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비극은 언제나 그런 곳에서 터진다.

트로쿤 2016-12-11 0

전부 검은색이다.
그야말로 칠흑.달도 뜨지 않고 별도 반짝이지 않는 밤같은
빛 한 줄기 없는 암흑이다.
"여긴 도대체...."
빠져나가야겠다.그런데 몸이 잘 움직이질 않는다.
조금씩,조금씩 움직여보니.
"......?"
앞에 무언가 있다.이건.....
사람의 팔....?
"흐아악...!!"
뒤로 물러났다.여기서 빠져나가야 겠다고 생각하려니
뭔가 큰 물체에 부딪혔다.
뒤를 돌아보니....
수북히 쌓여있는 시체들의 산더미가 있었다.
"흐...흐아아악!!!"
도망쳤다.
또 도망쳤다.
도망치고 도망치다 도달한 곳은 내 집이다.유일하다고 칭할수도 있는 나만의 안식처.
"헉...헉....헉....여기라면...!"
문을 박차고 들어간다.
아무것도 없다.다행히도.
"....다행이야....벗어난 것 같...."
이상한 냄새다.
생선 비린내만큼 비릿한 향을 어디선가 뿜어내고 있다.
"....어..어디서 나는 거지?"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윗층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난 보아서는 안될 걸 보았다.
토막토막으로 잘린 서유리의 시체를 난 내눈으로 보았다.
".....에...??"
정확하게 어깨에서부터 팔을,허벅지에서부터 다리를 잘라내고 머리는 목부터 깔끔하게 잘려나가있다.
그리고 그런 서유리의 눈은 뭔가 보면 안될것을 본듯 크게 뜨여져있다.
나 또한 그 끔찍한 광경에 넋이 나가버렸다.
"....이거....꿈....인거지...?
그런거지....?하...하하....그래 이건 다 꿈일거야....
꿈이라고.....꿈이란 말이야....!!!"
깨어나깨어나깨어나깨어나깨어나깨어나깨어나깨어나깨어나!!
후후후후....이건 꿈이지만 네 맘대론 깨어날수 없는 꿈이지....어떻게 할래,이세하?
이대로 꿈에 남을지,아니면 현실로 돌아갈지.
"난...난....현실로 돌아가겠어....이런 꿈따위 더이상...보고싶지 않아..!"
후후후.그래.알겠어.현실로 돌려보내줄게.네가 그렇게도 가고 싶은 현실로....후훗?
--------------------------------------------------------------------
눈을 반짝!소리가 날 정도로 떳다.
"....저....전부 꿈인가....?"
등은 식은땀이 흐른듯 흠뻑 젖어있고
이마엔 송골송골 식은땀이 잔뜩 맺혀있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까 꿈에서 본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하아...나 요새....망상을 하나...."
힘없는 목소리가 목에서 흘러나왔다.
힘이 다 빠져 들기도 힘든 팔을 들어 휴대폰을 확인한다.
"......벌써 이렇게 됬나?"
오전 11시40분.하늘은 당장이라도 비를 뿌려댈듯 검다.
그리고 문자메시지가 한가득 와 있다.
"...아무래도 오늘 제대로 혼날거같네....."
그런 말을 하며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씻기 위해 욕실로 향했다.
--------------------------------------------------------------------
비를 뿌려댈것만 같았던 하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비를 쏟아내었다.
그런 빗속을 뚫고 나는 우리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저왔어요.유정이 누.....나?"
아무도 없다.텅 빈 사무실이다.
언제나 저 구석 소파에 드러누워 앓는 소리를 내던 제이 아저씨도.
책상에 앉아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던 미스틸테인도.
브리핑이라 쓰고 잔소리라 읽는 말을 하던 슬비도.
항상 눈을 빛내며 돈돈 소리를 늘어놓던 유리도.
아무도 없다.
"다들 어디간거지?문자는 이렇게 많이 왔는데.나혼자 내버려두고 어디 갔나?"
그러면서 문자를 확인한다.
"....뭐지?문자가 왜이래?"
전부 중간에 끊겨있다.
쓰다 중간에 무언가에 방해받은 것처럼.
".....불안해....뭔가 굉장히 불안한 예감이 들어...."
그런 내 예감이 들어맞기라도 한듯 비극이 찾아왔다.
---------------------------------------------------------------------
"..........이게....뭐야...?"
문자메시지에 적힌대로(물론 중간에 끊겨 장소만 있었지만.)이곳 대공원으로 왔다.
그곳은 거의 혼돈의 도가니였다.이상하게 생긴 차원종들이 사람들을 도륙내고 있었고
이미 그 장소에 도착해있던 클로저들 또한 대항도 하지 못한채 썰려나갔다.
".....이렇게 된 이상 정면돌파가 답인건가?"
철컥!소리를 내며 장전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차원종들이 도륙을 멈춘채 나를 마치 안내하듯 이끌고간것이다.
상처 하나 내려고 하지않고.
"이...이게 무슨....?"
그런 차원종들의 안내를 받아가며 도착한곳은 어느 한 호수 주변 다리다.
"여긴....유하나가 차원종이 되었던....?"
아직도 기억난다.애쉬와 더스트의 힘을 받아들여 차원종이 되려 했던 유하나의 모습이.
