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숨을 쉬는 생명체’ 들은 절대로 이 세상을 바꿀 수가 없다고?!”

“그렇다. 그건 절대적 불변의 원칙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더스트 넌 정말로 모르겠나. 숨을 쉬는 생명체들은 다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부... 불완... 전?!”

“그렇다. 최초의 인류이자 인류의 대표가 ‘선악과’ 라는 걸 따먹은 바로 그 순간부터다.”

최초의 인류. 그러니까 아담과 하와. 아담과 이브라고 불러도 되는데, 뱀의 꼬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이브가 먼저 따먹어버렸고 곧바로 아담도 그걸 따먹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부터 숨을 쉬는 생명체들은 다 불완전한 존재이며, 나아가 그 누가 나선다고 해도 이 세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마에라드.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건 허락될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완전하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 왜냐하면 모두가 다 최초의 인류의 후손이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자신도 뭐라 말할 처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말하는 거니 그냥 무시하란다. 애쉬와 더스트는 뭐라고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정말 세상이 바뀐다고 해도, ‘파괴된 전부’ 나 다름이 없는 것이니까.

“쳇! 기분 다 망쳤잖아!?”

“애쉬. 진정해. 마에라드가 말투가 원래 저렇잖아.”

“쳇!”

“......”

“......누나. 우리 그냥.”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건 취소하겠다.”

“......?”

“근본적으로 완전히는 바꾸지 못해도, 제한적인 선에서 바꾸는 건 허락된다는 걸로 바꾸겠다.”

마에라드가 이내 말을 바꾸고, 애쉬와 더스트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몰라도 그냥 가버린다. 한동안 뭘 한 것이 없으니 그냥 심심해서 돌아왔다가 하필 대화상대가 마에라드인 덕에 그냥 망해버린 것. 애쉬는 돌아가면서 저런 여자가 ‘마에라드(Maerad)’ 라는 인식명을 받았다는 것이 정말 기분 상한다고 하는데 더스트가 원래 그 회사 마음이라 어쩔 수가 없음을 그냥 이해하란다.

마에라드. 마에라드란 표현은 고대어로 ‘전체의 구원자’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전체의 구원자? 그런데 정작 이 마에라드는 모두를 구원할 의지가 있긴 할까? 지금의 저 마에라드를 보면 모든 인류를 구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 것만 같다. 구해주고 싶은 것들만 골라내고, 구해주기 싫은 것들은 철저히 버려버리는 그런 존재라고 봐도 될까? 그러고 보니 마에라드가 쥐고 있는 저 무기는 뭘까? 뭐랄까? 한손으로 들고 다니는 것이 가능하면서도, 검을 기반으로 하여 창의 날, 그리고 도끼의 날을 붙인 것만 같다. 그러니까 창과 도끼의 날을 붙인 것을 ‘할버트’ 라는 무기로 부르는데, 그것을 검과 같이 휘둘러 찌르거나 베는 것이 가능하다. 신기하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의 무길 ‘한손용 할버트’ 라고 부른다.

“여기서 뭘 하는 거냐.”

“오셨습니까.”

“......마에라드. 궁금한 것이 있다. 너의 ‘한손용 할버트’ 무기 말이다.”

“......”

“그거 무슨 소재로 만들었기에 검기를 날리면, 항공모함과 공중전함을 일격에 두 동강 내어버릴 수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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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가 그걸 묻는다고 한들 마에라드가 그걸 가르쳐준다면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것이다. 그래도 트레이너가 파악한 것은 전차의 장갑판이나 공중전함의 장갑판보다도 경도가 훨씬 더 높다는 것. 그러니까 단단하다는 건데, 이를 쉽게 표현하면 총알이 뚫지 못한다는 건데 오히려 튕겨져 나간다는 거다. 게다가 전차나 장갑차와 같은 것도 일격에 베어버려 두 동강으로 잘라내는 것이 가능하고, 나아가 항공모함이나 공중전함마저 일격에 베어 두 동강으로 잘라내 버리거나 조각조각을 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마에라드의 저 한손용 할버트란 무기. 무슨 소재로 만든 것인지 정말 어떻게든 알아내야만 한다. 그러나 알게 되는 그 순간! 그 즉시 참수를 당할 것이다.

“트레이너 님. 검은양과 늑대개는 벌써 행동을 시작했습니까.”

“이미 떠났다.”

“......”

“마에라드. 너 혹시 저 군수공장에 잠입이라도 했나.”

“아닙니다.”

“정말이냐?”

“안타깝지만 전 저기로 잠입할 수가 없습니다.”

“잠입을 할 수 없다고? 스텔스 능력도 없이 적 중심부로 들어가 수뇌부를 전원 참수할 수가 있는 네가 못한다고?”

“......”

“위상 게이트 자체개방으로도 전 세계의 모든 금수저들을 암살할 수가 있는 네가?”

“......”

“만약 외부에서 뉴욕의 유니온 총본부를 파괴하라면 진짜로 할 녀석이... 웃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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