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상담기록 -1- <친구가 모두 떠나 버린>

CuSO4 2016-10-04 0

-이 글은 게임 중에 등장하지 않는 전투, 지원, 그리고 은퇴 클로저들(픽션)의 상담기록(픽션)입니다.
-나는 세유 or 세슬 or 제유 ....등의 커플링을 보고싶다! ->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달달한 사랑 기록은 없습니다. 
-베로니카 이야기, 칼바크 턱스의 수첩, 그리고 라이벌들의 만남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글쓰는 실력은 확실히 다른 글을 쓰시는 다른 분들에 비해 떨어지는 거 같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1.


클로저: 초기 차원전쟁(2002~2003) 당시 위상력에 각성하여 인류의 제 1 위협인 차원종과 관련된 사태에 대해 국가기관 '유니온' 의 주도하에 전투, 지원 등의 임무를 명령받아 수행하는 사람들의 총칭, 또는 그런 직업.
(2019년 발행 "지오 백과사전"-지오출판사 발췌)

요컨대 '위상력' 이라는 것이 없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들은 강하다. 
일반인들의 클로저, 차원전쟁, 유니온에 대해 떠드는 유언비어들과 사실들을 축약하면, 그들이 클로저에게 가지는 환상과, 기대와, 증오와, 경멸을 느낄 수 있다.
여기, 우리의 9명의 주인공들이 바로 그러한 시선을 받는 자들이다. 누군가에겐 차원종과 테러리스트로부터 거주지역을 지키는 멋진 사람들. 또 누군가에겐 자신의 부모님들을 방치하여 내버려 둔 채 차원종에게 학살당하게 만든 존재.
그들이라고 해서 클로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위상력이라는 힘은 말 그대로 '랜덤'이니까. 자신에게 언제 떠나버릴지도 모르는 힘을 그들은 지구를 지켜내는데 쓰고 있다. 그런데, 그 힘은 한때 검도 국가대표를 꿈꾸며 매일 열심히 수련을 하던 소녀의 꿈을 무참히 짓밟아버리고, 학교에서 전교 1등도 아닌 평범한 고등학교 학생의 가정을 세계가 지켜보게 만들어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위쪽의 문장을 정정하겠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들은 강하다. 그 누구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서론이 길어졌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 설문조사지는 우리 행운의 9명의 주인공들이 쓴 것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양과 늑대의 9명의 클로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닌, 위상력에 의해 '정말 얼떨결에' 클로저가 되어 버리고, 위상력에 의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불운의 주인공들이다.
이 설문조사 기록지를 읽는 당신에게 부탁하겠다. 그들이 쓴 이야기를 100% 믿지 말고 이해하려 하지 마라. 다만 그들의 희생 정신을 본받고, 경의를 표해라.











1.이름과 나이, 성별, 생년월일, 클로저 등급, 간단한 자기소개 등을 해주세요.
-김영철. 32세 남자. 1989년 4월 18일. A등급. 하우스키퍼 팀의 리더.

2.위상력을 처음 얻게 된 날짜를 알려주세요.
-2002년 4월 18일. 정확히 내 생일.

3.위상력을 얻게 된 날 일어난 일들을 말씀해 주세요.
-전쟁 중이었으니까, 친구들과 조촐하게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던 도중 음식들이 제멋대로 갈라지고 성냥불이 제멋대로 흔들리다, 갑자기 내가 멋대로 방 안에 있던 모든 것들을 띄우기 시작했지. 너무 놀라서 화장실에 뛰어들어갔더니 눈색이 연파랑색으로 서서히 바뀌어 지더라고. 다른 클로저들보다 뒤늦게 발현된거라 어쩔 수 없이 우리 가족은 그 다음날 유니온의 검은 양복 직원을 맞이해야 했지. 친구들은 처음에 위상력에 각성된거라고 농담조로 말했지만 정말 내 눈이 파란색으로 바뀌어버리니까 할 말을 잃더라고. 그 다음날부터 그 친구들과 반 전체가 날 경계했어.

4.위상력을 얻은 이후 가장 기뻤던 일을 말씀해 주세요.
-처음 유니온의 팀에 배정되서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싶더라.

5.위상력을 얻은 이후 가장 슬펐던 일을 말씀해 주세요.
-친구가 모두 떠나버렸어. 선생님도. 심지어 우리 부모님도 나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셨어. 부모님은 날 걱정하고 있었겠지만 난 그 동정어린 시선이 싫었어.

6.주로 쓰시는 위상력의 고유 타입은 무엇인가요?
-염동 타입

7.가장 난감했던 일을 말씀해 주세요.
-내가 아무래도 늦게 위상력이 발현되었다 보니까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더 싸울줄 알고 더 전방에 나가서 싸우더라고. 심지어 그중 한 명은 죽을 뻔 했어. 사실 난감했다기보단 씁쓸했어. 나보다 4~5살 더 어린 친구들이 그렇게 되는 걸 10년 동안 지켜보면서.

8.실례지만 친구 사이가 지금은 어떻게 되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한숨)친구들은 모두 날 버렸지. 모두가. 날 위상력에 각성한 클로저라는 이유만으로 반에서 외톨이로 지냈어. 그 전날까진 친구들과 재밌게 축구하던 아이가. 위상력이 날 한순간에 외톨이 중의 외톨이로 만들어 버렸어. 방학이 끝난 이후엔 곧바로 유니온이 나를 데려가버렸고. 한 친구는 격렬한 전쟁 중간의 건물 무더기에 묻혀져 있던 걸 내가 발견해서 구해낸 적도 있었지만 그 친군 이미 죽어있었지.죽은 친구를 한 명만 발견한 게 다행이었어. 두 명이었다면 난 클로저를 바로 그만두었을 거야. 어쨌든 내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어. 눈에 잡히고 손에 잡히는 책은 모조리 다 읽어 봤지.

9.가장 즐겨 봤던 책이 무엇인가요?
-조지 오웰의 (1984).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리처드 바흐의 (갈매기의 꿈). 주인공이 나랑 닮았어. 친구를 잃어버리고, 능력에 각성하는 것도. 그런데 갈매기의 꿈은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그게 나랑 유일하게 다른 차이점이야.

10.미래의 클로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미래의 클로저 여러분! 여러분들은 나보다는 한 차원 더 행복한 사람들일 겁니다. 여러분들 곁에는 든든한 동료가 있기 때문이죠. 저는 친구가 없는 어려운 유년기 생활을 보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만족하며 책을 읽으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이런 저보다 더 우애 있는 생활을 하길 바랍니다. 지금 여러분들과 함께 울며 웃으며 지내는 친구의 얼굴을 잊지 마십시오. 친구란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부모님과 함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니까요. 부디 친구의 얼굴을 잊지 마십시오. 부탁드립니다. 
2024-10-24 23:11:3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