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야 마에라드?!”

“마에라드. 설마 저 여자의 말에 동의하는 거니?!”

“서유리. 저 분의 말은 사실이다.”

“그럴 수가!?”

“김유정 부국장 님. 저 분의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법은 결코 약자를 지키지 못합니다.”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김유정이 마에라드의 말을 듣고 한숨을 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다른 녀석도 아니고 이 여자를 상대로 자기가 원하는 답을 듣길 바라는 것은 엄청난 사치라면 사치. 마에라드의 입장에서 볼 때에 굳이 인간들을 도와줘야만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것. 김유정은 그녀에게 역시 괜히 물어봤다며 한숨을 쉬는 게 당연하고, 서유리도 아무런 말을 이을 수가 없다. 램스키퍼 함교. 함교의 내부로 들어오자 특경대 대원들이 총을 겨누나 이내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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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램스키퍼의 내부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가 있는데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심히 강력한 위상력은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면 없는데 천하의 마에라드를 가볍게 능가하는 위상력의 이 여자. 이 여자에게 인류를 위해서 힘써달라는 건 한판 붙자는 소리다.

“마에라드. 램스키퍼라 했지? 이 공중전함?”

“......그렇습니다.”

“심히 마음에 드는구나. 이런 곳에서 생활하는 네가 부럽다.”

“......”

“그럼 난 이만 돌아갈까?”

“기다리세요. 조안.”

“......?”

“당신은 왜... 인간들을 도우려고 하지 않는 거죠?”

“베로니카. 정말로 몰라서 묻는 거야? 그런 질문을 내가 꼭 답해야만 하나?”

이 여자는 결국 ‘조안(Joan)’ 이었던 셈. 베로니카의 질문에 대해 조안은 자기가 그걸 대답해야만 할 이유가 있냐며 사실상 답변요청을 거부하고 이내 위상 게이트를 개방하더니 그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마에라드와 마찬가지로 자체적으로 위상 게이트를 개방해 세계 어디로든 갈 수가 있는 조안. 조안이 결코 인류를 구하기 위해 그 머나먼 우주에서 고향인 이곳 지구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는 걸 재확인시켜준 것이라 봐도 무방. 조안은 세계 최대의 반유니온 테러조직의 이름과 그들의 본거지, 그리고 그들의 뒷사정까지 전부 다 알고 있지만 그들에게 말해줄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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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조 군주 조안이 나타났다는 걸 유니온 총본부는 알고 있을까? 김유정 부국장이 보고한다면 되겠지만, 조안이 그녀에게 몰래 귓속말을 한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자신들의 존재를 유니온 총본부에 말했다가는 그 즉시 램스키퍼는 폭발하여 공중분해가 되고, 나아가 이 지구의 먼지가 되어 사라질 것이라고. 그것은 곧 내부 승무원들도 전원 몰살을 면치 못한다는 사실상의 협박. 유니온 총본부는 물론이거니와 신서울 지부에도 결코 이 사실을 말해서는 안 되는 김유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최대의 반유니온 테러조직은 정식으로의 국가수립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유니온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는 아프리카에 세우고자 하는 걸로 추정되는데 물론 그 녀석들의 모든 동향을 조안이 다 훤히 보고는 있지만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왜냐하면 가칭 ‘지구 정화 프로젝트’ 라는 그 계획을 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선 바로 그들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적의 적은 아군’ 이라는 말도 있듯이 적을 이용해 적을 없애는 것으로서 본인들이 입을 피해를 어떻게든 최소화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쨌든 방금 전의 일로 서유리와 마에라드가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내 싸운다.

“유리 스타!”

“......‘베놈 스왐프(Venom Swamp)’ 발동이다.”

“크허헉!”

“천하의 서유리가 훈련생 결전기에 이렇게 무너지나.”

“크윽! 역시 마에라드... 너... 너무 강해! 인간이... 인간이 넘볼 수가 없어...”

“넌 내가 차원종이라 생각하나.”

“그게 아니면... 너... 넌 뭔데!?”

“......”

“아니면 조안과 같은 종족이야?!”

“......조안 님과 같은 종족. 이라고 했나.”

“그래!”

“......사실이라면 뭐라고 말할 것이며, 아니라면 또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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