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의 버서커 모드에 마에라드도 끼어들 수는 없다. 지금의 저 상황에서 끼어든다는 것은 백해무익할 뿐만이 아니라 또한 자신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걸로 판단한 걸로 보인다. 아무리 마에라드가 현재까지의 유일무이한 EXR 랭크의 존재이긴 해도 버서커 모드의 실비아를 상대로는 뭘 함부로 행동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다. 뭐 아무튼 실비아가 베로니카를 향해 막 싸우는 장면이 계속되고 마에라드는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베로니카가 실비아에게 두들겨 맞더니만 극도로 화를 표출하고, 자신의 양 옆으로 붙어있던 거대한 손들을 꽉 쥐도록 한 다음 지면으로 향해 내리치는데 섬멸 난이도도 아니고 정복 난이도인 덕에 베로니카의 폭주도 심하다.

“이 계집이~!”

“......”

“죽어! 죽어! 죽어! 죽어라고!!”

“아주 그냥 폭주했네. 아주.”

“죽으란 말이야!!”

“정말 끈질긴 녀석이네.”

“죽으란 말이야!!”

‘......’

베로니카가 양 옆에 붙어있는 거대한 두 팔을 주먹 쥐기를 하고서 지면을 내리친 이후 힘이 잠시 다하면서 주저앉을 때가 공격하기 최고로 좋은 타이밍이다, 누가 느끼기에도 결국은 다 마찬가지이지만. 뭐 아무튼 실비아가 폭주를 끝내고 주저앉은 베로니카를 두들겨 패다가 결국 본인의 3차 결전기로 최후의 일격을 가해 쓰러트린 실비아. 베로니카를 원래는 사살을 했어야만 하지만 김유정 부국장이 죽이는 것은 결코 안 된다고 하니 일단은 램스키퍼로 데려가서 앞으로의 일들을 얘기하도록 하자. 베로니카가 이제는 이곳 램스키퍼의 내부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지만 어차피 이런 저런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까? 데려왔다는 것은 뭔가의 떡밥이나 마찬가지다.

------------------------------------------------------------------

공중전함 램스키퍼는 지금 이 시간에도 하늘을 비행하고 있다.

베로니카를 데려오고 특정구역에 따로 옮긴 후, 구름을 뚫고 공중전함 블랙 레이븐이 모습을 드러낸다. 블랙 레이븐의 함장인 엠블라가 트레이너와 또 교신을 취하더니만 결국은 해냈다고 말하며 심히 놀라면서도 예상보다 빨리 베로니카 문제를 해결해버려 풀 버스트를 발동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왠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에 트레이너가 정말로 풀 버스트를 발동했으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거라는데, 어차피 작전지역들엔 그 어떤 인간도 없는데 뭐가 문제가 되냐는 입장.

“그렇지 않습니까?”

“엠블라. 넌 대량학살만을 생각하는 구나.”

“그게 뭐 잘못된 건가요?”

“뭐?”

“자기 철밥통 지키려고 국민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분들도 하는데~ 하물며 공중전함이 있는 제가 그걸 하면 안 됩니까?”

“......”

“트레이너 함장님. 제가 한 말을 잘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

“그렇지? 마에라드?”

“......동감이다. 유니온이 늑대개 팀을 끝까지 괴롭히겠다면, 공중분해를 시켜야만 한다.”

공중전함 램스키퍼와 블랙 레이븐. 만약 두 공중전함이 서로 싸우게 된다면 누가 이기게 될까? 대부분은 블랙 레이븐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블랙 레이븐이 공중전함이라고는 하지만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잠수도 할 수가 있다. 게다가 사실상 전신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이라 할 수가 있는데 전 포문을 개방하는 바로 그 때가 그 목표지점들에겐 지옥불의 세상을 선사해주는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될 것. 트레이너는 뭐라고 할 수가 없고, 만약 램스키퍼가 포문을 열고 방해하려고 한다면 그 즉시 램스키퍼도 무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저 누에고치를 연상케 하는 것이 바로 ‘극초중력포(Hypergravity Cannon)’ 이기 때문이다. 미사일 샤워보다 훨씬 더 파괴력이 굉장한 최종무기이자 결전기가 바로 극초중력포. 현재로서 극초중력포의 파괴력을 견뎌낼 수가 있는 것은 없다. 아직까지는 없다. 만약 극초중력포를 최대출력으로 충전하고서 발포하기라도 했다간 엄청난 대형참사가 벌어지게 될 것이다. 반경 10km 이내는 완전히 황무지가 되어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데 그런 블랙 레이븐의 극초중력포가 램스키퍼에 명중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생존자는 아무도 없게 될 것이다.

블랙 레이븐의 통신 컴퓨터로 코로나가 엠블라에 연락을 해온다.

“트레이너 님과의 통신은 끊었겠지?”

“물론이다.”

“현재 블랙 레이븐의 함장인 너에게 동의를 좀 구하고 싶어서 연락했어.”

“......동의?”

“너 말이야. ‘????(Republic of China)’ 이라는 곳. 알지?”

“다들 ‘대만(Taiwan)’ 이라고 부르는 거기 말이야?”

“공중전함 블랙 레이븐을 만들고 싶다는 비밀연락을 해왔어. 수락해줄 수가 있어?”

http://cafe.naver.com/closersunion/203252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572594&volumeNo=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