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언제고 당신의 그림자이니까요

튤립나무 2016-12-11 5




"바람이 참 좋네요"

강남 한복판에 솟아오른 3개의 방어탑. 일명 유니온 터릿이라고 불리우는 이곳.

"정말로 유니온은 숨겨둔 돈이 얼마나 많은 걸까요? 한번이라도 털면 평생 돈 걱정은 안해도 될것같네요"

후후훗.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오네요.

이런 고층 빌딩처럼 보이는 건물을 방어탑으로 쓸정도면서 왜 난민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않는걸까요.

그런 생각을 품으며 계속해서 방어탑에 눈길을 주고 있자니

마음속 깊은곳에서부터 호기심이라는 이름의 함정이 날 유혹하려든다.

"후우~ 그만하죠. 너무 깊이 파고들면 어떤분처럼 머리가 다 아파올것같네요 후훗"

그리고..

"그런 실수는 한번이면 족하니까요.."

나는 내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와 내 몸을 구속하려드는 호기심이라는 감정을 지우기위해 가볍게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호기심이라는 감정이 금세 사라졌다. 마치 지금도 내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가는 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것처럼.

후훗. 감정을 제어하는 법을 배워두길 잘했네요. 

예전에는 늘 감정에 치우치곤 했지만,

"..뭐. 이젠 더 이상 저는 소녀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건 다 당신 덕분이에요 감시관님"

휘이이잉

바람이 또 한번 새차게 불어와 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트린다.

..마치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듯.

"..후훗"

뽀옹!

가져온 와인 코르크를 따자 귀에 익숙한 쉬원한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평소라면 설례이면서도 기뻐하겠지만 오늘 만큼은 왠지 그런 기분보다..

"자. 한잔 받으시겠어요 감시관님?"

팔을 뻗어 아무도 없는 허공에 술을 붙는다.

내가 부은 술은 당연스럽게도 탑 아래로 쏫아지길 시작..

"어머? 제가 가져온 술이 마음에 안드신가보네요? 모처럼 비싼술을 가져왔는데 말이죠"

거기까지 말을 한후 조용히 한번 더 입을 연다. ...가슴속에 쌓인 감정을 조금 실어서.

"감시관님을 위해 제가 직접 사온 술이랍니다. ..그것도 직접 모은 돈으로 말이죠"

그러자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람이 불어와 술을 품은체 저 멀리 날아가버렸고,

그 모습이 내 두눈에는 마치 제 술을 받아준걸로 보이길 시작..

"..후훗. 혼자 마시면 저는 서운하답니다 감시관님?"

나 역시 가져온 술을 천천히 입에 넣는다.

입을 지나 목으로 흘러들어가는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맛..

"후우~ 역시 감시관님꼐서 좋아하실만한 맛이군요"

그렇게 가져온 술을 한동안 감시관님과 나눠마신다.

뭐 그래봤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비싼 주제에 양도 별로 없는 술이라니 .. 후우. 이건 좀 아쉽군요 후훗.

그렇게 다 마시고 남은 빈병을 조용히 내 발밑에 놓은 후

나는 가져온 꽃다발을 옥상 아래로 던졌다.

"이런거 ..분명 감시관님은 싫어하실께 뻔하지만 ..후훗. 그래도 이번 한번쯤은 조용히 눈감아 주셨으면하네요"

그리고는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나는 내 마음속에 우러나오는 감정을 가득 담아 조용히 묵념을 했다.

맞아요... 지금은 오직 당신만을 생각하며.

혹시 기억하고 계신가요? 저와 당신이 처음 만난 그날을

혹시 잊으시진 않으셨나요? 저와 당신이 함께 보낸 그날을

저는 다 기억하고 있다고요? 당신이 제게 했던 말들과 한 행동들 그리고..


당신의 제게 준 마음까지도. 


"네. 저는 다 기억하고 있답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하겠지요 ...분명"


조용히 고개를 들며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뜬다. 그러자 다시 내 눈에는 삭막한 강남의 풍경이 들어왔고..


"그쪽세상은 어떤가요 감시관님? ..뭐 그쪽이나 여기나 별반 크게 다를건 없을것같긴 하지만요"



조용히 ..나는 발걸음을 뒤로 돌리며


"하지만 왜 일까요? 어째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있는 이곳보다.."



천천히 한걸음 발을 옴기며


"그편이 ..좀더 재미있을것만 같군요"


나를 ..아니 저를 기다리는 동료들에게로..


네. 지금 당장은 이곳에서 할 일이 있지만 ..언제가는 꼭.


그러니

"부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저는 언제까지나 당신의 곁에 있을테니까요"

왜냐하면 저는


"언제고 당신의 그림자이니까요"

-fin-

 







요즘 글 쓸 시간이 너무 없네요 ..ㅜ

하아..

마음같아서는 진짜 다 때려쳐?!!

라는 마음도 여러번 먹었지만

그때마다 보잘것없는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꾿꾿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언제나 늘 감사드리고요

최대한 틈틈히 글을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 쓰는 작품은 제 모든걸 담아 쓰는 작품이기에 전투씬과 엔딩씬은

제가 지금까지 써왔던 그 어떤 작품보다 좋을거 생각됩니다.

그러니

연재가 늦어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또 다음화에서~!


2024-10-24 23:12:4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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