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유리] 처음이었다
루이벨라 2017-02-14 6
※ 발렌타인 기념 세유!
※ 직접 초콜렛을 만들어 건네주는 게 처음인 유리와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렛을 받는 게 처음인 세하의 이야기
※ 중간에 2번정도 갈아엎은 건 안 비밀...
※ 달달한 편입니다. 아마도...(?)
2월 14일. 그 날짜에만 유독 크게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그 동그라미를 보며 유리는 작게 결심했다.
그래, 드디어 그 날이 다가오는구나. 유리는 자뭇 비장하기까지 했다.
지금 유리 앞에는 여러 가지 요리 재료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 초콜렛을 직접 만들어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잘 해낼 것이라고 단단히 결심까지 한 상태였다.
이런 결심을 하게 만든 건 우연히 들은 세하의 한마디 말, 때문이었다.
-초콜렛? 받아본 적 없어.
곧 다가오는 발렌타인 데이에 대해서 한창 이야기를 하는데, 유리가 '세하는 초콜렛 많이 받았겠다~' 라는 질문에 세하가 답한 말이었다. 대답을 듣고 놀란 유리와는 달리 무덤덤한 세하였다.
-진짜? 어째서...
...그 얼굴에 초콜렛 하나도 못 받은거야? 라는 뒷말은 집어삼켰다. 왠지 이 말을 하면 자신이 세하에게 진 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그 애들에겐 괴물 같은 아이니까.
유리의 끝맺지 못한 질문을 으레짐작한 세하가 쓸쓸한 말로 대답했다. 괴물 같은 아이...한순간이었지만 세하는 확실히 상처를 받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런 세하의 표정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클로저가 싫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정미에게 아무 대꾸도 없이 그저 물끄러미 보기만 했던 그 때의 그 눈빛이었다. 그 눈빛이 너무도 쓸쓸해서 잊혀지지 않았는데 지금의 세하는 그 때와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유리는 자신이 무언가를 실수했다라는 걸 깨달았다.
-아, 아니야! 세하가 가진 힘은 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힘이잖아?!
-...
아, 세하의 그 표정이 도저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집으로 가버리는 세하의 뒷모습은 유독 쓸쓸해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유리는 자그맣게 다짐했다. 다시는 상처가 될만한 일이 되지 않기를...
...그 결과로 이어지는 게 지금의 초콜렛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만드는 초콜렛이 시중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초콜렛보다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세하의 그 표정을 떠오르기만 하면, 꼭 자기가 직접 만든 초콜렛을 건네주어야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해야만 했다.
"초콜렛 만드는 건 처음이지만...레시피대로 따라하면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안녕."
"어, 아, 안녕, 세하야?!"
웬일로 동아리방에 먼저 와 있는 유리를 보며 세하는 살짝 놀랐다. 유리가 약속을 안 지킨다, 뭐 그런 사람은 아닌데 오늘따라 유독 일찍 나와있는 유리를 보며 의아한 것 뿐이었다.
"웬일이야. 일찍 나와있고."
"야, 약속이 있어서 좀 일찍 나왔거든...!"
말을 더듬는 것이 꼭 무언가를 꽁꽁 숨기고 있는 거 같았다. 유리는 가끔 보면 감정 표현이 너무 확연히 드러나서 알아채기 쉬웠다. 하지만 남의 감정을 가지고 놀리는 건 안 좋다는 걸 알기에 세하는 그냥 눈감고 있기로 했다.
유리와 마주보는 방향에 앉은 세하는 여느 때처럼 게임기를 꺼냈다. 어젯밤에 하던 세이브포인트 부분부터 게임을 다시 하는데 앞에 앉아있는 유리의 행동이 영 신경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리는 세하가 게임에 열중하느라 자신을 못 볼거라고 생각하지만 세하는 곁눈질로 유리가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다 보였다. 안절부절 못한다. 이게 지금 유리의 행동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아니지 없을 수 없었다.
세하가 한숨을 쉬고 게임을 일시정지시키고 유리를 차분히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응...?"
"너 지금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있잖아. 뭘 숨기려고 그래."
"그, 그렇게 표났어...?"
