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X제이] 여러분 하피X제이 팝시다! - 3화

언니저를밟아주세요 2016-09-30 1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낯선 이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이제야 깨어났군."


매력적인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제이씨의 얼굴이 보였다.


뭐지, 아직 술이 덜 깬건가.


"아가씨가 밤내 나를 놓아주려하지 않는 바람에 밤새 한숨도 못잤어."


!


설마?


얼굴이 타오르는 듯한 기분에 재빨리 그를 밀쳐냈다.


"으엌!"


침대아래로 떨어진 그가 허리를 부여잡았다.


"허, 허리가..."


이불을 들춰보니 달랑 속옷만 입고 입고있었다.


말도 안돼...


이불로 몸을 감싸고 그를 노려보자 그가 손을 저었다.


"아니야, 난 손가락하나 대지 않았어. 아가씨가 취해서 계속 나를 붙들고 늘어지는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있었던것 뿐이라고."


눈을 살짝 찌뿌리자 그가 계속해서 항변했다.


"즈, 증인이 있어!"


"증인이요?"


"형님! 얼른 와봐!"


그의 부름에 바의 마스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하피양. 숙취는 좀 어때요?"


마스터가 건낸 꿀물을 받아든 나는 일단 속부터 달랬다.


"걱정말아요. 제이군은 보기보다 쑥맥이거든요."


"형님!"


"제가 왜 이런 차림으로 여기에 있는건지 설명해주세요."


"하피양이 술에 취해서 제이군을 끌어안은채 잠들어 버렸어요. 억지로 제이군과 떼어놓으려하니 옷을 훌렁훌렁 벗어버리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가게 위층에 있는 저희 집에서 재우게 된겁니다.."


"...흠, 미심쩍긴하지만 마스터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믿기로하죠."


아직 날이 밝기전이니 얼른가면 감시관님이 깨기전에 돌아갈 수 있을 듯 했다. 서둘러 옷을 주워입은 나는 그를 힐긋보곤 마스터의 집을 나왔다.


이게 무슨 추태람!


당분간 술을 좀 줄여야 할듯 했다.


*


"그나저나 저 아가씨는 어째선지 형님한텐 고분고분하군."


내 물음에 형님은 뜻 모를 웃음을 지어보였다.


"제이군보다 훨씬 전부터 알던 사이였거든요."


"어?"


"암튼 이제 하피양도 돌아갔으니 제이군도 가봐야죠."


"어, 어..."


뭔가 쫓겨나듯이 형님의 집을 나온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집에가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현장에 나가보니 역시나 유정씨가 미리 나와있었다.


"제이씨, 어쩐지 안색이 별로 않좋아보이시네요,"


"아아, 밤새 누구한테 좀 시달리느라말이야."


"네?"


"아니, 그보다 어제 그 사원은 좀 어때?"


"아직 의식을 못찾고있는 상태에요. 일단 캐롤에게도 상태를 봐달라도 부탁하긴 했는데 캐롤의 말에 의하면 아무래도 위상능력자한테 당한 모양이라 쉽지는 않다고에요."


"위상능력자한테 당했다고?"


"벌처스의 처리부대가 그 사원의 입막을 하려 했을 확률이 높아요. 아무래도 그들과는 계속해서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듯 하네요."


처리부대라는 말에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설마, 아니겠지?


*


"으으으윽!"


초커에서 발생하는 압력에 숨쉬기가 고통스러웠다.


"하피, 이상하군요. 당신이 실수했을리가 없는데. 어째서 그 사원이 살아서 유니온의 보호를 받고있는 걸까요?"


감시관님이 점점 리모콘의 출력을 높였다.


"까아아아아악!"


"당신은 제 그림자에요. 실수로라도 다시 내 명령을 어겼다가는 이정도로 끝나지않을꺼에요."


겨우 초커의 작동이 멈춰지고 지칠대로 지친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오늘 밤이에요. 오늘 밤안에 당신의 실수를 바로잡도록하세요."


"네, 감시관님..."


*


엄중한 유니온의 감시도 나에겐 소용이 없었다. 나는 밤을 틈타 물건을 훔치는 괴도였으니까. 이번에 훔치는건 물건이아니라 사람의 목숨이라는게 그때와 다른 점이긴하지만...


병실에 가까이가니 의료기기가 삐삐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밤하늘을 누비며 스릴을 만긱하던 자유로운 괴도는 이제 없다. 남은건 긍지를 잃고 명령에만 복종하는 그림자뿐이었다.


미안하지만 명령에 따라 당신을 목숨을 빼앗겠어요.


사원의 얼굴에 씌어진 산소마스크에 손을 내밀었다.


탁!


억센 힘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아가씨만큼은 아니라고 믿고싶었는데..."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보니 노란 안경 너머의 분노로 가득찬 눈이 보였다.

2024-10-24 23:11:3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