"그래....그리고 이 비극이 시작될 곳일지도....후후..."
익숙한.그러나 더 싸늘한 냉기를 품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이슬...비....?"
그럴리 없다.그럴리 없지 않은가.
그 올곧았던 이슬비가.그렇게나 차원종을 증오했던 이슬비가.
자기 스스로 차원종이 되다니.
".....야...야..이슬비....너 그거 대체 어떻게 된거야....
너...스스로 차원종이 된거야....?"
"뭐...그렇게 된거지.그리고 이세하.이미 너를 뺀...아니 서유리도 빼야겠구나?2명도 나처럼 됬고."
"....뭐...라고?"
"후후후...설마 그렇게 일이 잘풀릴 줄은 몰랐어.뭐,서유리야 계속 반항해서 내가 그어줬지만."
"...너,설마...."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것을 비웃듯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동생.인생이란 원래 그런거야.반항하는 놈은 없애버리고 앞으로만 나아가면 그만인거지."
"...제이 아저씨.아저씨마저....그렇게 된거에요?"
"날 원망 마.동생.나도 좋아서 된건 아니니까 말이지.유니온만 때려부술수 있다면.
지금은 뭐라도 좋아."
"아저씨...."
그리고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인 나에게 카운터를 먹이듯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세하 형.빨리 저처럼 되세요.이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는 말로 설명이 안된다고요?"
"테인아....너도....."
"형...형은 모를거에요...이 온몸에서 끓어넘치는 힘은.....말로 설명이 되질 않는다구요?"
"자....이세하.이제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네???서유리처럼 개죽음당할지,아니면 우리처럼
차원종이 되든지."
"역시 그 꿈은 니 짓이었냐...이슬비...."
"어머?눈치챈 모양이네?근데 넌 이미 늦은거야.넌 벼랑에 몰렸고 우린 이 벼랑을 언제든 부숴버릴수 있다구?
후후...후....자 선택이나 해.이세하."
".......야..."
"...뭐?"
"차라리 차원종으로 사느니 죽는 편이 나을거야.그게 내 대답이다."
"....결국 벼랑에서 떨어져 죽길 바란다는 거야?"
"이젠 내가 살아갈 이유는 더 없으니 말이지...지켜줘야할 두 존재는 내 손을 떠나갔으니
이젠 살아갈 이유가 없지."
"그렇다면....싸워서 쓰러뜨려야겠네?"
"덤벼!적당히 손대중해주진 않을거니까!!"
---------------------------------------------------------------------- 
"쿨럭!!"
"어이.동생.아직 끝난거 아니야.일어나지 그래?"
"....아무래도...이게 마지막인거 같네요..."
힘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다.
모든걸 전부 일격에 쏟아넣었는데도
끄떡도 하질 않았던 3명에게 처참히 짓밣혀버렸다.
"야...이슬비....가기전에 한마디 한다....."
"무슨 말일까?죽기 직전인 사람이 할말이라니."
"나....너 좋아했었다...."
"!!!!"
"너의 그 항상 진지하면서도 가끔 툭툭 튀어나오는 귀여움이
매력포인트였지....근데....아무래도 그런거 보는거 이젠 그만둬야될거같네...."
".....그래서?할말은 그게 끝?"
"그래.끝이지.어차피 이젠 말할 기력도 안남았고 말이지...쿨럭!!"
".........."
"그래....그 눈이였지...항상 앞의 차원종을 처치할때 보이던 눈 말이야....
그런 진지함이 좋았는데....이젠 보는것도 잘 안보이네...."
"....."
"자,그럼.....쇼의 마지막을....쿨럭!장식해볼까.....?이슬비 양?"
"........."
"자.......터져라....내 위상력들아!!!!!"
---------------------------------------------------------------
그래....좋아했었다.눈앞의 서있는 여자애를.
근데 이젠....그 마음도 접어**다.
왜냐하면 그 여자애는 이미 내 손을 떠나갔으니.
그래도....딱 한가지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그 여자애가 인간의 마음을 버리질 않기를....
 
 
 
 
---------------------------------------------------------------
예.안녕하세요.장편 소설쓰다 머리식힐겸 써서 올리는 단편소설입니다.
제 단편 소설들은 항상보면 누군가가 죽더군요.(게다가 그 범위도 꽤 넓었던 걸로 기억함.)
오늘도 예외는 아니군요.이러다 배드 엔딩 전문 소설가로 이름날리는거 아닌지 원....
오늘의 커플링은 세하X광휘슬비입니다.커플링 드러난게 얼마 되지는 않지만요....
유리링의 시체 묘사는 초반부 꿈의 묘사와 비슷합니다.그거 떠올리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읽어주신후 댓글로 커플링들을 남겨주시면 봐서 몇개 골라 써보겠습니다.
정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3:12: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