으으, 나름대로 숨기려고 노력했는데...라고 중얼거리는 유리를 보며 세하는 좀 더 연습을 해야할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세하조차도 유리가 자신의 앞으로 불쑥 초콜렛을 내미는 전개는 생각하지 못했다. 유리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자신한테 주는 게 초콜렛이라는 걸 인지하는데는 3초나 걸렸다. 그리고 유리에게 재차 물어보는데도 3초.
"...이게 뭐야?"
"초, 초콜렛이잖아...!"
"...근데 이걸 왜 나한테...?"
"그, 그야...오, 오늘...발렌타인 데이니까..."
발렌타인 데이니까, 라는 결정적인 말이 나왔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렛을 주는 행동은...너무도 잘 알려져있어서 말하면 입만 아팠다. 그리고 세하는 지금 그것이 자기 앞에서 '실제로' 일어나게 된 일인 것에 대해 어안이 벙벙했다.
"...진짜...? 진짜로...?!"
"지, 진**! 내가 자, 장난치는걸로 보여?!"
떨리는 손으로 유리에게 초콜렛을 건네받은 세하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컥하고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이런 기분 처음이었다. 무언가 울컥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하는 이런 미묘한 기분.
받은 초콜렛 상자로 얼굴을 가리는 세하를 보면서 유리는 참 알쏭하기 그지 없었다. 지금 저거...기뻐하는건가? 아니면 화를 내는건가? 둘 중 하나의 반응이라도 난 지금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도저히 못 들겠는데...!
"...정말...정말이지...?"
"정말, 정말이라고..."
말은 이렇게 하면서 서로 고개를 쳐다**도 않는 이 상황은 제3자가 보기에는 참으로 귀엽지 않을 수 없었다. 세하가 상자 위로 고개를 살짝 올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왜 나한테 이런 걸..."
"아, 얼마 전에 내가 세하 기분 상하게 했잖아...그래서..."
유리의 말에 세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정색했다고 해야하나. 그 때의 기분을 다시 떠올려버린거 같았다. 자신은 괴물이라고 평하며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어울리지 못했던 그 때의 일이.
괜히 주제넘게 기뻐한 자신에게 핀잔하듯이 말을 꺼내는 세하의 목소리는 냉랭하기 그지 없었다.
"괜찮아. 그런 거...이제 익숙해."
익숙하다고는 하지만...받는 상처마다 아픈 건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니 동정할 필요 없어...이 말이 나오기 전에 유리가 먼저 선수를 쳤다.
"그리고...! 세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두근- 심장이 한번 크게 요동을 쳤다. 아, 이걸 어째...먼저 고백을 한 것은 유리지만 왠지 자기도 자신의 속마음을 들켜버린 거 같았다. 방금 전의 그 두근거림이 어찌나 컸는지 유리도 들었을 게 분명했다.
"..."
"..."
"...머, 먹어볼래?"
"응, 그, 그러지 뭐..."
이제는 나도 말을 더듬는구나. 조심스레 상자를 열자 하트 모양이라고는 하기에는 조금은 처참한 초콜렛이 짠! 하고 나타났다. 세하가 잠시 굳은 표정으로 조용히 있자 유리가 변명 아닌 변명을 시작했다.
"모, 모양은 이래도 맛은 제법 있어!"
"...그게 아니라..."
세하가 이마에 손을 짚었다. 차마 유리의 앞에서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먹냐는 식의 오글거리는 말투를 할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초콜렛 하나를 입속으로 넣었다. 적당히 단 맛이 혀끝을 감싸고 들어왔다.
"어때? 맛있지?"
"...응."
원래 단 걸 그렇게 즐겨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유리가 준 초콜렛은...맛있었다. 이제까지 먹은 초콜렛 중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로 맛있었다. 아, 왜 눈물이 나오려는걸까.
"...고마워."
"...나도 고마워."
받아줘서 고마워. 세하가 거절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도 어젯밤에 몇번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기뻐하며 받아주니...참으로 고마웠다.
불쑥- 유리의 입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세하가 유리의 입속에다 초콜렛을 넣은 것이었다. 갑작스런 행동에 유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세하가 환히, 보는 사람이 기분이 다 좋아질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만드느라 수고했다는 뜻이야."
아, 세하가 더 이상 그런 표정을 짓지 않는구나. 다행이다. 세하의 밝은 표정을 보며 유리는 초콜렛을 녹여먹었다.
달았다. 지금 상황과 같이 부드럽고, 달콤했다.
