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위상대전 -제3화- [실비아. 그녀의 늑대개 체험기! -강남 CGV-]
호시미야라이린 2016-08-31 0
홍시영이 두 번째로 가장 신뢰한다는 말을 했는데, 첫 번째는 당연한 것이지만 ‘하피’ 라고 생각하도록 하자. 뭐 어쨌든 홍시영 감시관이 시키는 대로 ‘신논현역’ 으로 가도록 하자. 도착하고 보니 역시나 ‘뇌수 키텐’ 이라 불리는 녀석이 기다리고 있다. 실비아는 뇌수 키텐을 키텐이라 부르지 않고 ‘초록색으로 변이된 거대 피카츄’ 라는 아주 긴 이름으로 부르는데 아무래도 실비아에겐 키텐이란 이름보다 돌연변이 피카츄란 표현이 더 자연스럽다는 걸까? 그런데 그 표현은 다른 몇몇 사람들이 듣기에 정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그게 아닐까? 그러나 실비아가 그걸 꿈쩍이나 할까? 실비아는 그런 거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비아는 바로 실비아이기 때문이다.
“이야아~ 뇌수 키텐? 그냥 피카츄라 부르는 게 훨씬 편하겠는데?”
“......너는 그걸 ‘돌연변이 피카츄’ 라 부르나.”
“마에라드? 네가 무전기를 교신을 보내고~ 왠 일이냐?”
“너 정도의 실력이라면 저 녀석을 바로 처리해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설마 너보다 빨리 해치우겠어?”
“내가 건물 옥상에서 지켜보고 있다. 실패는 용납지 않는다. 알았나.”
“오메~ 이 마에라드 정말 무섭네......”
마에라드가 신논현역의 어느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는데 실패는 결코 용납지 않는다고 한다. 마에라드라면 실비아가 아주 잘 알고 있는데 벌처스 내에서도 정말 1인자이자 지상 최강의 여자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왜냐하면 마에라드는 EXR 랭크이기 때문인데 EXR 랭크는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랭크가 아닌데 이는 알파퀸마저 능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R 랭크는 비공식적으로만 있는 랭크로서 정식으로 인정되는 게 아니다. 마에라드는 이번 일에 본인이 개입하긴 힘들다고 하며, 본인의 몫까지 네가 늑대개 팀에서 열심히 생활해야만 하지 않겠냐고 한다.
인형 취급이나 받는 자신보다 ‘전 세계의 가희’ 라고 불리는 실비아가 늑대개 팀에 있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게 마에라드의 설명. 아무리 EXR 랭크라고 해도 팀원들과의 호흡이 맞지를 않는 본인보다 사람들과의 호흡도 잘 맞고 사교감도 좋은 네가 들어가는 게 훨씬 낫다는 것. 그리고 본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늑대개 팀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취향이라고 하는데 말 하나하나가 과도하게 딱딱한 마에라드가 저런 말을 한다는 게 놀랍다는 실비아. 본인의 무기를 조금 휘둘렀을 뿐인데 뇌수 키텐에게 막대한 피해가 가해지고, 이는 곧 키텐이 폭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폭주한 뇌수 키텐의 주위로 스케빈저들이 더 많이 소환되는데 정말로 많이 소환된다.
실비아의 무기가 페이즈 건블레이드라 부르고 있는데 일반 실비아 본인이 그렇게 부른다고 생각하자. 칼날로 보이는 게 강철이 아닌 ‘빔 세이버(Beam Sabre)’ 와 같은 거라고 하면 될까? 그렇기에 일반적인 무기와 달리 일일이 유지보수를 복잡하게 할 필요성이 덜하다는 것. 뭐 아무튼 실비아가 본인의 결전기를 발동해 뇌수 키텐과 대규모 스케빈저들에 일격을 먹이고 쓰러트리는데 성공한다.
“마에라드! 마에라드! 나 해냈어!!”
“실비아. 잘했다.”
“에헤헤헤~ 마에라드에게 칭찬 받으니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보다 늑대개의 멤버들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될 거다.”
“응?”
“내가 예언을 하나 하겠다. 넌 가까운 미래에 나에 대해서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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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 나에 대해서 잊어버리게 될 거라는 마에라드의 예언은 무엇을 의미할까? 실비아가 뇌수 키텐을 처리하고서 다시 강남 CGV 지역으로 돌아와 소영에게 말을 거는데 전혀 알지 못한다. 다만 그녀의 상처를 보고서는 여신님께서 그렇게 다치시면 안 된다고, 많은 팬들이 슬퍼할 거라고 하며 서둘러서 상처를 닦아주는 모습을 보인다. 뇌수 키텐이란 이름의 그 괴물을 쓰러트리고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말했던 그 기억이 사라져버린 것. 실비아는 잠시 괴로운 일이겠지만 이것이 다 늑대개 팀의 멤버라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운명이라면 운명. 그냥 받아들여야만 한다.
실비아가 돌아와서 홍시영 감시관에게 혹시 소영에게 기억소거를 시킨 것인지를 묻자 사실이라고 하고, 실비아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고 하며 이내 수긍한다. 홍시영이 실비아를 계속 쳐다보더니 세계의 가희라 불리는데 뭐 아는 노래라도 있으면 좀 불러달라고 한다. 이에 실비아가 잠시 두 눈을 감고 가만히 있다가 이내 입을 열고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근데 들어보니 뭔가가 이상하다.
뭐랄까? 전혀 기쁘고 활기찬 분위기가 아니라, 마치 누군가를 향해 추모하고 기억하겠다는 듯한 멜로디의 노래다. 실비아는 이 곡을 ‘아이리스의 노래(Iris's Song)’ 라고 표현하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느 옆동네 온라인 게임으로 비유해서 설명하는 게 빠를 것이다. 어느 옆동네 온라인 게임에는 ‘시간의 문’ 이라는 장소가 있다. 시간의 문을 통해서 과거의 시간을 여행하는 던전인데, 가장 마지막 부분에 소위 ‘자각’ 이라고 부르는 그 던전이 있다. 그렇다. 그 자각 던전에 정답이 있다. 자각 던전의 보스가 불렀던 진혼곡. 그러니까 그 ‘레퀴엠(Requiem)’ 이라 부르던가? 그 레퀴엠에 자기 나름대로의 가사를 붙인 버전이라고 생각하자. 이 때! 스위치가 눌러진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
“......실비아. 사람의 기억을 소거시켰으면 즐겁고 기쁜 노래를 불러야 하지 않나요?”
“......”
“근데 왜 슬픈 노래를 부른 거죠? 그 노래~ ‘???? ????(Iris Fortunesinger)’ 라는 자가 불렀던 레퀴엠이 맞죠?”
“......네. 감시관...... 님......”
“초커를 폭발시키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으로 작동시켰어요. 정말 짜릿하죠?”
“......”
“내가 당신을 하피 다음으로 가장 신뢰하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당신이 슬픈 노래를 불러서 순간 스트레스가 폭발했어요.”
“......”
“실비아? 목이... 성대가 심히 아프겠지만~ 걱정하지 마요. 당신은 나의 영원한 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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