등에 빛의 날개를 달고 있는 궁수가 나를 노려봤다. 눈이 없는 전선에서 적당히 산책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훼방꾼을 만난 것이다. 입장의 문제를 생각해서 내가 할 행동은 정해져 있다.


"알고 있는데로 생각해. 나는 이만."


-팍


자리를 뜨려는 내 다리를 노리고 화살이 날아왔다. 위협용인지 나한테 맞지는 않았지만 보통이라면 바로 피해야하는 정도의 살기가 있는 공격이다.


이는 명백히 적대행위.


"어딜 가려는거지?"


저 궁수는 나를 놓칠 생각따윈 없나보다.



***






노운이 따로 챙겨둔 임무 나간 사람들 몪의 요리를 유리가 상당히 먹는 바람에 다름 사람들은 충분히 먹지 못했습니다.




2024-10-24 23:14:0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