※ 직접 초콜렛을 만들어 건네주는 게 처음인 유리와 좋아하는 사람에게 초콜렛을 받는 게 처음인 세하의 이야기
※ 중간에 2번정도 갈아엎은 건 안 비밀...
※ 달달한 편입니다. 아마도...(?)
2월 14일. 그 날짜에만 유독 크게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그 동그라미를 보며 유리는 작게 결심했다.
그래, 드디어 그 날이 다가오는구나. 유리는 자뭇 비장하기까지 했다.
지금 유리 앞에는 여러 가지 요리 재료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 초콜렛을 직접 만들어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잘 해낼 것이라고 단단히 결심까지 한 상태였다.
이런 결심을 하게 만든 건 우연히 들은 세하의 한마디 말, 때문이었다.
-초콜렛? 받아본 적 없어.
곧 다가오는 발렌타인 데이에 대해서 한창 이야기를 하는데, 유리가 '세하는 초콜렛 많이 받았겠다~' 라는 질문에 세하가 답한 말이었다. 대답을 듣고 놀란 유리와는 달리 무덤덤한 세하였다.
-진짜? 어째서...
...그 얼굴에 초콜렛 하나도 못 받은거야? 라는 뒷말은 집어삼켰다. 왠지 이 말을 하면 자신이 세하에게 진 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그 애들에겐 괴물 같은 아이니까.
유리의 끝맺지 못한 질문을 으레짐작한 세하가 쓸쓸한 말로 대답했다. 괴물 같은 아이...한순간이었지만 세하는 확실히 상처를 받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런 세하의 표정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클로저가 싫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정미에게 아무 대꾸도 없이 그저 물끄러미 보기만 했던 그 때의 그 눈빛이었다. 그 눈빛이 너무도 쓸쓸해서 잊혀지지 않았는데 지금의 세하는 그 때와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유리는 자신이 무언가를 실수했다라는 걸 깨달았다.
-아, 아니야! 세하가 가진 힘은 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힘이잖아?!
-...
아, 세하의 그 표정이 도저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집으로 가버리는 세하의 뒷모습은 유독 쓸쓸해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유리는 자그맣게 다짐했다. 다시는 상처가 될만한 일이 되지 않기를...
...그 결과로 이어지는 게 지금의 초콜렛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만드는 초콜렛이 시중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초콜렛보다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세하의 그 표정을 떠오르기만 하면, 꼭 자기가 직접 만든 초콜렛을 건네주어야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해야만 했다.
"초콜렛 만드는 건 처음이지만...레시피대로 따라하면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 * *
"안녕."
"어, 아, 안녕, 세하야?!"
웬일로 동아리방에 먼저 와 있는 유리를 보며 세하는 살짝 놀랐다. 유리가 약속을 안 지킨다, 뭐 그런 사람은 아닌데 오늘따라 유독 일찍 나와있는 유리를 보며 의아한 것 뿐이었다.
"웬일이야. 일찍 나와있고."
"야, 약속이 있어서 좀 일찍 나왔거든...!"
말을 더듬는 것이 꼭 무언가를 꽁꽁 숨기고 있는 거 같았다. 유리는 가끔 보면 감정 표현이 너무 확연히 드러나서 알아채기 쉬웠다. 하지만 남의 감정을 가지고 놀리는 건 안 좋다는 걸 알기에 세하는 그냥 눈감고 있기로 했다.
유리와 마주보는 방향에 앉은 세하는 여느 때처럼 게임기를 꺼냈다. 어젯밤에 하던 세이브포인트 부분부터 게임을 다시 하는데 앞에 앉아있는 유리의 행동이 영 신경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리는 세하가 게임에 열중하느라 자신을 못 볼거라고 생각하지만 세하는 곁눈질로 유리가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다 보였다. 안절부절 못한다. 이게 지금 유리의 행동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아니지 없을 수 없었다.
세하가 한숨을 쉬고 게임을 일시정지시키고 유리를 차분히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응...?"
"너 지금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있잖아. 뭘 숨기려고 그래."
"그, 그렇게 표났어...?"
으으, 나름대로 숨기려고 노력했는데...라고 중얼거리는 유리를 보며 세하는 좀 더 연습을 해야할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세하조차도 유리가 자신의 앞으로 불쑥 초콜렛을 내미는 전개는 생각하지 못했다. 유리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자신한테 주는 게 초콜렛이라는 걸 인지하는데는 3초나 걸렸다. 그리고 유리에게 재차 물어보는데도 3초.
