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4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11-15 0

허허, 그 대단하다던 테러리스트 두목이라고 해도 역시 여자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공포가 느껴졌다. 내가 너무 무섭게 대했나?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절대 여자에게는 손을 안댈려고 하는 편이었다. 뭐, 하피에게는 손을 댄 거 같았는데... 그 결과는 역효과였다. 그 때 이후로 나는 그 방법을 두번 다시 안 쓰겠다고 다짐했었다. 이리나 페트로브나, 어떤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성격이 차가운 것으로 보아 환경이 나쁜 곳에서 살아왔을 가능성이 컸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과거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내 과거도 만만치 않았으니까 말이다.


"이리나 페트로브나, 당신의 과거가 어떤지는 나는 잘 몰라. 하지만 사람이 솔직해야 좋은 거야. 나에게는 표현해도 돼. 감정 말이지."

"무슨 소리냐?"


겨우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공격해오지 않는다. 당연하지. 내가 그만큼 강자라는 사실을 안 이상, 함부로 공격해오면 자기가 당할 거라는 걸 아니까 말이다. 난 어차피 그녀를 공격할 생각이 아예 없었다. 나는 여자를 떄리지 않는 신사니까.


"당신도 Union의 부정으로 인해 희생된 자들 중 하나겠지. 실은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Union은 바뀔 수 있어. 그 데이비드라는 자가 희망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데이비드라고? 흥, 아무것도 모르고 있군. 데이비드가 얼마나 잔인한 자인지 그대는 모른다. 우리 테러리스트들을 무차별로 학살하고, 또 조금이라도 연관되었다고 의심되는 민간인들까지 죽인 놈이다. 그런 놈의 편을 들다니... 그대는 역시 Union의 개나 다름없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학살자라니?"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상냥하고 순수한 이상향을 품고있던 데이비드가 학살자?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민간인들까지 죽이는 데 앞장섰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정씨도 검은양 팀도 신뢰하고 기댈 수 있는 존재였는데 말이다.


"잘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그리고 깨달아라. 그 학살자의 정체를 말이다."


이리나는 이렇게 말하고 내 앞에서 점프하여 벗어났다. 나는 그녀를 쫓아갈까 생각했지만 일단 데이비드에게 설명을 들어야될 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리나도 분명히 나와 같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Union과 맞서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이게 옳은 걸까? 전혀... 이건 잘못된 일이다. 이렇게 피를 흘린다해도 얻는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증오만 남을 뿐이다. 그 증오가 연쇄적으로 작용되어 끊임없는 피바람이 불 것이다. 결국에 그녀에게 찾아오는 것은 죽음 뿐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가 날아간 방향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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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는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정색했지만 애써서 웃는 얼굴로 대하고 있었다. 그는 최서희라는 항공사 직원을 찾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 잘 되었다. 그녀가 있었으면 일이 더 복잡해질 뻔했으니 말이다. 그는 무전기를 들어 어딘가로 조용히 속삭이면서 말했다.


"즉시 램스키퍼에 들어가서 가동시켜라."


램스키퍼, 공항 밖에서 특경대들이 지키고 있지만 대장이 없는 지금 사기가 저하된 상황이었다. 테러리스트들도 거의 소수밖에 남지 않아서 안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말이다. 데이비드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다른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하필이면 그 남자가 여기에 와서 훼방을 놓다니 말이다.


"지부장님. 누구랑 얘기하세요?"


김유정 요원이 다가와서 묻자 데이비드는 화들짝 놀랐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유정씨, 인간이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나?"

"네? 갑자기 그걸 왜 물으세요?"

"이 세상에는 차원종과 테러리스트들 보다 더 무서운 게 있어. 그게 뭔지 아는가?"

"그게 뭐죠?"


김유정 요원은 데이비드가 갑자기 무슨 소리하는지 몰라서 어리둥절했지만 데이비드는 씨익 웃으면서 답했다.


"바로 인간의 교활함이야. 인간이 언제 정체를 드러낼 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지."


데이비드의 한 손에서 분홍색 위상력이 생성되어 그 손이 그대로 그녀의 어깨에 올라오자 김유정 요원은 충격을 받고 기절했다.


"지... 지부장님... 어째서..."

"유정언니!"


김유정 요원을 찾고 있었던 슬비가 마침 그 현장을 목격했다. 데이비드는 기절한 김유정 요원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고 말했다.


"이슬비 요원, 왔는가?"

"지... 지부장님? 대체 이건..."

"안됐지만 계획을 수정해야겠어. 처음에 잘 되어가는 중이었는데 방해자가 나타나서 이럴 수밖에 없었군."


데이비드의 몸에서 위상력이 피어오르고 있자 슬비는 그 자리에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신이 믿었던 그 사람이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데다가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말까지 나오지 않을 정도다. 위상력의 기운을 느꼈는지 세하와 유리, 미스틸 테인도 달려왔지만 데이비드의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워할 뿐이었다. 특경대들도 달려와서 상황을 보는데 그들도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는 광경이라고 판단했었다.


"짧은 시간동안 그대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네. 다시는 만날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군. 난 유정씨에게 볼일이 있어서 말이야. 유정씨가 내가 원하는 것을 쥐고 있거든. 그것을 얻게되면 무사히 돌려보내줄 것이라고 약속하지. 그럼 이만."


데이비드는 김유정 요원을 안아든 채로 사이킥 무브를 통해 점프해서 이동했다. 공항밖으로 나가려는 데 특경대들이 막았지만 위상력으로 간단히 격파했고, 램스키퍼 안에 테러리스트들이 미리 들어와서 그를 맞이하는 게 보였다.


"어떻게 된 거야... 지부장님이 어떻게 유정언니를..."


슬비는 털썩 주저앉으면서 믿을 수 없다고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2:1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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