"...이게 뭐야?"
"초, 초콜렛이잖아...!"
"...근데 이걸 왜 나한테...?"
"그, 그야...오, 오늘...발렌타인 데이니까..."
발렌타인 데이니까, 라는 결정적인 말이 나왔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렛을 주는 행동은...너무도 잘 알려져있어서 말하면 입만 아팠다. 그리고 세하는 지금 그것이 자기 앞에서 '실제로' 일어나게 된 일인 것에 대해 어안이 벙벙했다.
"...진짜...? 진짜로...?!"
"지, 진**! 내가 자, 장난치는걸로 보여?!"
떨리는 손으로 유리에게 초콜렛을 건네받은 세하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컥하고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이런 기분 처음이었다. 무언가 울컥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하는 이런 미묘한 기분.
받은 초콜렛 상자로 얼굴을 가리는 세하를 보면서 유리는 참 알쏭하기 그지 없었다. 지금 저거...기뻐하는건가? 아니면 화를 내는건가? 둘 중 하나의 반응이라도 난 지금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도저히 못 들겠는데...!
"...정말...정말이지...?"
"정말, 정말이라고..."
말은 이렇게 하면서 서로 고개를 쳐다**도 않는 이 상황은 제3자가 보기에는 참으로 귀엽지 않을 수 없었다. 세하가 상자 위로 고개를 살짝 올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왜 나한테 이런 걸..."
"아, 얼마 전에 내가 세하 기분 상하게 했잖아...그래서..."
유리의 말에 세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정색했다고 해야하나. 그 때의 기분을 다시 떠올려버린거 같았다. 자신은 괴물이라고 평하며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어울리지 못했던 그 때의 일이.
괜히 주제넘게 기뻐한 자신에게 핀잔하듯이 말을 꺼내는 세하의 목소리는 냉랭하기 그지 없었다.
"괜찮아. 그런 거...이제 익숙해."
익숙하다고는 하지만...받는 상처마다 아픈 건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니 동정할 필요 없어...이 말이 나오기 전에 유리가 먼저 선수를 쳤다.
"그리고...! 세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두근- 심장이 한번 크게 요동을 쳤다. 아, 이걸 어째...먼저 고백을 한 것은 유리지만 왠지 자기도 자신의 속마음을 들켜버린 거 같았다. 방금 전의 그 두근거림이 어찌나 컸는지 유리도 들었을 게 분명했다.
"..."
"..."
"...머, 먹어볼래?"
"응, 그, 그러지 뭐..."
이제는 나도 말을 더듬는구나. 조심스레 상자를 열자 하트 모양이라고는 하기에는 조금은 처참한 초콜렛이 짠! 하고 나타났다. 세하가 잠시 굳은 표정으로 조용히 있자 유리가 변명 아닌 변명을 시작했다.
"모, 모양은 이래도 맛은 제법 있어!"
"...그게 아니라..."
세하가 이마에 손을 짚었다. 차마 유리의 앞에서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먹냐는 식의 오글거리는 말투를 할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초콜렛 하나를 입속으로 넣었다. 적당히 단 맛이 혀끝을 감싸고 들어왔다.
"어때? 맛있지?"
"...응."
원래 단 걸 그렇게 즐겨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유리가 준 초콜렛은...맛있었다. 이제까지 먹은 초콜렛 중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로 맛있었다. 아, 왜 눈물이 나오려는걸까.
"...고마워."
"...나도 고마워."
받아줘서 고마워. 세하가 거절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도 어젯밤에 몇번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기뻐하며 받아주니...참으로 고마웠다.
불쑥- 유리의 입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세하가 유리의 입속에다 초콜렛을 넣은 것이었다. 갑작스런 행동에 유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세하가 환히, 보는 사람이 기분이 다 좋아질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만드느라 수고했다는 뜻이야."
아, 세하가 더 이상 그런 표정을 짓지 않는구나. 다행이다. 세하의 밝은 표정을 보며 유리는 초콜렛을 녹여먹었다.
달았다. 지금 상황과 같이 부드럽고, 달콤했다.
출처 : https://twitter.com/jys182/status/831407091776524289 (리스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